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파27 [774125]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0-07-07 22:38:23
조회수 8,531

공부와 의지.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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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시 일주일만에 글 씁니다.


시간이 하도 안 나서 .. ㅠㅠ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쓰면서 자료를 올리려고 했습니다만 .. 잘 안 되네요. 자료는 몰라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도움이 되는 글을 쓰는 건 꼭 지키겠습니다.


지금 만드는 자료는 평가원 독서에서 쓰는 어휘들에 대한 배경지식 자료입니다. 살짝 과하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어서 선별중이고, 제가 쓰고 있는 파트도 있습니다.

제가 임의로 막 작성하는 게 아니라,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감수 받을 에정이며 혹은 어떤 분야는 그분들에게 각각 의뢰를 맡겨서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어 내적인 이야기보다 공부와 의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의지’와 ‘실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둘이 별개라고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태클을 거셔도 저는 이견으로 받아들이지, 제 의견을 바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공부를 오래해서 공부에 대한 생각은 뚜렷하거든요. 의지는 책상에 앉게 해주는 정도나 독서실에 등록하게 해주는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저도 재수까지는 편안하게 학원을 다녔지만, 삼수때는 가출해서 대리운전, 고기집 알바 등을 해가며 공부를 했습니다. 고시원에서 집세 제가 내며 했구요. 실패하면 군대로 끌려가는 그런 배수의 진이 쳐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절박해서’ 공부했다기보다는 성적이 오르는 게 재밌어서 / 어떤 특정한 공부가 재밌어서 / 스케줄을 완성하는 게 재밌어서 더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절박했던 상황에서 열심히 했던 사람들의 그 의지를 꺾고자 이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성적이 안 나왔던 시기에, 과연 절박함이 여러분을 매번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었냐는 겁니다. 절박함으로 공부하는 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어서 열심히 공부하게 했던건 결국 제가 교육계로 오게 한 원동력으로만 남았을 뿐입니다. 돈 없어서 사고 싶었던 모의고사를 못 샀던 서러움 등 .. 그게 너무 아파서 제 수능은 끝난지 몇 년이 흘렀지만 저는 그 수능이 끝나던 해의 겨울에 얼어붙어있는듯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서 .. 저는 거진 10년 가까이 재수학원 / 고등학교 3학년 교실 등을 오가며 학생들을 만났습니다만 의외로 1~11월중 학생이 가장 공부 안 하는 시기는 10월입니다. 가장 많이 무너지고, 무슨 마법사가 마법이라도 부린 것처럼 학생들이 갑자기 모든 걸 놓아 버립니다. 포기라도 한듯..   어떤 경우에는 ‘와 평소에 그렇게 열심히 하던 쟤까지 놀아? 그럼 나도 놀아도 되는 거 아냐?’하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도 넘쳐납니다. 웃기지 않나요 ? 절박한 심정이 가장 강할 시기인데.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저는 결국에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하세요’ 라는 말을 꽂아드리고 싶습니다. 밖에 비오니까 오늘은 독서실 가지 말고 집에서 해야지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 하지 마시고 그냥 기계처럼 움직여서 가라구요. 아침 9시에 ‘아 조금만 더 자고 가야지’라는 생각조차 하지 말고 그냥 자동으로 움직여서 가라는 겁니다. 여러분은 잠을 설쳤던 경험이 다들 있을 겁니다. 지금도 그럴지도 모르구요. 그 문제는 ‘생각’을 해서 그런겁니다. 기분 좋은 상상이든, 안 좋은 상상이든 그 생각은 그 자체로 잠 드는 데에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생각을 안 하는 연습을 하면 잠을 정말 빨리 잘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군대를 좀 많이 빡센 곳을 갔다와서, 침투훈련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최대한 빨리 잠드는 방법을 배우는데, 그게 바로 생각을 없애는 겁니다. 처음에는 특정한 단어만을 반복하는데, 가령 미군들은 ‘sleep’과 비슷한 어감을 가진 ‘sheep’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잘 때 양 세라는 말이 있는거구요. 한국군에서는 ‘잠자리’를 세라고 합니다. 저는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머릿속으로 ‘잠자리…잠자리..잠자리..잠자리..’이런 생각만 3분째 합니다. 다른 생각이 못 끼어들게요. 그러다보면 잠들어서 다음날 아침에는 ‘어? 어쩌다가 내가 잠들었지?’라고 할만큼 빨리 잠이 듭니다.

결론은 ‘생각을 줄이라’는 겁니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공부하러 가라구요. 잘 때도 그냥 생각을 하지 말라구요.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그냥 그 자체가 방해라는 겁니다.


스케줄을 다 따르는 게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그거에 멘탈 깨져하지마세요.

스케줄 다 따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스케줄 다 못 따릅니다. 항상 저도 ‘어느 날 어떤 교재 작업을 해야지’ 등을 짜는데.. 항상 깨집니다. 항상요. 그래서 그 망친 스케줄을 메꿔낼 스케줄을 다시 짜야하고. 항상 그거의 반복입니다. 스케줄은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그러면서 1년을 버텨나가는 겁니다. 다만 놀다가 스케줄 바꾸지만 마세요.


아침에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놓으세요. 공부하다가 탈주할 확률보다 놀다가 공부할 확률이 훨씬 적습니다. 일단 아침에 앉아만 있으면 밤까지 공부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공부하러 가세요. 그게 안되면 수능을 망칠까봐 벌벌 떨면서라도 공부하러 일단 가세요.

밥 먹은 후에 뭐 커피도 먹고 가야겠다.. 강아지 산책만 시키고 가야겠다.. 배좀 꺼뜨리고 가야겠다..그런 생각조차 하지 말라구요.

아직까지 현실감이 없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저는 미성년일 때까지 부모님이 정말 금전적으로 풍부하게 많이 챙겨주셨고, 뭘 하든 다 잘 도와주셨습니다. 친구도 엄청 많았구요.

근데 수능장 안에 들어가니까 혼자더라구요. 그 무서운 걸 결국 저 혼자 다 해내야 했고.. 그래서 망치고 깨달았어요.

수능이 진짜 19살에서 20살이 되는 관문으로서 완벽한 시험이구나. 아무리 집안 잘나고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도 그 시험장 안에서는 나 혼자 해야한다는 그 냉혹한 현실을 알려주는 시험이구나.. 라구요.


미래의 나에게 욕먹지 말고, 그냥 닥치고 공부하러 일단 가세요.

그리고 성취감과 성장에 기뻐하며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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