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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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믿지 않는 말,
그니까 거짓말을 하면 영혼이 파괴된다.
난 이게 무슨 철학자가 할 법한 그저 도덕적인 관점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이건 굉장히 과학적이고 심리학적인 명제였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학점을 잘 받기 위해
레포트를 교수 입맛에 맞게 썼다고 해보자.
그 학생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자신의 생각은 아직 두루뭉실하고 스스로 반박한 생각은 글로 씀으로써 명확해졌다.
이제 그 사람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자신이 거짓말쟁이라고 인정하거나,
사실 저게 내가 진짜 생각했던 거라고 스스로를 기만하거나.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를 택한다고 한다.
본인이 거짓말쟁이라고 인정하는거보단 그게 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인격"이 축소된다.
인격의 축소는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사람이 살면서 가지고있는거라곤 본인의 인격밖에 없는데
그 지탱목이 깎여나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는가?
이 사실을 잘 알고있는 소련의 전체주의자들은
사람들을 회의실로 불러모으고 체제에 힘을 싣는 문구를 쓰고 읽게했다.
그 결과가 어떨지 너무도 잘 아니까.
이게 20세기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다. 전체주의의 방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개인에게 동의하지 않는 말을 계속 반복해서 하도록 시키는 행위는
정말로 그 사람의 영혼을 부패시키는 작업이다.
지금은 누군가가 시키지도 않는데 스스로 그런 행위를 하는건 정말 끔찍하게 멍청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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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만' 입마개를 씌우면 된다. 라는 입장과 대형견, 소형견 구분없이 모두...
필력 좋으시네여.
감사합니다.
철학과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