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뜯소 [929728]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8-24 20: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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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쓸 돈으로 삼겹살 사 먹으라는 말을 들은 학생이 의대 간 이야기 - 2편(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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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재수 끝에 지방의 두 곳, 지방치 한 곳 합격한 수기를 뒤늦게 써봅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있으시는 현역, N수생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편을 안 읽으신 분들은 1편을 먼저 읽고 와주세요.

1편링크 : https://orbi.kr/00031704534



1. 인내심


성적 향상은 절대로 공부시간이나 공부량에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비유하자면, 가우스 로그함수로(성적=[log공부량])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단식으로 성적이 뛰지만 절대적인 실력이 느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가면 갈수록 훨씬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의 공부방법이나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시간은 흐르지 않고 쌓인다


저는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아쉬워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고 싶었고, 조금이라도 하루를 길게 살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다 부질없다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공부는 수면시간을 반드시 지켜주면서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부한 것들을 잘 복습하고 소화한다면 흘러간 시간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고 나이테처럼 남는다고 믿습니다. 큰 나무같은 실력을 가지고 싶다고 일기장에 썼던 것이 기억 납니다.


3. 성적 향상의 비기


저는 성적 향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N제? 1타 강사? 뛰어난 컨텐츠?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정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친구는 N제를 죽도록 풀어서 의대를 갔지만, 또 다른 친구는 1타 강사를 추천하고, 누군가는 특정 컨텐츠를 강조하더라구요. 이때 느꼈습니다. 무엇으로 공부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닐까?

제가 내린 결론은 매우 단순합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결국 “못 풀던 것을 풀 수 있게 된다.”와 “틀리던 것, 실수하던 것을 틀리거나 실수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뿐입니다. 결론을 내린 뒤 저는 학원에서 시행하는 월간모의고사와 평가원 기출 문제, 원래 공부하던 독학서 이외에는 수능 날까지 거들떠도 보지 않았습니다. 과학인강(재수 때 처음 시작한 생명과학)을 제외하곤 인강도 듣지 않았습니다. 평가원 모의고사, 독학서, 직접 만든 오답노트만을 수능때까지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것은 풀지 못하던 것을 풀 수 있게 되는 것과 틀리거나 실수하던 것을 잡는 데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날까지 흔들림 없이 갔습니다.


현역 수능 당시 몸 관리에 실패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시험날의 스케줄을 극단적으로 분 단위까지 쪼개서 계획했습니다. 심지어 수능 3일전부터 학원 매점이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매일 아침 먹던 계란(감X란)을 수능 날 아침도 먹기 위해 미리 4개를 사두고 수능 날 아침 버스에서 먹으며 갔던 기억이 납니다.

모의고사를 볼 때는 항상 한 과목이 끝날 때마다 바로 물을 한잔 마셨습니다. 자리에서 공부를 하다가 예비종이 치면 감독관님께 말씀 드리고 화장실을 다녀왔었습니다. 당연히 수능날도 그런 식으로 했습니다. 수능 날 가져간 것은 저의 1년을 담은 오답노트와 개념노트, 그리고 직접 만든 가이드라인, 실수하는 포인트를 정리해둔 종이 입니다.

결론적으로는 국어 97 수학 96 영어 100 탐구 생1 43 지1 40을 맞고 지방의를 다니는 중입니다. 탐구 점수가 아쉬웠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학원 퇴소를 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수시 쓸 돈으로 삼겹살을 먹으라던 말을 들은 학생’이 의대를 가기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앞으로는 과목별 공부법에 대한 칼럼을 쓸 계획입니다.

공부에 대해 궁금하신점은 댓글을 통해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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