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256351] · MS 2008 · 쪽지

2012-06-12 00:31:10
조회수 687

알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923834

그냥 던져놓고 입을 다물면 무책임하다는 느낌이 들어 마저 정리하려고 합니다. 



'소외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까운 표현으론 주객전도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2억 짜리 슈퍼카를 타기 위해 한의대에 진학한 a가 있습니다. (못 믿으시겠지만 출강하는 외래교수님께서 타고오십니다.)



분명 a는 어떠한 성취를 이루기 위해 한의사가 되었고, 실제로 슈퍼카를 타게 되었음에도 a는 '삶이 허무하다.'고 할때, 우리는 a가 삶으로 부터 소외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다양한 이유에서 이겠지요. 2억짜리 슈퍼카를 타려면 과잉진료를 해야 하거나, 치료를 위한 한의학을 하지 않거나, 제반 이와 같은 선택을 하는 자신. 슈퍼카를 단 하루 몰고 6일은 다락방같은 진료실에서 지내야 하는 고통. 인간의 본성에서 멀어져 버린, 누군가가 시키지 않았지만 어떤 '도구'가 되어 버린 느낌. 



이럴 때 우리는 소외되었다고 합니다. 목적이 전치되었다고도 하고, 슬프다고 하기도 합니다. 



성공하고 싶으신가요?

행복하고 싶으신가요?



고려대에 진학하고 싶으신가요? 왜 진학하고 싶으신가요?



생각을 하고 싶진 않나요?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진 않나요?



혹시 평가원 지문에 천사를 부르짖는, 자신을 떠나지 말라 애원하는 번역기계가 떠오르는 친구 없나요?



알이 먼저일까요, 닭이 먼저일까요?



아둥바둥 공부해서, 내 자식에겐 이런 유산을 남기지 말아야지, 일단 대학에 들어가서 생각해 볼거야, 돈부터 벌어놓고 생각해 봐야 겠어. 



행동하는 양심은 지금 고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면 갈수록 포기할 수 없는 무언가가 더욱 커져갑니다. 

'책임' 이라고 하기도 하고, '욕심'이라고 하기도 하고, '온건해져 간다'라고 하기도 합니다. 



내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대학을 가려고 공부하든, 공부 자체를 열심히 하려하든

결과는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고. 



왜냐하면, 당신은 공부 자체에 목적을 두기로 결심한다고 당장 보던 평가원 언어를 덮어버리고 세계문학전집을 읽을 바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어른들에게서, 그것도 이렇게 말하면 안되지만 돈독이 올라버린 어른 가까이서 배우는 당신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였습니다. 



대학은 온전히 당신의 힘으로 가는건데, 타인의

도움으로 갔다는 착각과, 또 그 착각에서 파생되어 오르비에 상주하며 제 2의 리웰을 꿈꾸는 당신이 안타까워서입니다. 



세상은 넓고, 아름다운 사람은 많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면서, 대국민의 공익을 위한다고 소리치는 친구가 아니라,



진정으로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이유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의사가,



정책입안자가,

누군가가 지적하였듯이 matrix속의 neo가 자랄 수 있어야 합니다. 



답이 있을까요? lacri가 악의를 가지고 fait을 만들었을까요? 제가 악의를 가지고 페로즈 아미나스를 겨냥했을까요? 어느 바보가 왜곡될 줄 알면서도 그렇게 글을 남겼을까요?



우리의 그릇이고 우리의 모습입니다. 무엇을 지향하나요, 당신의 행복을? 꿈을, 가치를? 무엇을?



좋은 밤입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잠수모드 · 349182 · 12/06/12 00:38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까프레 · 401315 · 12/06/12 01:19 · MS 2012

    오늘도 자기전에 오르비에 들러서 눈팅을 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일전의 댓글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제가 확대해석을 하고 왜곡되게 독해를 한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사적으로 연을 맺고 있고 제게 많은 도움을 주신 페로즈님에 대한 저격형식을 띄었다고 느껴서
    말이 거칠어 진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저 역시 제 꿈을 쫒고 있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며,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사람입니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것을 하고 싶고, 하고 싶은것을 하며 살고 싶은데, 현실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아서
    한때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실전이고 현실을 살아가는 존재로써, 현실을 무시하면서는 도저히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는 판단에
    현실과 타협을 하고 살아갑니다.
    물론 제가 하고 싶은것을 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며 좋은대학에 가는것이 먼저 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더 쉬운방법일 수도 있고 편법일 수 도 있는 방법을 택하는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목표점에 도달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페로즈님의 책이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고 수험생에게 확실한 도움이 되는 책이라면 전 기꺼히 살 의향이 있습니다.(이미 구매하였네요..)
    물론 페로즈님의 책이 비싼것은 사실입니다. 페로즈님도 이부분은 인정하신걸로 압니다.
    그때문에 현재 진행하시는 무료 프로젝트 등이 많이 있습니다... 이해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이미 한번의 패배를 맛본 저인지라 이번에는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기도 합니다.
    수험생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은 여러가지이겠습니다.
    님과 같이 수험생에게 더 좋은 방향을 제시하여주고 더 멀리 바라보고
    세상을 더 오래사신 분으로써 좋은 좋언을 해주시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일단 입시를 치루는 학생들에게 급한불을 꺼주시는 소방수의 역할을 해주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대학에 진학한 후 계속 현실과 타협하고 세상이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학생들도 있을것이며, 님이 제시한 방향같이
    꿈을 쫓는 학생들도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상.. 후자는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전에 거친 말로 공격한것은 제 불찰인것 같습니다.
    페로즈님또는 멘토분들도 다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그분들에게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순간 욱했던것 같습니다.
    제 짧은 말쏨시와 두서없는 사과문을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 커서 · 372989 · 12/06/12 01:49 · MS 2011

    수험생들이 과연 그걸 모를까요.. 적어도 작성자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오르비회원들이 오르비마켓을 신처럼 떠받드는 것도 아니고, 책쓰시는 분들이 한낱 돈에만 연연하는 장사치인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다들 소신 있게 만들고 회원들은 댓글보고 평가보고 사는건데 세뇌된 인간인냥 취급을하니까 기분이 나쁘네요. 수험생활 끝나면 못 읽었던 책들도 읽는다든지, 누구든지 나름대로 향후 계획들이 있을 터이니 안타까워 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네요.. 그리고 아미나스가 아니고 아라미스 아닌가.. ; 어제부터;

  • 시테 · 357494 · 12/06/12 09:36 · MS 2010

    공부가 하고 싶어서 했고, 수능도 점수보다는 해당 학문의 실력을 진짜로 높이고자 하면서 공부했어요(물론 대학 공부나 진짜 학문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만요).
    덕분에 별 무리 없이 수능을 준비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샤우트 · 403949 · 12/06/13 14:03 · MS 2012

    그누구도 페로즈님을 신으로 떠받들지 않습니다. 그저 그분이 제공하는 컨텐츠를 우리의 힘으로 노력으로 잘사용해
    목표를 이뤄내는것이지요. 지금 님이하고잇는행동은 수험생을 위한행동이라기보다는 그저 페로즈님에대한 열등감밖에 느껴지지않습니다.

  • 샤우트 · 403949 · 12/06/13 14:05 · MS 2012

    품고잇는 생각은 어떨지몰라도 글을 쓰는데에 잇어서의 태도는 공부더하셔야겟네요. 왠만한 수험생보다 저질스럽습니다.

  • (T_T) · 310930 · 12/06/14 21:36 · MS 2009

    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런생각을하는동안 꽤 오랜기간 방황을 했었고 결론적으로 용기가 생기지않았기에 현실에 순응하자하고
    허겁지겁 펜을 다시 잡았습니다..
    대학을 가고 안가고 만일 다음번에 또다시 제가슴속에 회의가 일어난다면 그때는 정말 용기를 내볼작정입니다.
    전에 쓰신 글도 보고왔지만 글의 내용은 상당히,충분히 동의하고 지지하는바입니다만 오르비는 그게 좋은선택이든 아니든 목숨을걸고
    수능을 깨부셔야만하는 사람들이 모인곳이라 반응이 심상찮았던것 같습니다.
    덧글을 어떻게끝내야하나.........쩝.. 좋은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