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ilili1 [775772] · MS 2017 · 쪽지

2020-07-06 01: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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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밖에 없지? 위스키 입문 가이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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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스키 입문은 바에서 하는걸 추천한다. 어설프게 바틀 샀다가 안맞으면 다 마시는것도 고역이다.


2. 본격적으로 바에가면 자신있게 "아드벡 슈퍼노바" 한잔을 주문한다.


3. 요상하고 짧둥한 잔에 나온 위스키를 감상한다. 별 의미 없지만 눈높이에서 한바퀴 흔들어도 본다. 그리고 맛을 본다.

3-a. 맛의 신세계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계가 있는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 네추럴 본 피트충이다. 피트길만 걷자.

3-b. 뭐지 이 미각과 후각에 대한 폭력은? 이런건 왜 존재하는거지? -> 4번으로.


4. 도대체 방금 맛본것의 정체를 모르겠다. 고개를 한번 휘저어 본다. 제정신을 차려야 한다.


5. 정신을 차리고 나면 "아드벡 코리브레칸" 한잔을 주문한다.


6. 이 짧둥한 잔이 왠지 귀여워 보인다. 방금전의 기억이 두려움을 심어주지만 다시 용기있게 한입 입에 대본다.

6-a. 방금전의 무자비한 충격과는 다르다. 자극도 있지만 달달하다. 스모키함이 즐겁다는게 무언지 알것 같다. -> 피트길만 걷자.

6-b. 도대체 이 고무나무를 태운듯한 맛은 뭐지? 이런걸 즐기는 변태들이 있는게 사실이란말인가? -> 7번으로.


7. 세상은 넓고 변태는 많다는 것을 배웠다. 좀 더 약한것이 필요하다. "라프로익 10" 을 시킨다.


8. 향부터 무언가 다르다는것은 알겠다. 입에 가져가 본다.

8-a. 다르다. 확실히 다르다. 뭔가 탄맛이 있는것은 같은데 기분좋은 미역과 굴의 향이 난다. 가볍고, 맛있다. -> 피트길만걷자.

8-b. 욱.. 연기맛 하나만으로도 힘들었는데, 정체불명의 바닷내음이 속을 더 울렁거리게 한다. -> 9번으로.


9. 위스키란게 이렇게 괴악한것이란 말인가? 좀 정상적이고 밸런스 잡힌게 필요하다. "라가불린 16" 을 시킨다.


10. 두려움 반, 걱정 반 상태로 입을 가져간다.

10-a. 강력한 재의 맛이 나지만 부드럽고 묵직하다. 지금까지 고생한걸 잊게 만드는 시원함이 끝에 맴돈다... 맛있다... -> 피트길만 걷자.

10-b. 아... 지금까지보단 나은거 같지만 여전히 이 무언가 타는듯한 냄새는 도저히 익숙해 지지 않을것 같다. -> 11번으로.


11. 내가 상상하던건 이런게 아니다. 뭔가 달달한게 필요하다. 내 제정신을 되찾아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바텐더에게 물어보자.

[뭔가 좀 더 달달한것 있을까요?]


12. 바텐더가 대답한다. [피트를 계속 찾으시는데, 피트하면서 달달한거라면... "보모어 18" 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13. 바텐더가 추천한 잔을 바라본다. 확실히 색이 진하다. 좀 다를것 같은 기대를 하며 입을 가져가 본다.

13-a. 연기맛인듯 하다 약간 가죽같은 맛이 난다. 확실히 달달하다. 머리 깊은곳을 간질간질 건드는듯한 이 느낌이 너무좋다 -> 피트쉐리길만 걷자.

13-b. 이것도 아니다. 도대체 이 죽은 동물 태운듯한 냄새 나는건 뭐지? 이게 위스키의 본질이란 말인가? 제정신들인가? -> 14번으로.


14. 바텐더에게 다시 물어본다. [사람들은 이런 유독물질 태운 느낌 나는걸 맛있다고 먹는단 말입니까? 왜요? 안이런건없습니까?]


15. 바텐더가 대답한다. [네?! 손님 지금까지 일부러 피트를 찾으신게 아니었습니까? 왜 그런거만 골라 드시면서 사서 고생을 하십니까?]


16. 이대로 포기하기엔 지금까지 마신게 너무 억울하니 마지막으로 바텐더에게 추천을 부탁한다.


17. [피트 취향도 아니시면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지막엔 다른 느낌으로 "옥토모어" 한잔 드셔보시죠]


20. 피트충들이랑은 상종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Whisky 포기하고 Whiskey에 입문하기로 결정하고오늘로 고통을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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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피트충들이랑은 상종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위스키는 포기하고 브랜디에 입문하기로 결정하고 오늘로 고통을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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