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권 자격시험을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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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누대의 피에 잠겨 있는 민주주의는 이제 자신의 피 흘릴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역을 마친 배우는 자신의 퇴장 앞에 겸허하다. 인간이 이를 막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만인의 정치적 평등'이라는 숭고한 대의를 내걸고 인류 역사에 등장한 민주주의는 이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1인 1표가 혁명이던 때는 과거가 되었다.
우리는 단지 늙음으로써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얻게 되었다. 늙음, 그것이 투표권의 유일한 근거이다. 자유와 평등은 괴이한 동거 중에 있다. 정치적 평등은 투표제라는 연약한 울타리 안의 조그만 세계에서만 연명하고 있을 뿐이다. 평등이란 애초 허상에 불과했음을 그 넓이로 증거한다. tv토론에 나가거나 sns에 자신의 의견을 밝혀 1표 이상의 정치력을 행사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느껴짐은, 인간이 평등함 대신 자유함을 원하는 탓이다. 민주주의는 인류를 권위주의의 압제로부터 해방시켰다. 평등이 아닌 자유의 성취였다. 억지 평등은 세계를 지옥으로 안내하는 선의에 다름없다. 뱀의 혀를 가진 자가 분별 없는 다수를 호도하여 수천 표를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는 일이야말로 진정 불평등의 악이다. 광기가 만연한 시대에 진실되고 고요한 자는 세계를 바로잡을 자신의 힘이 고작 한 표에 불과함에 좌절하고 까마귀 세상을 등지고 만다.
평등선거제의 후계자는 차등선거제가 될 것이다. 내 생에는 목격할 수 없겠으나 나는 다만 그 필요성을 역설하여 그 시점을 앞당기려 한다. 지금의 1인 1표 민주주의 역시 이전의 정치체제들이 그러했듯이 변화된 먼 미래에는 과도기적 실험으로서 기억될 것이다. 결과가 가시적인 경제체제에 비해 비가시적인 정치체제는 태생적으로 방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치는 경제에 비해 언제나 한 발 늦다. 이제 정치에 있어서도 더 나아간 자유함을 지향해야 할 때가 왔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국민의 지적능력 향상만이 오직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우정치의 덫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현명한 자는 달콤하지만 허망한 말의 오류를 찾아낼 줄 안다. 현명한 자들이 모인 국가는 현명해진다. 이에 내가 국민의 현명함을 증대시키는 방법으로 제안하는 것은 전 유권자 대상의 대규모 시험이다.
본론에서 설명할 이 시험의 명칭은 선거권 자격시험(이하 자격시험)이다. 설명될 자격시험의 시행횟수와 간격, 일시, 점수의 효력 기한은 모두 탄력적이다. 자격시험의 시행횟수를 늘림으로써 손실되는 사회적 비용과, 시행횟수를 줄임으로써 예상되는 응시 공간 포화 문제 사이의 균형에 의해 연중 시행횟수, 간격, 일시, 점수의 효력 기한은 결정될 것이다. 본론에서는 오프라인 응시를 가정하였으나 온라인 응시가 가능해진다면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본론)
선거권 자격시험 응시 대상은 성인으로 인정되어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시작되는 만 18세 이상의 전 국민이다. 자격시험 미응시자는 1인당 1표를, 응시자는 최소 1표에서 4표의 표수를 행사할 수 있다. 자격시험은 연 2회 각각 6월, 12월에 시행한다. 자격시험의 응시자는 시험 점수에 따라 차등한 선거권을 획득하게 된다. 선거권자는 자신의 의지와 지식에 따라 사회에 행사할 정치력의 크기를 결정할 수 있다. 시험 응시자가 획득한 점수의 효력은 5년간 발휘 가능하며 마지막 응시 후 1년 이내에는 시험에 다시 응시할 수 없다. 또한 투표권자의 시험점수는 가장 최근 2회의 시험점수 중 고득점으로 적용되며 그 이전의 점수는 5년 이내의 것이라도 효력을 잃는다.
응시과목은 국어, 헌법, 경제, 윤리, 세계사의 5과목이다. 만점은 각각 100점이며, 난이도는 낮게 유지한다. 출제된 내용은 학계 내 이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문제의 출제는 대학교수, 공직교사, 전회 자격시험의 민간인 고득점자가 담당한다. 출제자는 자신이 출제에 참여한 투표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출제자는 2회 연속 시험 출제에 참여할 수 없다. 민간인 고득점자는 고득점 취득 1년 이내의 시험 1회에 한하여 출제 혹은 검토에 참여할 자격을 얻는다.
시험은 5과목의 합산점수로 상대평가한다. 응시자는 백분위에 따라 투표에 사용할 최소 1표에서 최대 4표를 얻는다. 하위 백분위를 기준으로 0~25%(1표)/~50%(2표)/~75%(3표)/~100%(4표)의 4구간으로 구분된다. 획득한 표는 다수의 후보에게 차등하게 투표할 수 있으며 가점 혹은 감점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투표자는 후보 중 당선을 희망하는 개인 혹은 다수에게 가점을 부여할 수 있고, 낙선을 희망하는 개인 혹은 다수에게 감점을 부여할 수 있다. 가점 1점과 감점 1점은 각각 1표다. 표의 사용은 정수 단위로 가능하다.
ex) 갑은 하위 80.4%(상위 19.6%)의 백분위를 달성해 4표를 획득하였다. 갑은 후보 A, B, C 중 A의 당선을 강하게 지지하고 B의 낙선을 약하게 바라며 C의 당선을 약하게 지지하였기에
A : '지지' 2표 (+2점) , B : ‘거부’ 1표 (-1점) , C : ‘지지’ 1표(+1점)의 점수를 부여하였다.
각 후보가 얻은 점수는 후보가 받은 표를 각각 지지 = +1점, 거부 = -1점의 점수로 환산하여 합산한다. 개표 결과 가장 많은 득점을 한 후보가 당선된다. 단, 모든 후보가 음의 득점을 한 경우 당선인은 없으며 재선거가 이루어진다. 또한 음의 득점을 한 후보의 피선거권을 3년간 박탈한다.
(결론)
정당은 당의 이미지가 실추될 때면 당명과 당색, 구성원들을 교체한다. 이미지를 쇄신하고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으나 인류의 발전에는 기여가 없다. 수영장의 어느 곳에 바가지를 넣어도 퍼 담긴 물의 수질은 차이가 없다. 오염의 원인은 어느 기회주의자의 이기심이 아닌, 기회주의자가 가장 이득을 보게 만드는 지금의 시스템이다.
우리는 언제나 영웅을 찾는다. 그러나 다수결로 대리인을 뽑는 민주정에서 영웅은 태어나지 않는다. 국민 전반의 의식을 향상시키는 것만이 근본적이고도 유일한 길이다. 느려 보이지만 가장 빠른 길이다. 미래의 국평오는 현재의 나보다 우수하길 바란다. 나의 생애에 선거권 자격시험이 실행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인류를 서서히 발전시켜 먼 훗날에는 인류의 의식수준이 이를 받아들일 것이다. 나의 시도가 그 발전의 속도를 미약하게나마 증가시켜 이 글을 보는 자의 손자의 손자는 그 시대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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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지러워 대단치 않은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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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말이 되나 ㅋㅋ디스토피아 사회에선 가능할 수도 있겟네
꼭 인류의 발전을위해서 사람들이 살아가야 될까요 자기가 자기들 인생을 스스로 조질 권리가 있다고봄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