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고 나서 아무 생각(기억)이 없다면, 읽을 때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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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을 때 생각-정확히는 추론이 자동적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글 이해가 되지 않거나, 기억이 나지 않거나, 끊어진 맥락을 잇기 위해 다시 돌아가서 보는 등등 갖가지 현상들이 나타납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런 말이 있지요.
글을 읽었는데 '글은 글이요 나는..' 이런 반응이거나 깜빡 졸았던 것처럼 '뭘 읽고 있었지?' 이런....
아주 쉬운 글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처음 부분을 따로 놓고 보겠습니다. '글'이란 초점이 있어서 글쓴이가 말하려고 하는 바가 있고, 그것에 관해 중점적으로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을 같은 쪽으로 향하게 하는 형식적 장치도 사용되는데 그것을 대용어라고 합니다. 앞에서 나온 표현을 그대로 반복하거나 이것, 저것 등으로 지시할 수도 있고, paraphrasing을 하여 다른 표현으로 바꿔 말하기도 합니다.
아래 몇 문장을 이해하려면 '<긍정적인 역할 = 지역주민의 단합에 이바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 이렇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설명을 합니다. (아까 말했듯이 너무 쉬운 글이라 별 생각이 없이도 그냥 되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글에서 이런 경험을 했었던 경우를 떠올려 보기 바랍니다.
그런데 글을 읽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위 <지역 주민의 단합...>을 읽은 후에 '긍정적인 역할'을 읽습니다. 앞부분을 읽은 다음 뒤를 앍기까지 시간이 소요될뿐만 아니라 중간에 다른 내용이 마음속에 들어오기 때문에 특이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사과'라는 단어에는 사과라는 과일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해하겠습니까? 사과라고 종이에 적고, 사과를 찾아보세요. 아무데도 없죠? 그건 사과라고 읽고 마음속에 사과의 관념 또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역 축제는 지역 주민의....'이라는 텍스트가 곧 '긍정적인 역할'이라고 마음속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먼저 읽었던 '지역 주민의 단합,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표현에 대한 관념을 마음속에 남겨 두었을 경우, 그리고 그 기억이 지속되고, '긍정적인 역할'이라는 표현이 만들어낸 관념이 마음속에서 이전의 관념과 만나야 둘이 이어집니다. 즉 텍스트와 텍스트가 아니라, 관념과 관념이 서로 통합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이유로 이 심리적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걸 일상적으로 표현하면 '생각없이 읽는다'입니다.
(생각이란 '헤아리고 판단하고 인식하는 것 따위의 정신 작용'이라고 할 수 있으면서 넓은 의미로는 '의식 활동과 그 내용 모두를 지칭'합니다)
위 슬라이드에서 취소선(--)을 그은 부분이 보이죠? 이 부분이 앞과 뒤 내용의 통합을 방해하거나 도와줍니다.
방해하는 경우 - <주민단합과 지역경제>와 무관한 내용으로 인식하면 앞과 뒤 내용 사이에 들어와 둘을 멀어지게 합니다. 마음속에는 일시적으로 담을 수 있는 폭이 한계가 있는데, 연관성없는 것들이 채우면 다른 정보를 들여놓을 수 없습니다. 전화번호 8자리를 기억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어떤 사람은 잘 기억하고, 어떤 사람은 바로 듣고 여러 번 되뇌여야 기억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중간에 단 한 문장정도의 길이만 사이를 채우고 있지만, 실제 글에서는 한 단락이 사이을 채우고 있기도 합니다. 실험을 해 본 결과, 독해력이 낮은 사람은 사이에 채워진 문장들이 적어도 내용 통합을 못하고, 독해력이 높은 사람은 문장들이 많아도 내용 통합을 잘합니다.
왜냐하면, 문장을 그냥 기억하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되, 주제에 초점을 맞춰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위 글에서 '지역 주민의 단합에 이바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다' 이것을 그대로 기억해도 독해력이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아래 글을 봤을 때, 두 번째 문장에서 '지역축제'가 '주민 단합, 경제 활성화'한다는 문장을 다 읽은 지점[BI}에서 추론이일어나는 게 바람직합니다. 멈춰서 생각을 해야 하느냐? 추론을 하도록 연습을 하려면 멈춰서 여기서 내가 떠올려야 할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좋습니다. 실제 지문읽기에서는 자동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지역 축제'를 읽었을 때 지역축제에 관한 지식들이 활성화되었다면, '단합에 이바지', '경제 활성화'라는 것과 통할 수 있는 지식이 '아하!'하는 이해로 이어져야 합니다. 의미상으로는 ~ 를 연결해준다 해서 연결추론bridge inference이라고 합니다.
단합에 이바지하고 경제를 활성화시켜줄 것이라는 지역축제에 관한 지식....타지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먹고, 구경하고, 입장료내고, 숙박하고.....파는 사람, 준비하는 사람이 모두 지역주민....이러니 서로 단합이 되고 돈을 벌겠구나....이런거죠.
이렇게 지역축제~단합, 경제활성화를 연결해준 << ~ >>가 무엇인지 알겠죠? 이것(~)이 마음속에 있다면 이번엔
~를 '대중공연.....먹거리판매와 같이 유사한'과 대응을 시켜봅시다. 이때는 서로가 정말 안맞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대중공연은 '서로 같이 준비함'이 아니라 불러다놓기만 하는 거니까요.(완전히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래서 통합은 꼭 같은 내용일때뿐만 아니라 ~와는 다르네? 반대네? 이런 관계가 뚜렷하면 가능합니다. 이러면 '대중공연, 기념품 판매'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긍정적인 역할>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떠올렸던, <지역경제 활성화>와 <긍정적인 역할> 사이를 이어주는 지역축제의 ~~~한 면모를 다시 생각하게 해줌으로써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계속해서 지역축제의 긍정적인 면모에 관한 관념을 상기시키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래 단락에서도 내실화는 사전적 의미로서가 아니라 맥락에 따라 떠오른 관념 (~)라는 것을 생각해야겠지요. ~이면서 '대중공연, 기념품 판매가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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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겠죠...
읽으면서 축제의 내실화가 제기된 배경, 지역만의 개성을 담은 축제가 되기 위해 필요했던 지방 자치제, 예시를 읽으면서 구조로 이해하면 잘 읽고 있는 거 맞나요?
네~
네. 그것도 바르게 읽는 과정의 한 단면입니다.
반수중이시군요
싫지만 실하게 공부하시길
넵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