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893109] · MS 2019 · 쪽지

2020-02-28 19:39:30
조회수 2,174

오늘 20년 인생 처음 느껴보는 충격.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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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수생이다

노베다.

전교꼴지도 3번 해봤다. 전교에서 나 혼자 한자리수 받기도 했다 진짜 미친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과에서 이과로 갈아타는 미친놈이다 진짜 미친새끼이다


고3때 누구와는 다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존나 놀았다

수능도 ㅈ망했다

근데 어느날 진로에 관한 회의심이 들어서 그냥 이과로 돌려버렸다


여기서 잠깐 내 과거를 돌아보자면

나는 20년 평생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였다

중3때 수학 52점에서 2학기 통합 99.1점까지 올렸을때에도

고3때 인문통합수학 전교 30등 23등 했을때도

고2때 전국모의고사 백분위 80 전교 17등 했을때도

난 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어렸을때부터(엄마 아빠 생각이다) 똑똑했다고 한다

어렸을때부터 동생보다 나에게 기대를 쏟았었다.

하지만 엄바 아빠와의 바램과는 다르게 시험을 잘 못 쳤다

그래서 중2때까지는 엄마한테 좀 많이 혼난거 같다

그런데 계속 이런 점수 받아오니까 엄마도 드디어 포기하셨다

나도 운명이겠거니 생각하며 존나게 놀았다 공부는 물론 하긴 했다. 하는 척만


그리고 고1때 놀면서 공부하는척하고 내신 화려하게 말아먹고 고2때 친한친구들 많이 생겨서 놀러댕겼고 고3때 공부한답시고 메가패쓰 끊어서 인강도 듣고 그랬다.

하지만 난 공부를 수동적으로 했을 뿐이다. 그래서 수능도 좆망했다.


난 지금까지 공부가 왜 필요한지, 왜 해야 하는지, 그런것들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다른애들과 다름없이 재수를 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진짜 공부법 물어가면서 그거 똑같이 적용하고 국어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풀었고 수1은 배운 내용이 있으니까 복습한다시고 개념쏀라이트+라이트쎈 하루에 100문제씩 1300문제 정도 풀었다 국어 성적도 오르고 있고 감히 지딴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어느날과 다름없이 한석원 선생님의 인강으로 음함수의 미분법, 역함수의 미분법, 매계변수의 미분법을 배울 차례였다

인강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역함수의 미분법 차례가 되었고 한석원 선생님은 앞뒤 백지를 꺼내서 진하게 그래프 그리고 뒤집어보면서 설명을 하셨다 순간 이해가 확 되면서 갑자기 수학현강쌤과 석원쌤이 떠올르면서 감정이 북받쳤다. 그냥 충격을 엄청 받았다. 공부가 이래서 하는거구나. 그걸 내 마음으로 처음 느꼈다. 충격이였다 입가에 미소가 귀에 걸릴듯 걸렸다


끝나고 바로 저녁먹는타임이였는데 평소면 10분이면 다 먹을 밥을 먹는데 40분 걸렸다

충격받아서 밥이 목구멍으로 잘 안 넘어갈 정도로


솔직히 나는 모르겠다

이런 글 올리고서 수능 좆망하면 그냥 비웃음거리될거고

이런 글 올리고서도 갑자기 슬럼프가 강타해 공부를 제대로 안 할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내 게시글을 보고 김칫국 1리타 원샷하네 븅신새끼 ㅋㅋㅋㅋㅌㅋㅋㅋㅌㅋㅋ

이랬을수도 있을거 같다. 작년에 내가 이런 글을 봐도 똑같이 생각했을거 같다


그냥 모르겠다 머리가 멍하다

가슴이 진정이 안된다

갑자기 엄마아빠한테 미안해진다 


내 필력이 딸려서 그냥 막 휘갈겨 썼는데 끝까지 읽으신 오르비언 여러분을 무엇을 해도 성공하실 분이시다

이상 내 의식의 흐름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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