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650085]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20-08-15 20:36:15
조회수 11,345

많이 참았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1594031

많이 참았습니다.


눈팅만 하는 사람인데 메인글보고 기분이 너무 나빠서 글을 씁니다.  처음 그 분 글을 봤을 때부터 기분이 나빴습니다. 난데없는 반말에 꼰대스러움, 훈계, 센 척, 비속어를 섞어쓰기까지. 선생님 마크 달고 있는 사람이 이런 저질스러운 글을 쓰나 기겁을 했습니다. 당연히 누군가 지적하리라, 그러면 자연히 도태되리라 생각하여 그때는 그냥 지나갔습니다. 근데 아직도 저런 식으로 글을 쓰는군요. 그간 어떠한 학원 관계자나 학생도 지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고 그저 참고만 있으니 저라도 의견을 표명해야겠다 싶어 글을 씁니다.


그 분만 참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 분의 무례함을 참고 있습니다. 구태여 댓글 달아 지적하느니 에이 못 본 체하고 그냥 참습니다. 간혹 이건 아니다 싶어 어떤 학생들이 댓글을 답니다. 참으로 존경스럽게도 정말 예의를 지켜 댓글을 씁니다. 근데 그 분은 어림도 없지 다시 공격적인 말투, 다시 반말, 다시 훈계, 다시 욕설입니다. 누가 어른이고 누가 학생입니까?


멍청한 방식으로 공부하는 학생이 한심스럽겠지요. 그러나 멍청한 방식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은 더욱 한심합니다. 문제 푸는 것만이 공부의 전부가 아닙니다. 원만한 인간관계, 설득을 위한 부드러운 말투, 미움받지 않는 방법.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며 다양한 공부를 하여 인격을 갖추게 됩니다. 국어점수 잘 받는 것보다 가치있다고 볼 수 있겠죠. 오래 살았는데도 어린 학생들보다 인격이 부족하다면 학습능력이 떨어지거나, 잘못된 공부방식을 가졌거나, 어딘가는 결핍이 있는 겁니다. 본인을 학생들보다 어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공부도 해야할 것입니다.


그 분의 글은 설득을 위한 글이라지만 설득의 효과는 턱없이 떨어집니다. 아무리 가치있는 선물일지라도 포장이 볼품없다면 열어볼 생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피와 살이 되는 조언도 기분 나쁜 말투와 함께라면 그저 잔소리로 전락하게 됩니다. 상대방의 마음에 나의 진심이 가 닿기를 바란다면 더 없이 섬세해져야 합니다. 무례한 그 분의 글은 상대를 설득하기에 비효율적입니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방식입니다. 그 분의 글은 단지 감정의 배설에 불과합니다.


한심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지 않으실 겁니다. 그 분의 인생엔 그 분의 사정이 있을 겁니다. 내 행동엔 다 이유가 있고 오해라고 외치고 싶을 겁니다. 공부 못하는 학생도 마찬가집니다. 사람에겐 다 나름의 사정이 있고, 이는 타인이 이해하기엔 인과가 너무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조차 스스로를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른이라면, 더욱이 선생이라면 한심한 학생을 그저 원래 한심한 인간으로 규정하는 대신, 인과의 실뭉치를 푸는 일에 인내를 가지고 몰두할 수 있는 성품을 가져야 합니다. 가치있는 참음은 이런 것입니다.


그 분의 글 아래에 잘 읽었다는 많은 댓글을 봤습니다. 이에 저는 그 분이 여러 학생들에게 도움되는 내용을 쓰셨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선한 의도로 글을 쓴 것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말일지라도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저는 그 영향을 선하다고 정의하겠습니다. 저 같은 날백수보다야 분명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을 갖고 계신 분으로 생각합니다. 조금만 개선되어도 그 영향력을 훨씬 증대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반말만 안 하시게 되어도 제가 이 글에 쏟은 시간이 아깝지 않겠습니다. 이만 줄입니다.

0 XDK (+24,910)

  1. 10,000

  2. 1,000

  3. 1,000

  4. 1,000

  5. 50

  6. 100

  7. 100

  8. 10

  9. 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