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알라셩 [960342] · MS 2020 · 쪽지

2020-03-20 18:20:24
조회수 3,059

사회에 대한 제 견해와 수험생 분들께의 당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8682509

일단 저는 누가 들어도 알 만한 대학을 중퇴하고 교원대에 가는 사람입니다여기 분들은 자기가 어느 대학에 과연 갈 수 있을까수시가 유리하나 정시가 유리하나정말 열심히 하고 있고 한데 과연 제대로 원하는 학교 성적이 나올까 이런 고민을 안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일단 사전적 의미의 대학은 재사회화’ 공간입니다고차원적 지식도 탐구해야 하고전공 지식도 갈고 닦아야 하며친구나 선후배도 사귀면서 인성 생활태도 등도 개선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질 배우며 전인적 교육의 장이며 다양한 요소들을 배우는 곳이 대학입니다그런데 한국은 타 국가와 달리 출신 대학을 중시하는 풍조가 아직까지 만연해 있습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소위 스카이죠이 세개 대학 이름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 거의 없다고 봅니다수험생들의 최대의 로망일 테고요그러나 왜 스카이가 좋냐스카이를 가서 뭘 할 거냐스카이가 정말 취업이 잘 되는가에 대해 답을 하라 하면 확실한 향후 10년간의 계획을 안 짜고 답을 못하는 수험생들이 많을 겁니다스카이가 좋은 이유는 전문직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보장되며대기업 취업에서도 학벌 파벌이 있고 공무원 사회에서도 암암리에 좋은 대학끼리의 라인이 있기 떄문이다’ 일 겁니다스카이 나온다고 100프로 성공한다는 보장 없습니다제가 아는 어느 고대 국문 출신 국어 선생님은 학점이 나빠서 할 수 있는 일이 강사밖에 없었다라 하더군요맞습니다그 대학에서도 학점을 잘 받고스펙 관리 엄청 하고치열하게 해서 공무원 시험이든 행시든 임용이든 자격증을 따낸 사람만이 또 승리합니다그 대학 역시 안에서 상대평가인 학점 경쟁이 이루어지고못한 사람은 거기에서도 도태되고 일자리의 기회가 줄어듭니다다만 그렇게 성공할 확률이 스카이 등 상위 대학에서 상당히 높게 차지하기에 좋은 대학을 가려 기를 쓰는 것이죠제 학교인 고대를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2학년 때 이중전공 신청 있고 합불 조사도 하는데 학점이 4.2 이상 되어야 비상경에서 경제경영 이중이 가능하다 합니다또 연고 비상경에서 취업(일반 대기업)은 힘들다는 게 유명하고서성한 상경대까지 나와야 취업이 비교적 쉽다는 것도 유명합니다학점 스펙 엄청 좋지 않은 이상 그 여러분이 가고 싶어하는 ‘ky’에서도 취업은 역시 힘들다는 거죠.

 

또한 우리나라는 학연 지연이 유명한데 학연 같은 같은 라인 연줄 때문에 명문대를 어떻게든 가려 합니다아버지가 고대 갈 때 말씀하시더군요 고대는 선후배간 땡겨 주는게 강하다고맞습니다제가 18년에 고대 휴학하고 쉴 때 15학번 학생부회장 선배님이 톡으로 교우회장님이 연말행사 관해 물어보신다고’ 하더군요저는 행사에 불참했지만 유명한 사실로 고대 교우회가 엄청 선후배간 돈독하다 했는데 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부터는 제 반박입니다애초에 대학을 잘 못 가고 낮은 레벨을 가면 갱생의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로스쿨 시험을 볼 때 출신 대학을 조사한 결과 상위 대학부터 차지했는데문제는 홍대 숭실대 등 인서울 중하위 대학의 법학과 학생들은 0.1프로 내외밖에 비율이 안 되었다는 겁니다은행 등에서 입사 시험을 칠 때 몇몇 대학은 단지 학교 이름으로 자르거나 마이너스 점수를 줬다 합니다그 사람의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한 번에 대체해 버리는 것이 대학 이름이 된 겁니다실제로 제가 학원알바 등을 오래 했는데제가 가면 고대’ 그 하나만 잘 보고 뽑아 준 학원도 있었고 고대에서 뭘 배우는지 과목 이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더군요대학을 간다는 것이 여러분도 입시를 치르고 있지만 바로 원하는 성적이 열심히 공부한 것에 비해 비례를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수능)에서그런 학교 이미지로 개인의 달란트라든가 다른 누구보다의 특장점을 가진 부분마저 간과되어 버리는 겁니다해외는 위의 사례와 전혀 반대입니다일본 미국특히 미국의 경우 취업에서 명문대 몇 개만 대우해 주고 이런 부분이 별로 없습니다주로 포트폴리오를 보며 학교 이름보다도 대학 시절 한 활동이라든가 동아리 활동 등 체험 활동인성(주변 대인관계를 알아본다고 하죠등을 더 중요시합니다본인의 달란트를 학교 이름이 굳이 아니어도 살릴 기회가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또한 한국 대학의 경우 커리가 거의 짜여 있어 다양한 경험을 자기 뜻대로 자유롭게 하고 순수 학문을 배우며 즐거워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특히 요즘은 상경계통 취업이 잘 되어 경영 경제 공부를 인문대인데도 하기에 바쁘지역사나 철학 등에는 경시하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미국은 liberal arts college가 따로 있을 정도이고중고등학교 때 지리 과목을 중시하고 특히 화이트클래스 계층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고전 인문철학 도서를 많이 읽힌다고 합니다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갑갑한 얘기다라고 느낄 수도 있으나 현실적 문제에 대학생들은 더더욱 당면해 있기에 고전인문서 등으로 창의인성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사회에 나가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출신 대학도 어느 정도 평가 요소에 반영되되 본인의 달란트와 능력도 결코 취업에서그리고 취업한 후에도 취업한 집단에서 경시되어서는 안 된다고요동아리나 봉사 활동 같은 여러 활동들원만한 대인관계 능력 및 외국어 프리토킹 등 실무 능력 등이 될 겁니다또한 두 번째는 대학에서 인문학 공부를 좀 시키는 풍조가 다시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제가 중학교 때 읽었던 리딩으로 리드하라’ 란 책에서는 인문학 서적 읽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예로 과거 7~80년대 한국 대학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 선배들이 후배에게 대학 입학 첫날 논어와 플라톤의 국가론을 권했다고 합니다고 신해철만 해도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들고 다닐 정도로 철학 학도였고(서강대), 당시 대학생들은 순수 학문을 탐구하고 즐기는캠퍼스의 낭만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그런데 요즘은 힘든 현실에 치인 나머지 대학도 취업을 위한 도구로 전락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조금 현실과 괴리된 바보 같은 너무 이상만을 좇는 사람처럼 느껴질진 모르겠으나 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할 때 취업이 잘 되는 학교를 골라 제 주변에도 공부를 엄청 잘해 상위권 대학을 가지 못한 상당수가 간호학과를 지방대에서 전공하고 있습니다또 취업사관학교’ 이런 말을 대학 앞에 붙여 홍보하는 대학들도 여럿 봤고요각박한 현실에서 살아남으려 전인적 교육을 외면한 채 취업만을 바라보는 제 또래 분들을 보며 힘들었습니다저 역시 원래 꿈이 중학생 때 언어학자였으나 현실에 가로막혀 취업이 잘 되는(물론 적성에도 맞았지만교사 쪽으로 꿈을 바꿔 현재 교원대에 갑니다어머니나 형은 또 제가 고등학교 때 국어를 그닥 잘하지 않았고 모의고사 수능도 당시에 국어 점수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니가 무슨 언어학자냐 이렇게 조소 비슷하게 하더군요.

 

저는 제 또래 분들이 현실에 치인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합니다현실은 상경 경영 경제만을 주로 인정하다 보니 실제로 국문 영문 등의 공부를 하기 위해 관련 학과에 진학했음에도 취업할 만한 자리가 거의 없는 겁니다. ‘문송합니다라는 말까지 나오며 한탄하는 인문학도들을 보고(어느 다큐에서도 서강대 철학 졸업학번 즈음의 고학번 분들이 동기들 취업 안 되었다고 한숨쉬는 장면이 나오더군요대학을 가는 것은 진짜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취업을 위해 가는 것이다그리고 명문대를 갈 정도로 실력이 한국에서는 인정받는데도 설 자리를 과도한 경쟁 떄문에 만들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여기 계신 수험생 분들은 성적이 나오는 것에 따라 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겁니다자신이 정말 하고 싶으신 일을 하세요위의 제 푸념을 현실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사회는 좀처럼 안 달라지겠지만본인이 원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겁니다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큼 세상에서 뿌듯한 경우는 없을 겁니다제 푸념이 세상에 먹히려면 저희가 기득권이 되는 때까지 기다려야겠고 아직 멀어 현실을 고려하시고 아직은 중경외시’ 이상 나와야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원서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은 있으므로 일단은 그 이상 가려 최대한 노력하십시오정 안 되면 그 학교자리에서 자기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고 과톱이 되든 스펙을 엄청 관리하든 하시면 될 겁니다본인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또 나중엔 사회가 변하겠지란 희망을 가지고 지금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임하신다면 무엇이든 잘 되고 자신에게도 뿌듯할 겁니다또한 자신의 목표 의식을 가지고 향후 10년과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인지를 미리 계획하시고 사십시오제 고등학교 때 국제고에서 고등학교를 어떻게 보내고 대학에 가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미리 계획하고 온 친구들은 대부분 서울대 등 남이 부러워하는 학교를 간 것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계획에 맞춰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따라서 수험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30~40대까지의 인생 계획을 중장기적으로 보고 꿈과 희망을 갖고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역시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의 풍토취업 등 현실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바뀌길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수험이란 긴 레이스를 달리기 시작하신엄청난 용기와 결단을 하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잘 되시길 바라겠고원하시는 일을 하시며 행복한 인생을 멋지게 꾸려가실 수 있길 빕니다화이팅!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유우비트 · 884273 · 20/03/20 18:31 · MS 2019

  • 알리알라셩 · 960342 · 20/03/20 18:45 · MS 2020

    ㅎㅎ 감사합니다~
  • 오호라아! · 776233 · 20/03/22 02:39 · MS 2017

    와 홍법 로스쿨 작년인가 전국 11등으로 자교로스쿨 없는 학교중에서 순위 높던데.. 현실은 암울하군요 홍대가 그러면 주요 15대 밖 인서울, 지방대는 더 암울할거라생각하니.. 참 힘드네요

  • 알리알라셩 · 960342 · 20/03/22 03:07 · MS 2020

    그렇죠 그런데 현실은 더더욱 힘든 것이 아시겠지만 로스쿨을 좋은 높은 로스쿨을 갈수록 변호사 시험에 붙기 유리하고 또 변호사 시험 붙어도 좋은 로펌 가기는 또 힘드니까요

  • 알리알라셩 · 960342 · 20/03/22 03:09 · MS 2020

    제가 말씀드렸겠지만 우리나라는 정말 경쟁에 경쟁을 물고 끝이 없는 사회이다 보니 현실을 말하는 것도 지겹네요. 다들 아는 갑갑한 현실을. 모든 일들이 너무 바늘구멍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