국어 설승환 [521434] · MS 2017 · 쪽지

2020-09-16 13: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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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승환] 2021-9평 국어영역 총평(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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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수능 국어영역 강사 설승환입니다.


수험생 여러분들, 시험 치르느라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시길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현재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시간이 12:30분이네요. 


지난 6평 때처럼 해설지 작성을 진행했어야 하는지라 

여러분들과 똑같은 시간 동안 문제를 풀어봤고요,

제가 분석한 결과를 공유해드립니다.




총평


한 줄 평처럼 내리자면,


6월 모의평가의 경향을 그대로 이어가려고 노력한 시험


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독서(비문학)의 난도가 작년까지의 시험보다 살짝 내려가고,

문학의 난도가 살짝 올라간 경향을 보였었지요.

그에 따라 등급컷이 92-85-75점 요렇게 형성되었고요.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도, 6평 때처럼

적당한 변별력을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습니다.


개체성, 점유/소유, BIS 비율 등의 엄청난 킬러 지문은 아니지만,

오늘 현장에서 만난 독서 세 지문이 만만하지는 않으셨을 거고요. 


문학에서, EBS 연계가 6월 모의평가보다는 좀 더 되었지만,

작년 9월 모의평가 때 그 유명한 <상춘곡>과 <고산구곡가>가 나왔을 때에도 

생각보다 문제가 까다롭게 등장했었듯이,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도 필수 작품이면서도 이감에서 세 번이나 출제한 

윤선도의 <만흥>이 출제되었음에도 문제가 마냥 쉽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영역별로 살펴보겠습니다. 




화법/작문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던 것 같고, 늘 말씀드리지만

평가원은 화법/작문에서 신선한 형태를 시도해 오고 있습니다.


평가원이 올해 5월에 <2022 수능 예시문항>을 공개한 것에서

출제 문항/의도를 설명하는 문서를 보면,

화법과 작문에 공통적으로 '출제 기법을 최대한 창의적으로 적용하여'라는 말이 대놓고 있었기도 하고요.


그래서 낯선 형태에 대한 침착한 대응이 평가원 화작의 핵심이죠.


1~3번의 발표 SET

늘 출제되는 발표/강연 SET와 크게 다른 것이 없는, 무난한 지문입니다. 

지문을 읽으면서 (대답을 듣고), (사진을 보여 주며) 등의 부분에 강하게 반응했어야 했고, 

실제로 (대답을 듣고)는 1번 문제, (사진을 보여 주며)는 2번 문제 정답과 직결되었습니다. 



4~7번의 텔레비전 인터뷰+수기 SET

크게 어려운 SET는 아니었는데요,

1~3번의 발표/강연 SET에서 늘 출제되는 '자료 활용' 문제가 5번 문제로 옮겨 왔다는 점이 살짝 독특하죠.

길이가 길어서 압박감을 느꼈을 법하나, 막상 보면 답은 쉽게 나왔을 겁니다.


여기서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7번과 같은 <조건에 따른 글쓰기> 문제 유형에서, 

표현법보다는 내용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진다는 것입니다.

작년 수능의 7번, 이번 6평의 10번을 같이 한번 살펴보시면 무슨 말인지 알 겁니다ㅎㅎ 놓치는 내용이 없도록 주의하셔야 되겠죠!

 

8~10번의 설명문 SET

지난 6평 때도 '물 섭취'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이 자리에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 나왔습니다.

특별한 신유형 없이, 무난하게 풀어내셨을 겁니다.



화작에서 제가 우려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6월 모의평가나, 이번 9월 모의평가나

토의/토론/협상 등의 화법, 설득의 목적을 담은 작문이 없었다는 겁니다.

화작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느낄 법한 지문이 위의 지문유형들이며, 여기에서 '반박하기' 문제가 난도 높게 출제될 수 있는데,

이러한 지문/문제가 올해 모의평가들에서 출제되지 않은 게 좀 불안하네요.  


수능 때 화작은 이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셔야겠습니다.




문법


평가원답게, 지엽적인 개념이 아니라 

'기본 개념에 충실해야 하는 문제들'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3번, 14번, 15번 문제에서의 함정을 잘 피하는 것이 관건인 듯합니다.



11번은 지난 6평 때 등장하지 않은 '음운 변동'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번 <언어와 매체> 교과서로 넘어오면서 내용이 삭제된 '모음 축약'을 문제로 냈어요. 


와,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올해 EBS 연계교재에 보면

(수능특강 220쪽 4번 문제, 수능완성 141쪽 11~12번 문제 찾아보세요!)

작년까지 '모음 축약'이라고 다뤘던 사항을 '교체'로 본다는 관점이 소개되었고

11번 문제의 <보기>에서도 설명이 다 나와 있습니다.


오히려 '모음 축약'이냐, '교체'냐 그것이 아니라 '반모음'의 기본 개념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피드백해 두셨으면 합니다.



12-13번의 지문형 문법

'사전 표제어의 붙임표'라는 생소한 소재이지만,

접사/어미, 직접 구성 성분 분석, 한글 맞춤법 등의 개념이 전부 녹아난

아주아주아주 좋은 지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좀 걸렸더라도 지문을 잘 읽으셨다면 12번은 무난하게 답이 나오고,

13번은 '조차'가 에 해당하고 '자주'가 에 해당하지 않는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14번의 품사와 문장 성분

'은/는'은 절대로 격 조사가 아니라는 거 다 아시죠?

'되다/아니다' 앞에 오는 '이/가'가 붙는 말(또는 붙을 수 있는 말)은 보어라는 거 다 아시죠?

명사는 어미와 결합하는 게 아니라, 조사와 결합한다는 거 다 아시죠?


몰랐다면, 이번 기회에 반드시 다시 기억해 주셔야 합니다.

14번은 국어문법의 기본을 물어보는 아주 괜찮은 문제였습니다.



15번의 중세 국어

정답을 고르기는 쉬운데,

1번 선택지와 3번 선택지의 함정을 얼마나 잘 넘겼느냐가 관건이겠습니다.

'성조'가 '소리의 높이'라는 걸 기본 지식으로 물어본 것이 

평가원 시험에서는 이번이 처음인 듯합니다.





독서


20~25번의 인문+예술 지문, 26~30번의 법 지문, 

34~37번의 과학 지문으로 구성되었는데,


예술 지문은 생각보다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아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 같고, 

법 지문과 과학 지문에서 독해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전의 킬러 지문들에 비하면 살짝 할 만한 편이긴 합니다만,

현장에서 만나는 평가원 독서가 가장 어렵잖아요ㅠㅠ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20~25] 인문+예술 지문

<2022 수능 예시문항>이나, 올해 6월 모의평가나, 이번 9월 모의평가까지

소재는 같지만 그에 대한 설명이나 견해가 다른 (가)와 (나)의 두 글을 비교하는 형태가 출제되고 있습니다. 

올해 수능도 이렇게 출제될 테니, 각종 실전모의고사에서 많이 연습해 둡시다.



지난 6평 분석 때도 첨부해 드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다음 [12독서01-02]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6월 모의평가의 <과거제>를 다룬 (가)와 (나)의 두 글보다는 살짝 어렵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처리해야 할 이론이 꽤 많았고, 

22번 문제는 정답을 빠르게 확정했으면 괜찮았겠으나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저기 생각해야 하는 게 좀 많았어서 시간 소요가 컸을 것 같습니다. 

23번 문제는 정답이 잘 안 보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26~30] 법 지문

이번 독서 세 지문중에서 가장 어려워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지문에 설명되어 있는 정보의 밀도가 꽤 농밀합니다.

위임명령/행정규칙/조례를 계속 비교해 가면서 공통점, 차이점을 잘 찾아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지문에 비하면 문제의 난도는 풀 만했던 것 같긴 하지만,

현장에서 지문이 꽤 어려우면 멘탈이 나가죠ㅠㅠ 

그래서 문제에 선뜻 손을 못 댄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27번의 함정을 간파해서 벗어났느냐, 

29번의 ㉮~㉰를 지문에 제시된 개념 용어에 맞게 잘 대응했느냐가 관건!




[34~37] 과학 지문

코로나-19로 어지러운 시국에,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방역용 화학 물질이 지문으로 등장할 줄이야ㅎㅎ


앞선 법 지문과 마찬가지로

멸균제, 감염방지제, 소독제, 알코올 화합물, 산화제, 알킬화제 등을

잘 비교해 가면서 읽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문제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아마 37번이 오답률 1위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일단 시간이 많이 걸릴 법한 문제에다가, 생각을 깊이하지 않으면 꽤 헷갈릴 수 있는 문제였어요.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간파하는 게 핵심!!



지난 6평과 마찬가지로, 

[3점] <보기> 문항은 기존의 킬러 문항 난이도에 비해 살짝 낮아진 듯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들이 대놓고 점수를 주려고 하는 건 아닌,

즉, 지문 내용을 차분히 정확하게 이해했어야 확실히 답을 고를 수 있었던 시험입니다.


항상 <내 힘으로, 스스로 지문 내용을 장악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문학


16~19번의 현대소설 지문, 

31~33번의 고전소설 지문, 

38~42번의 고전시가+수필 지문, 

43~45번의 현대시 지문으로 구성되었는데,


출제된 6편의 작품 중

이덕무의 <우언>이라는 수필, 

김혜순의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이라는 현대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연계 작품이어서, 문학 체감 연계율이 6평보다는 높습니다.


그런데...

연계된 작품들이 모두 <수능특강>에 수록되었다는 점에서

<수능완성>에 실려 있는 문학 작품을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들은

다소 허탈함을 느꼈을 듯합니다.


하지만, EBS 연계는 수능을 위해서 공부하는 거잖아요!!

수능을 위해 EBS 연계 공부도 열심히 해 둡시다ㅎㅎ




[16~19] 현대소설 지문

이기영의 '고향'이 출제되었죠.

이번에 나온 게 다행입니다. 왜냐하면 장편 소설이라서요ㅎㅎ


지문을 읽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

16번, 서술상의 특징 문제가 다소 생소하게 나와서 살짝 당황했을 법합니다. 

<요약적 서술>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번 짚어봐야 되겠죠!!

기출문제를 분석하다 보면, 아주 자주 나오는 개념어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습니다. 



[31~33] 고전소설 지문

판소리계 소설인 '심청전'이 출제되었죠. 

그런데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유명한 부분들로만 구성되었어서,

무난하게 지문 읽고 문제 해결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2번에서, 3번 선택지와 5번 선택지 대충 읽으셨으면 안 되겠죠?!



[38~42] 고전시가+수필 지문

오랜만에 문학 지문 속 비평문이 다시 등장했습니다만,

<보기>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짧았습니다.


작품도 윤선도의 '만흥'으로 너무나 익숙합니다.

비연계 수필인 이덕무의 '우언'은 짧게 출제되었습니다.


이렇게 겉보기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어 보이지만,

막상 문제를 풀 때 답이 잘 안 보여서 고생을 좀 하셨을 것 같습니다.


38~40번 세 문제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셨을 텐데,

흠... 제가 평가원 문학 문제를 보면서

정말 오랜만에 별표를 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38번 문제인데요,

처음 문제 풀 때 1번 선택지를 보고 '으읭? 이렇게 어렵게 준다고?'라 생각하고

2번~5번 선택지를 보니 다 지워지긴 하더군요.

그런데 평가원 시험에서 이러한 형태로 정답을 준다는 것에 좀 놀라서

확실하지 않다는 생각하에 별표를 쳤었습니다.


39번의 경우 선택지를 대충 읽었다면, 3번과 4번 사이에서 고민했을 가능성이 크고,

40번의 경우 지문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세밀하게 독해를 했어야 했죠.


이번 9평 문학에서 가장 관건이었던 영역이겠습니다.



[43~45] 현대시 지문

늘 나오던 대로 연계 1편+비연계 1편이었죠.

김수영의 '사령'이 연계, 김혜순의 '한강물 얼고, 눈이 내린 날'이 비연계입니다.


크게 어렵지는 않았으나,

43번 문제에서 

1번~4번 선택지의 시간적 표현 열거, 대상에 대한 호칭 전환, 원근을 나타내는 지시어, 물음의 형식으로 종결 등이 모두 맞는 말이기 때문에

역시나 빠르게 문제를 풀려고 하다가 답을 잘못 골랐을 가능성이 있겠고요.


44번 문제는 <보기> 먼저 읽고 작품을 감상했다면 답이 빨리 나왔을 겁니다.





이렇게 9평 총평을 마칩니다.

오늘 시험 치르신 수험생 여러분들 정말정말 고생 많으셨고, 

다른 과목들도 무사히 잘 치러내길 바라겠습니다.


궁금한 점 댓글로 달아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 설승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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