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 조경민 [875628]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8-19 23:28:38
조회수 965

시인의 꿈을 접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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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 첫 문장





우리 모두는 나뭇잎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당연하게 인지한다.


그런데 나뭇잎에 '파문'이라니...



고요히 수평으로 퍼져나가는 잔물결.


나뭇잎이 좌우로 흔들리면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한용운은 '수직의 파문'이라는 말도 안되는 표현을 생각해냈다.


이 역설적인, 그러면서도 굉장히 사실적인 묘사를 그가 아닌 누가 생각해낼까?


심지어 이 표현은 역설과 신비로 가득한 시 전체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암튼 고등학교 때 이 두 줄을 읽고 정말 충격을 받았고


조경민은 시인의 꿈을 접고 철학자가 되기로 한다...


그러나 한용운에게 받은 충격을 철학과에서 다시 받을 줄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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