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쓸 돈으로 삼겹살 사 먹으라는 말을 들은 학생이 의대 간 이야기 - 2편(마지막)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1769930
안녕하세요.
재수 끝에 지방의 두 곳, 지방치 한 곳 합격한 수기를 뒤늦게 써봅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있으시는 현역, N수생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편을 안 읽으신 분들은 1편을 먼저 읽고 와주세요.
1편링크 : https://orbi.kr/00031704534
1. 인내심
성적 향상은 절대로 공부시간이나 공부량에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비유하자면, 가우스 로그함수로(성적=[log공부량])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단식으로 성적이 뛰지만 절대적인 실력이 느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가면 갈수록 훨씬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의 공부방법이나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시간은 흐르지 않고 쌓인다
저는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아쉬워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고 싶었고, 조금이라도 하루를 길게 살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다 부질없다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공부는 수면시간을 반드시 지켜주면서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부한 것들을 잘 복습하고 소화한다면 흘러간 시간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고 나이테처럼 남는다고 믿습니다. 큰 나무같은 실력을 가지고 싶다고 일기장에 썼던 것이 기억 납니다.
3. 성적 향상의 비기
저는 성적 향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N제? 1타 강사? 뛰어난 컨텐츠?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정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친구는 N제를 죽도록 풀어서 의대를 갔지만, 또 다른 친구는 1타 강사를 추천하고, 누군가는 특정 컨텐츠를 강조하더라구요. 이때 느꼈습니다. 무엇으로 공부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닐까?
제가 내린 결론은 매우 단순합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결국 “못 풀던 것을 풀 수 있게 된다.”와 “틀리던 것, 실수하던 것을 틀리거나 실수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뿐입니다. 결론을 내린 뒤 저는 학원에서 시행하는 월간모의고사와 평가원 기출 문제, 원래 공부하던 독학서 이외에는 수능 날까지 거들떠도 보지 않았습니다. 과학인강(재수 때 처음 시작한 생명과학)을 제외하곤 인강도 듣지 않았습니다. 평가원 모의고사, 독학서, 직접 만든 오답노트만을 수능때까지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것은 풀지 못하던 것을 풀 수 있게 되는 것과 틀리거나 실수하던 것을 잡는 데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능날까지 흔들림 없이 갔습니다.
현역 수능 당시 몸 관리에 실패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시험날의 스케줄을 극단적으로 분 단위까지 쪼개서 계획했습니다. 심지어 수능 3일전부터 학원 매점이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매일 아침 먹던 계란(감X란)을 수능 날 아침도 먹기 위해 미리 4개를 사두고 수능 날 아침 버스에서 먹으며 갔던 기억이 납니다.
모의고사를 볼 때는 항상 한 과목이 끝날 때마다 바로 물을 한잔 마셨습니다. 자리에서 공부를 하다가 예비종이 치면 감독관님께 말씀 드리고 화장실을 다녀왔었습니다. 당연히 수능날도 그런 식으로 했습니다. 수능 날 가져간 것은 저의 1년을 담은 오답노트와 개념노트, 그리고 직접 만든 가이드라인, 실수하는 포인트를 정리해둔 종이 입니다.
결론적으로는 국어 97 수학 96 영어 100 탐구 생1 43 지1 40을 맞고 지방의를 다니는 중입니다. 탐구 점수가 아쉬웠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학원 퇴소를 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수시 쓸 돈으로 삼겹살을 먹으라던 말을 들은 학생’이 의대를 가기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앞으로는 과목별 공부법에 대한 칼럼을 쓸 계획입니다.
공부에 대해 궁금하신점은 댓글을 통해 연락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수학 도형 0
수학 미적하는데 도형문제를 너무 못해서 하루 날잡고 50문제 정도 풀려하는데 문제집 추천해주세여
-
중앙대학교 정도면 객관적으로 명문대라고 생각하시나요? 3
오르비 유저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한 추론문제로 시험지를 채워야한다고 생각해요
-
운빨좆망겜이란건 동의할수있는데 그건 머 옆동네 생물이나 물리도 비슷하고 지구는...
-
수학 n제 0
빅포텐 시즌2가 어렵나요 문해전 시즌1이 어렵나요??
-
ㄱㅅㅎㄴㄷ ㄱㅅㅎㄴㄷ..
-
열심히 풀되 막히는 부분이나 발상은 강사풀이 보면서 배워가라는 의도가 아닐까요?
-
Retry 1
재수생각 계속 나는게 ㅈ같지만 현실이 이러니 계속 생각이 드네요
-
생1이나 화1은 어느수준 넘어서면 실력보다 종교,조상님 묫자리가 2
더 중요하지않음? 대놓고 제일 정상화가 필요한 과목들인데
-
의대 준비?…서울대 1학년 자연계열 학생 4명 중 1명 휴학 0
올 2학기에 서울대 1학년 자연계열 학생 4명 중 1명이 휴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
24시간을 기다릴 때마다, 제 머리를 마구잡이로 사용하여 내 두뇌쑥이 완전히...
-
실모벅벅 하고싶은데 그러지 마래 우기분 문학 언제 개강해!!!
-
서울이 추우면? 7
서울시립대 ㅋㅋㅋㅋㅋ
-
문제 맞춘다는 생각은 최대한 배제하고 지식 습득 차원에서 내가 올바르게 이해했는 지...
-
오
-
님들 같으면 친구가 여자 소개팅 시켜주라고 부탁하면 내가 지금 현재 맘에드는 짝사랑...
-
서울대가고싶다 1
오래된 소원이다
-
고1 정파러 0
고1 강남 8학군 일반고 1학기 종합 5.8이 떳거든요.. 이거 복구하려면 최소...
-
클리어모고 0
푸신분 계신가요 ??! 풀었는데 난이도 가늠이 안돼서 혹시 어떠셨나요
-
지구 퀴즈 5
특이 은하는 일반적인 은하보다 에너지 방출 영역이 넓다. (O / X)
-
밸런스겜
-
실험자료 제시해주고 추론하게끔 내야 수능과탐 취지에 맞는게 아닌지
-
대 대 대
-
수능 성적표 박아두고서
-
욕하고 모욕해도 신고 안(못)할게 분명해서
-
111일차
-
“코스피 빠질 것 같으면 인버스 사라”…개미들, 금투세 토론회에 ‘공분’ 2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더불어민주당...
-
오늘 22학년도 9모 풀었는데 공통에서 3개 틀림! 찍맞 없이!! 13 21 22...
-
각 과목별로 한권씩 진짜 어려운 걸로 추천 부탁해요 단 한 권도 안풀어서 누구...
-
우으 지로함 보기 싫어..
-
아수라랑 같은 말인가요
-
같이 일본여행가실분 15
경비는 다 그쪽이 부담해주셔야해요
-
과목에 따라 1등급의 50%~70%가 맞을꺼 다 맞고 답개수로 찍맞해서 들어온...
-
세퀘가 그렇게 어렵나여 10
음…
-
이해원 저자님 사랑합니다
-
한호흡이 150분…… 호흡곤란올듯…. 소화해보라는데 쌤 소화불량 올 거 같아요
-
등록금 똑같이 싸려나..
-
답지에서는 모표준편차가 5라고해서 답이 5가 나옵니다. 문제를 잘 보면 25개를...
-
그냥 유령사이트될줄 알았는데 살아난닷
-
교과서로 하는게 맞나영?
-
한강 이쁨 좀 많이 개인적
-
이거 맞음? 미분이나 적분이나 21~~25 이런 번호들 케이스분류도 둬지게많고 ㄹㅇ...
-
어릴때부터 좋은 말만 듣고 주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어른까지 성장하겠지
-
2010년대 초에 수능을 매우 잘 봤던 어떤 사람이 1
다시 수능을 보게됐을때 잘 볼 확률은?
-
이거 어떤가요?? 배기범 모의고사 책으로된거는 다 풀었어요 이번에 라즐리 스려는데...
-
시험잘보는법 1
6모때걍 0점 맞을생각으로 시험치니까 커하뜸 ㅋㄱㅋㅋ 여러분도 그렇게 해보세여!!...
-
과정 이론 바나나 나오는 지문 다룬 강민철이나 김동욱 김승리 강의 좀 알려주셔유.....
-
어디감? 수능 잘봐서 저런 고민 하고싶다
-
첫 정답자 2000덕 드리겠습니다!
-
수학 N제 0
하사십S1, S2, 드릴4 중에 하나만 더 하고 실모 양치기 갈 생각인데 어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