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독서지문 읽는 방법 #1 [ 칼로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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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평가원 열의 실체와 열효율.pdf
(반드시 지문을 먼저 분석해보고, 해설을 읽으시길 바랍니다)
어제 너무 급하게 글을 써서 의도 전달이 제대로 안 된 점 죄송합니다 ㅠ
주제 잡는 게 중요한지조차 모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을 쓰다보니 너무 쉽게만 보일 것 같아요.
주제 잡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으면 이제 어떻게 잡는지 알아야 겠죠?
저는 대부분 '대립항'과 '반복'으로 잡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1. 대립항 (차이점)을 찾으려고 생각하면서 읽기
대부분의 구조독해를 가르치는 인강선생님들도 이건 빼놓지 않습니다.
차이가 존재하려면 기준이 있다는 것이고 기준이 있으면 그걸 기반으로 요약/기억하기 쉽다는 것이죠.
'이걸 누가 모름?'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이걸 시험에서 주요 정보가 기억날 정도로 읽으시려면
상당히 많은 연습과 분석을 하셔야 합니다. 한 번 읽고 써볼까요?
① 18세기에는 열의 실체가 칼로릭(caloric)이며 칼로릭은 온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흐르는 성질을 갖고 있는, 질량이 없는 입자들의 모임이라는 생각이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② 이를 칼로릭 이론이라 ㉠부르는데, 이에 따르면 찬 물체와 뜨거운 물체를 접촉시켜 놓았을 때 두 물체의 온도가 같아지는 것은 칼로릭이 뜨거운 물체에서 차가운 물체로 이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③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자들의 큰 관심사 중의 하나는 증기 기관과 같은 열기관의 열효율 문제였다.
①번 문장에서 나온 정보는 칼로릭의 이동 방향(성질)입니다. 이는 ②번 문장에서 반복되고 있죠. ③번 문장에서는 앞으로 전개될 주요 정보가 '열효율'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아마도 그게 칼로릭의 성질과 관련이 있는 거겠죠.
이런 식으로 수루룩 정리가 됩니다.
근데 이렇게 정리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근거를 정리하는 거겠죠.
저는 거의 매 문단을 이런 식으로 다 분석하고 근거를 다 잡습니다.
근데 거의 무조건 나오는 근거는 '대립항'이랑 '반복'뿐입니다.
과학지문이든 철학지문이든.
그런데 저는 이 지문이 저에게 경고를 한 거라고 생각해요. (당시 현역이었습니다)
절대 고정관념을 가지고 읽으면 안 된다고.
이 다음부터는 지문을 2-3번씩 분석하시고 읽으셔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 뒤는 스포일러입니다. 저는 경고했어요!!
2. 대립항에 고정관념을 가지면 안 되는 이유 (이 지문이 어려웠던 이유)
2문단
① 열기관은 높은 온도의 열원에서 열을 흡수하고 낮은 온도의 대기와 같은 열기관 외부에 열을 방출하며 일을 하는 기관을 말하는데, (중략)
3문단
② 한편 1840년대에 줄(Joule)은 일정량의 열을 얻기 위해 필요한 각종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실험을 행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열의 일당량 실험이었다. 이 실험은 열기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추를 낙하시켜 물속의 날개바퀴를 회전시키는 실험이었다. 열의 양은 칼로리(calorie)로 표시되는데, 그는 역학적 에너지인 일이 열로 바뀌는 과정의 정밀한 실험을 통해 1 kcal의 열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일의 양인 열의 일당량을 측정하였다. 줄은 이렇게 일과 열은 형태만 다를 뿐 서로 전환이 가능한 물리량이므로 등가성을 갖는다는 것을 입증하였으며, 열과 일이 상호 전환될 때 열과 일의 에너지를 합한 양은 일정하게 보존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이후 열과 일뿐만 아니라 화학 에너지, 전기 에너지 등이 등가성을 가지며 상호 전환될 때에 에너지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는 에너지 보존 법칙이 입증되었다.
이게 저만의 문제였을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제 친구들도 같은 문제를 겪었더라고요. (저 이때 현역이었습니다 -틀-)
이 지문이 가장 짜증나는 이유가
2문단 : 나는 칼로릭이 이렇다는 걸 발견했어
3문단 : ? 나 실험해봤는데 니 틀렸음.
4문단 : 아닌데? 너도 틀렸는데?
5문단 : 다 닥치셈 이게 맞음
이런 흐름인데, 서로 반박하는 이유를 찾는 것과 이해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대립항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걸 왜 못 찾았을까. (심지어 대립항 찾기만 하려고 따로 분석할 때도 몇시간 걸려서 찾았습니다....)
그냥 하나 못 잡으면 다 이해 못하게 지문을 써놨습니다.
이해를 못해도 풀 수 있긴 한데... 실전에서 그게 상당히 버겁습니다. 학생으로서 되게 버거웠어요 저는.
②번 문장을 보자마자 '어? 이거 이상한데?'를 느껴야 이 지문 독해가 쉬워집니다.
왜 why, 열효율 문제에서 열효율은 '열을 흡수해서 일을 하는' 기관이죠. (열 → 일)
그런데 줄 이 새끼는 첫문장부터 에너지(일)를 열로 바꿔요. (일 → 열)
사람마다 다를겁니다 아마. 근데 전 이 대립항을 못 찾았어요.
화살표를 꼼꼼히 안 읽어서? 그럴수도 있고 화살표가 주요 정보인 걸 몰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근데 저는 화살표가 주요 대립항이 되지 않을 거라는 이상한 고정관념이 당시에 있었어요.
왜 why, 당시 기준으로 가장 최근 수능인 16년도 수능에 그런 게 없었거든요.
저 문단에서도 두 문장이나 힌트가 있었는데 다 놓쳤습니다.
이 대립항을 잡은 사람은 4문단에서 이어지는 '줄의 열효율 반박은 잘못됐다'라는 정보를 더 쉽게 이해합니다.
애초에 실험이 열효율 문제랑 반대잖아요. 개연적으로 이거 때문이겠지? 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이기 더 쉽습니다.
이게 답니다.
3. 마치며
파일까지 읽어보시구 모르시는 게 있으시면 질문 주세요 ㅠ 필력이 많이 딸립니다.
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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