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 [965850] · MS 2020 · 쪽지

2020-07-01 16: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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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한국사 출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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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윤 오류와 마찬가지로 작년 수능 한국사고 11번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에 대한 내용이 오류였습니다만, 모든 교과서에서 해당내용을 그렇게 해석하고 있었기에 그냥 별 신경은 쓰지 않았습니다. 문항 이의제기가 어떻게 됐는지는 그 뒤로 관심 깊게 지켜보지 않아서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군요. 개정 필수한국사 초기에도 시일야방성대곡 관련하여 복수정답 나온 이야기도 유명하죠...


사실 역사과목도 걸고 넘어지자면, 세계사든 동아시아사든,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들이 꽤나 있습니다.


저는 과거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모 역사 강사의 소비자에 대한 우롱과 오류 내용에 대한 지적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상당히 많은 반응이, ‘역사과목에 오류가 어딨음? 역사적 사실만 알면되는데 ㅋㅋ’ 사실 역사에 관심 없는 분들이라면 보통 이렇게 생각하시니, 뭐라 달리 설명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역시적 사실 = 절대적 진리 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 강사는 그냥 수능에 버젓이 나오는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그렇지 않은 내용도 인정치 않았으나, 어째서인지 다들 수능과 연관되지 않은, 범주를 넘는 내용들만 지적한건진 모르겠지만, 그런거보면 진짜 알바가 있나 싶기도 하더군요. 강사가 인스타에 “오개념 아닙니다, 하지만 잘못 전달한 내용이 있으니 미안하다.”는개소리를 해도 학생들이 잘만 받아주는거겠죠.


이탈리아의 철학자 크로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역사는 현대사(Contemporary history)이다.’


혼동하는 급격한 전근대 사회의 격동기, 양차대전을 거치며 서구의 사학가들은 실증주의적 사학관의 그 운명을 달리시켰습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 교육의 현실은 거기서 벗어나지 못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인식을 야기하고 있구나라는 슬픈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이는 어느 학문이나 다 겪어온 영역입니다. 생물학은 과거 단순히 물고기나 조류 혹은 짐승의 분류체계, 아종을 구분하는데 혈안이었고, 심리학자들 역시 모든 사회 문제는 개별적인 인간의 행동으로 환원시킬 수 있다 믿었지요. 


하지만 다원화된 이 사회에서 더 이상 이들은 통용되지 못하며, 사회과학은 한 세기 조금 더 이전에 출현하였습니다.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가가 원치 않더라도 자신이 해석하는 내용은 당대의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산물입니다.


헌데 지금의 역사 교육은 여전히, 나아가고는 있으나,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당장에 조청상민수륙장정 같은 내용 외에도, 사대부에 대한 묘사, 특히 일제시대에 이런 내용들이 많은데, 한국의 역사학자들은 서구의 학자들보다 자기 민족과 조국의 역사를 연구할 수 있는 환경적 여건과 시간이 부족했고, 이에 보통 ‘일제라면 이랬겠지’ 등의 생각으로 퉁쳐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지조사사업이나 해수구제사업 혹은 한 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풍수지리설과 관한 이야기들이 대표적인 예시이지요.


이번 생윤 사례만 보더라도 단순히 학자의 주장에 대한 내용도 해석하지 못하는데, 평가원의 권위와 그 수준이 많이 올라와야함을 느낍니다.. 아울러 강사들도 아무리 강사라도 그 이전에 교육자인데, 소비자인 학생들 상대로 적당히 좀 했으면 좋겠네요. 이번 일이 계기가 되어 자정작용이 좀 일어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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