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빋 [767541]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0-04-26 12:38:56
조회수 251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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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믿지 않는 말,

그니까 거짓말을 하면 영혼이 파괴된다.

난 이게 무슨 철학자가 할 법한 그저 도덕적인 관점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이건 굉장히 과학적이고 심리학적인 명제였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학점을 잘 받기 위해

레포트를 교수 입맛에 맞게 썼다고 해보자.

그 학생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자신의 생각은 아직 두루뭉실하고 스스로 반박한 생각은 글로 씀으로써 명확해졌다.

이제 그 사람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자신이 거짓말쟁이라고 인정하거나,

사실 저게 내가 진짜 생각했던 거라고 스스로를 기만하거나.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를 택한다고 한다.

본인이 거짓말쟁이라고 인정하는거보단 그게 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인격"이 축소된다.

인격의 축소는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사람이 살면서 가지고있는거라곤 본인의 인격밖에 없는데

그 지탱목이 깎여나가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는가?

이 사실을 잘 알고있는 소련의 전체주의자들은

사람들을 회의실로 불러모으고 체제에 힘을 싣는 문구를 쓰고 읽게했다.

그 결과가 어떨지 너무도 잘 아니까.

이게 20세기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다. 전체주의의 방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개인에게 동의하지 않는 말을 계속 반복해서 하도록 시키는 행위는

정말로 그 사람의 영혼을 부패시키는 작업이다.

지금은 누군가가 시키지도 않는데 스스로 그런 행위를 하는건 정말 끔찍하게 멍청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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