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라고 [954167]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05-12 00: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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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인생 가장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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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가고 싶다

넌덜머리가 난다

쏟아지는 잠을 깨워가며 억지로 스탠딩 책상에서 수업을 들어보려던 그 힘겨운 날들이

이동수업이라면 귀찮아 죽으려 하던 그 때가

밤늦게 숙제를 하고 틀리는 문제 개수마다 삶에 대한 의지가 쭉쭉 떨어지던 그 밤들이


그래도 곁에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가 있었기에

정해진 기한 안에 해내기만 하면 됐기에

노력하면 어느 정도 보장된 결과라는 게 있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어서

힘들다 힘들다 죽는 소리를 내도 버틸 만 했고

사실 돌아보면 그 속에 자잘한 행복들이 더 많았다

장트러블로 화장실을 10분마다 들락날락하던 급박한 시험기간에도

영어 단어들을 핑계처럼 들고 잠시 운동장을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그래도 곧 끝나겠지

내년만 버티면 되겠지

하고 싶은 일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삶이 오겠지

내심 기대했었다


개학이 처음으로 연기되었던 날 밤

롱패딩을 입은 채로 버스 창가에 앉아 무기력하게 집으로 향했었다

시간이 흘러 눈이 내리던 하늘엔 벚꽃이 흩날리고 있고

난생 처음 벚꽃을 보며 기쁨보다 더 큰 우울함을 느꼈다

화창한 봄이 될 무렵

난 아직까지도 학교에 가지 못했고

비가 쏟아지는 오늘 밤

언제 학교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더더욱 날씨가 서글프게 느껴진다


나약하고 비겁한 거라는 남들의 말을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도 않고 반복해서 찾아오는 이 우울감을 어찌해야 할 지 답을 찾고 싶다

일상을 되찾고 싶고

예견된 미래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싶다

이 모든 게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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