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지망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9603394
*저는 의전원 출신입니다. 그래서 의대생의 생활, 생각은 모릅니다.
다만 전공의 생활을 하면서 과거를 돌아봤을 때 제가 느꼈던 점들을 적은것입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 꿈
의대를 지망하는 모든 여러분께는 저마다의 꿈이 있을것입니다.
그 꿈에는 막연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선망부터 나는 무슨과 의사가 되서 무엇을 하고싶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의학 전공을 배우면서 그 꿈은 많이 바뀌고는 합니다. 이 분야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부터, 특정 분야를 이해하기 어려워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결국 내가 가장 하고싶은걸 고르는게 아니라 차악을 고르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임상의학은 사실 학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초의학을 꿈꾸는 분들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실제 기초의학을 의대 출신이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의 의대에서는 생명공학, 수의학, 약학, 화학등을 전공하신 교수님들이 의대 기초과학 교수님으로 계십니다.)
임상의학은 경험에 입각한 통계결과 집합체 같은 것입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치료는 소위 '해보니까 되더라' 수준의 근거에 입각하고 있고, 표준 치료는 '여러 사람이 많이 해보니까 되더라' 라는 결과로 채택됩니다. 이게 왜 되는지 원리는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문에 의대 수업을 듣는동안 명의를 꿈꾸며 치료의 기전을 이해하고 적제 적소에 교과서적인 치료를 적용하고자 하던 학생들은 막연함 앞에 당황하고는 합니다. 더군다나 전 의과분과를 대략적으로나마 알고 넘어가야 하기에 학생시절동안 거의 불가능한 양의 공부를 해내야 합니다. 대부분의 범인들은 암기를 해내기도 버거워 더 나아간 탐구와 공부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과정에 잘 되고 이해가 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도저히 못하겠다는 분야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 분야가 의대 진학 전과는 많이 다를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꿈이 바뀌어갑니다.
2. 현실
의대를 졸업하고 국시를 통과하면 의사가 됩니다. 그리고 이제 어떤 분야의 의사가 될 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의사자격증을 가지고 GP(일반의)가 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의사 자격을 활용하여 공무원이 되거나 법조계 공부를 이어하여 완전히 다른 분야로 가기도 합니다. 특이 케이스로는 한의대를 진학하여 더블면허증으로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인턴, 전공의를 거쳐 전문의의 길로 가게됩니다. 전문의를 딴다고 끝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페이닥터, 누군가는 개원, 그리고 누군가는 교직으로 가게 됩니다. (교수직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니..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ㅠㅜ)
과거에는 의사들이 초년생부터 회사원들이 꿈꾸기 힘든 수입을 얻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하루라도 빨리 일하는게 정답인 시절이었습니다. 일반의로 나가는게 권장되던 시기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의사 수는 포화되고 (우리나라 기준 포화입니다. 의료 시스템 환경에 따라 국민당 의사수가 저희보다 많은 나라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의사도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때입니다. 일반 GP로 나가서 페이를 뛰면 남들보다 늦게 취업한 잃어버린 10년을 보상받기에는 적은 수입을 얻게 됩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일반인들도 아픈 증상에 따라 과를 보고 병원을 방문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일반의로 살아남기는 매우 어려워질거라는 의견이 대세입니다. 이에 전공분야를 정하여 인턴1년, 레지던트 3-4년을 보내게 됩니다. 남자라면 여기에 군대 3년이 붇어 총 7-8년의 시간입니다. 정말 긴 시간이지요. 이 시간이 지나가면 싫으나 좋으나 그 분과에서 평생을 보내야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선택입니다.
그렇다면 과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비전? 페이? 아니면 QOL?
3. 선택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데에 있어서 정답이 어디에 있을까 싶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역시 '내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는것'을 선택해야합니다.
과에 따라서 분명히 대세가 되는 과가 있고 비인기과가 있습니다. 과거 정재영, 피안성 이런 용어들이 대세과를 지칭하는 단어들입니다. 이러한 인기과는 결국엔 돌고 돕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상 수가에 연관된 정책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인기과는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는 페이나 QOL에 입각한 인기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 흥미, 관심과는 다르게 페이, 인기만 보고 과를 선택해서는 안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책임' 때문입니다.
의사가 사회에서 존중받는 직업군인 이유는 돈을 잘 벌어서도 아니고 똑똑해서도 아닙니다. 의사가 가지고 있는 '책임' 때문입니다.
의사는 내게 오는 모든 환자에게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아야 할 '책임'이 있으며 모두에게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 평생에 걸쳐 부단히 노력해야하며 평생 공부해야합니다. 그러한 책임 완수에 대한 노력이 바탕에 깔려있기에 의사라는 직군이 존중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이 내 관심분야와 다른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어야만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수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비전이 덜하더라도, 페이가 조금 덜하더라도 내가 관심이 가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맺음말
저는 일반외과 (GS) 전공의입니다. 일반외과는 현재 손꼽는 기피과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기에 왔습니다.
저는 바이탈이 보고싶었습니다. 그리고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치료가 좋았습니다. 바이탈을 보는 과라면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다양한 분야 분과들이 있습니다만 수술만큼 드라마틱하게 질환이 개선되는건 없다고 느껴 학생때 부터 인턴기간까지 외과에 관심이 생겼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여러분이 의대에 진학하여 과를 골라야 하는 순간이 올때 개개인이 하고싶은게 하나씩 생길것입니다. 그때 꼭 여러분이 진정으로 하고싶은 분야에 가서 배우고 훌륭한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사실 메디컬 아니고 군기 없어도 눈치껏 행동해야함 0 0
저희는 선후배 안가리고 친구처럼 지내는 느낌이 강한데 밥사줫는데 감사인사도 없고...
-
약사는 대체만 문제가 아님. 0 0
건보 터지고 의사들한테 삥 뜯겨서 죽을때까지 하는 편돌이 상위버전으로 될수도 있음.
-
다들 근육맨이야 ㅠㅠ
-
제일 이해 안되는 군기 1위 0 0
초등학교 방송부 군기 너무 무서웟어 선배보면 안녕하십니까 무조건해야하고 어떤애...
-
군기는 항상 조심해야함 0 0
말 잘못했다가 고소미매쓰 먹을 수 있음 진짜 법 잘 아는 사람이면 집요하게 괴롭힐...
-
그놈의 주변도르 0 0
어휴
-
실시간 인접 지역 산불 발생 0 0
설마 출동 안하겠지 제발
-
얼마됨?
-
척추척추척추 2 1
척척추
-
"서울대학교(자연계열)" 이건 반박못함
-
집밥 1위 반찬 뽑아보세용 1 0
-
불참비<-이거 왜 걷는 거냐? 6 1
참석 후 개인 사정으로 불참도 아닌데 왜? 아예 처음부터 안 가는 거잖아 걍 이해가 안 됨 ㅋㅋ
-
공부실력이 안되서 메디컬을 못감
-
메디컬 아니어도 지방대 중에 군기 있는 곳 있던데 2 1
ㅇㅅㅇ...
-
짜피 존재감없는 찐따로 지낼거라 군기라도 적었으면
-
성대 서강대 경제는 어떤가요 2 1
사탐런 때려서 문과로 왔습니다. 반수 생각이 계속 들기는 하는데, 제가 재수한거라서...
-
약대 갈바에 한의대 가셈. 6 2
대체 위험성 평생 안고 살아가면서 월600받던거 월300 받는 진정한 편돌이로 변할수도 있음.
-
90년대 순천향의대 군기 썰 8 0
아빠 레지던트때 교수님이 수술하는데 옆에서 졸고 있다고 교수가 구두로 정강이 걷어참
-
스블 들으려고 대성 끊었는데 0 0
스블 존재를 알기 전에 산 뉴런이 있는데 수2는 새거고 수1은 필기 1장 정도...
-
24수능을 언미생지로 쳤다가 27수능을 군대에서 생윤 사문으로 응시하려고 하는데...
-
메디컬 대체 0순위 1순위 3 0
0순위: 자판기로도 대체 가능한 약사 1순위: 의대 내 손기술 사용 안하고 단순...
-
현재 전국 날씨 8 1
보라 눈 파랑 비
-
근데 점공 저거 구라로 해도 0 0
뭐 불이익이없음뇨? 인증같은 거 요구는 못하나 메인글보고 쓴거
-
아무래도 생명을 다루는 일이니까 현장에서 군기 잡기보다 1학년 때부터 미리...
-
필승 3 0
-
와 설컴 401 ㅋㅋ 0 0
추합 돌면 더 내려가는거 아니냐 ㅋㅋ
-
벽에 에반게리온 봇치 포스터로 싹 도배가 되어있고 한쪽에는 막 인형, 피규어들...
-
서울 왜 눈 안옴 0 0
나도 눈 ㅜㅡㅜ
-
성북구쪽은 바람만 뒤지게 부는데요 13 0
강남쪽은 다른건가요 눈이 온다네
-
나머진 그렇다 치는데 행렬을 모름 걍 공부할까요??
-
북극인데 완전 ㅋㅋ
-
엘사 여왕님 또 화나셨너 6 1
눈이 갑자기 막 휘몰아치네
-
가나군 둘다 떨어지고 이렇게 될까봐 두려움 .. 0 0
올해 수능점수 내년에도 받을 수 있을지 .. ㅋㅋ
-
이거 셋 다 붙으면 어디갈까요 7 0
전 광운자전 안붙으면 그냥 교대 갈것 같은디 광운대랑 교대 고민되네요... 광운...
-
성대 가군 자연 점공 T.T 추합 돌까요?? 정원 147명 참여자 281명 점공률...
-
군대 부조리 하면 일단 풋살, 축구 강요이긴함 10 3
개인적으로 팀플에 소질이 없어서 롤도 잘 안하는데 여기에다 순발력도 필요하고...
-
대치 길 왜이리 밀려 4 0
1km이동하는데 15분 찍혀서 걍 걸어가는중 근데나 15kg미소녀라 날라갓읍
-
강대 강사 조교 하려고 하는데 3 0
갓성인이면 무시받나
-
모교를 갈 일이 또 생겼다 1 1
학생건강기록부 전산처리 및 관리지침 제14조(자료의 보관) ① 학생이 고등학교를...
-
방 어떻게 꾸미지 0 0
흐으으음
-
연잡대 고잡대 7 1
구라치는 거지? 장난이지? 연대랑 고대가 어케 잡대야
-
아이디어 vs 스블 0 0
수학 9모 이후에 늦게 시작해서 아이디어+기생집 점프 제외만 풀었고 9모 5등급에서...
-
군생활 해보니까 육군 군수가 얼마나 경이로운 수준인지 깨달음 12 1
난 내가 좋아해서 하는 주식,부동산 공부도 주말에 몇시간 깔짝하는거 외엔 핸드폰 +...
-
언매 vs 화작 0 0
올수 성적표입니다.... 미적탐구가 처참하게 나와서 한번 더하게 되었는데 언매를...
-
풀만한 기출/사설 추천해주세용 6 1
지금 내 실력을 확인하고 공부하고 시퍼용 (풀어봤던 거: 2606, 2609,...
-
군대도 안 간 놈들이 태반인 곳에서 왜? 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 군대에서도 보면...
-
재작년에 우리학교에서 서울대 의대 간 동아리 선배(05) 의대 증원때메 휴학할 때...
-
베츠니 3 0
이이사토
-
와 라이터 불이안붙네 5 0
바람이 얼마나 부는거임

완전 정독했습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런 글은 이륙 해야지
좋은 글 감사합니다!GS 너무 멋있어요ㅠㅠ 근데 이 분야는 손재주가 안 좋으면 포기해야 하는 분야인가요?
아니에요! 수술은 어차피 반복 숙달이라 반복하면 엇비슷해진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외과의사는 케이스가 깡패에요!
좋은글감사합니다
법조계 쪽으로는 어떤 식으로 나가는지 궁금하네요 ㅠㅠ
정말 정말 드물게 의료소송 변호사가 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페이라던가 구체적으로 좀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의료소송 변호사 페이는 잘 모르겠어요ㅠ
그냥 카더라로 백날 의사해봐야 그분들이 더 번다..이렇게 들었었어요
만약 Smc 근무시면 저를 본적도 있으시겠네요 ㅋㅋ

멋져요 ㅎㅎ대학병원 교수되는 게 얼마나 힘든가요? 잘 감이 안 와서요ㅠㅠ
대학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과 교수 되기는 정말로 힘들지요. 치료 잘하고 수술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연구능력도 있어야하고..마침 내가 딱 해당 분야로 나설때 해당 분야 TO도 딱 나야하고
오랜만에 가슴 뛰게 하는 글이네요. 죽지 못해 의대에 간 것 같은 글들이 하도 많아서 지겨웠는데...
혹시 주관적인 과별 특징 같은 것에 대해 써주실 수 있나요? 분위기가 어떤지, 필요한 역량이 뭐가 있는지, 어떤 성격의 사람에게 추천하는지 이런 거요!
실제로 가있는 사람은 다들 천차만별이에요!
다만 내과계는 포기하지 않고 끈기가 있는 사람이 갔으면 좋겠고 외과계는 순간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 갔으면 좋겠고 응급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사람이 갔으면 좋겠고..하는 정도의 느낌은 있어요.
과별이라면 관심있는 과가 있나요?
딱 한 군데를 정해놓지는 않았는데, 바이탈을 보는 과를 하고 싶어서 지금으로서는 내과, 일반외과, 소아청소년과 정도 관심 있습니다!
다 메이져과네요!
소아과는 소아를 실제로 접해보고 정하면 되요!
내외과는 워낙 수술방을 들어가봐야 나한테 맞다 안맞다가 느껴질것 같아요!
힘내서 좋은 의사 되세요!
감사합니다! 정말 멋있는 분이시네요

외과 정말 멋있어요저도 성적만 되면 꼭 정신과 의사가 되서 정말 공부해서 상담도 해드리고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ㅎㅎ
가능성 탓하는 제가 부끄럽습니당 ㅠ
잘 되실거에요!
저는 의전으로 왔는데 그 전에 대학가는데에 수능을 세번 치럿어요. 원하는 대학에 갈때까지.
포기하지만 않으면 원하시는 꿈 이루실거에요.
불멸의 의학드라마 주인공 GS
멋있네요

평생 직업으로 해야 되는데 본인이 하고 싶은거 하는게 최고죠~교수직이 하늘에 내리는 것이라는 뜻은, 그만큼 교수직이 좋은 자리라는 뜻인가요?
되기가 어렵다는 얘기지요!
원해도 되기 어려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