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설이 [463916] · MS 2013 (수정됨) · 쪽지

2020-03-14 21:14:30
조회수 527

시나브로 모의 44번 해설(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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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문제 중엔 이 문제가 제일 정답률이 낮더라고요


문제는 원저작권자 분들이 배포를 안 한다고 하셔서 선지만 들고 판단하겠습니다.


 글 다 쓰고나니 배포됐네요 그래서 캡처짤 올립ㄴ다



 1. ㄱ은 종소리를 울리겠다는 화자의 으ㅣ지가 담겨 있다.


이 선지를 많이 골라서 틀렸을 것 같은데..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는지는 얼추 이해되는데 표현이 좀 애매합니다


이 시는 '종'의 구속에 잡혀있는 화자가 '종소리'로서 자유로운 존재로 변모하고자 하는 모습을 그린 시인데, 여기서 '종'은 모두 화자가 직면한 공간의 특성이 녹아든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현실적으로 종 안에 갇힌 인간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있다면 그게 에밀레종이겠죠. 그러니 '종'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화자가 인식하는 공간의 성격이 압축된 거라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여기서 화자는 '종'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종'이라는 억제된 공간 그 안에 있으면서 '종'에 대항하는 존재입니다.


아마 출제자는 화자의 자유를 향한 의지를 '종소리를 울리겠다'로 구성한 것 같은데 화자가 마치 '종' 바깥에 존재하는듯 사동사를 활용한 건 뭔가 위화감이 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종소리'가 자유를 향한 화자의 의지가 상징적으로 드러난 시어인 건 맞으니 아예 틀렸다고는 못 하겠군요



개인적으로는 화자가 지향하는 모습의 속성을 드러내어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뭐 이런 식으로 구성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료배포하는 국어모의고사에 쓸데없이 딴지거는 건 예의가 아니므로 일단락합ㄴ니다



2. ㄴ은 역사에 갇혀 억압적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자유의지를 상실하는 공간이다.


 '칠흑의 감방'은 누가 봐도 일단 거지같은 공간이란 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문맥상 종 안의 공간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 공간에는 일단 화자가 있을 거고, 감방 안의 '청동의 벽'에는 역사가 갇혀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칠흑의 감방' 안에 '역사'라는 구속 기제가 잡혀있는 거지 '역사' 안에 '칠흑의 감방'이 갇혀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아마 이게 의도한 풀이가 아닌가 하네요


 그리고 '칠흑의 감방'은 '자유의지를 상실하는 공간'도 아닙니다. 종소리가 되어 떠나는 화자가 '칠흑의 감방' 안에서의 '인종'이 끝이 나는가하며 영탄적인 표현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일단 존버했다니까 화자의 자유의지가 파괴된 상황에 있었던 것은 아니겠죠. 화자가 자유의지를 지니고 '칠흑의 감방'이 만드는 억압적 분위기를 견뎌낸 것이라고 해석하는 게 적절합니다.



3. ㄷ은 공간의 이동을 통해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 곳을 향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죽으면 풍장해달라는 내용의 시인데 2연의 맥락을 느낄 수 있었다면 별로 복잡하게 생각할 것은 없었습니다



4. ㄹ은 시간과의 단절을 통해 삶의 시간에서 벗어나는 상황을 나타낸다.


 손목시계의 시간은 생전 화자의 생활을 통제해온 것으로 묘사됩니다. 삶의 유한함에서 자연 속으로 돌아가며 일어나는 화자의 변화? 그렇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5. ㅁ은 과거의 물질적인 삶을 살아가던 화자를 보여 준다.


 4의 '손목시계'와 유사하게 '유한함'이 드러나는 사물인데 뭔가 '물질적인 삶'이라고 하니까 집게사장같이 살았다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이것도 삶의 유한성에 구속되어 있던 화자의 육신을 대표하는 사물로, 여기서 물질적인 삶은 바로 유한성을 지시하고 있는 거라고 보셨으면 수월합니다.


 45번이랑 선지 내용이 충돌되는 부분이 생겨서 물질적인 삶이라는 대용어를 쓴 것 같은데, 뒤의 '바람'과 성격이 대조되는 사물로 부각된다는 내용의 선지로 썼다면 더 좋지 않았을지..



 아무튼 44번의 정답은 그래서 2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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