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人11 [279979] · MS 2009 · 쪽지

2010-12-13 23:26:10
조회수 873

신중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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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수능을 본 고3입니다.
지금 제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어느 대학교에 지원 할 것인가가 아니라 재수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 입니다. 저는 3년 내내 누구보다도 성실했습니다. 공부에 대한 욕심도 많았기 때문에 공부도 나름 열심히 하긴 했습니다. 결석이나 지각 조퇴는 물론 한 번도 한 적 없고 보충(방학보충학습 포함.보충은 3년 내내 한번도 뺀 적 없음)이나 야자도 일년에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도 빼지 않았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이렇게 성실 했지만 성적은 항상 제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저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3학년 올라와서 성적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고 저도 수능 공부에 대한 감이 조금씩 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어서 인지 제가 느낀대로 실천 할 시간이 부족해서 그냥 그대로 제가 하던 식의 공부를 계속 했습니다. 역시나 수능에서는 좋지 못한 점수를 받았고 곧바로 혼자서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성적표를 받는 날 친구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재수해서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더라, 재수는 서울대 갈 애들이 연고대 갈 성적 나왔을 때 하는 거다, 지금 보다 더 안 좋은 성적나오면 어떡할거냐, 지금성적으로 대학가서 열심히 하면 취업도 잘 될 거다, 여자는 결혼만 잘 하면 된다더라 등등..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때 부터 한번도 흔들림없이 외교관을 꿈꾸던 저에게 있어서 대학교란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이름표가 아닌 진짜 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성적을 받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좀 더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것 입니다. 대학교에 가서는 진짜 제가 원하는 분야를 남들보다 깊고 열심히 공부하고 싶습니다. 취업때문이 아닌 제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요. 또한 성실하기는 했지만 정말 제 한계까지 열심히 한 적은 없는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그런데 제가 원하지 않는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그런 마음이 안들것같아 재수를 결심한 것 입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재수에 대한 마음이 너무 강하고 정말 열심히 할 자신도 있고 어느 정도의 공부계획도 세워놓은 상태라서 잘 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막상 재수를 하게 되어서도 제가 원하는 만큼 오르지 않는다거나 하면 더 좌절할수도 있을거라 생각되어서 이렇게 조언을 구합니다. 아직 부모님께는 말씀을 못 드린상태입니다..이게 저 자신만의 인생이 달린게 아니라 부모님의 인생도 달린 일이기 때문에 더욱더 조심스러워서 말씀드리기가 두렵네요..부모님께서는 이번에 무조건 대학가는 거라 생각하셔서..지금 성적으로 인서울은 할 수 있을 듯 하나 상위권 대학은 절대 못 갈것 같습니다..더 많은 경험을 가진분들께 신중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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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수생상추 · 358341 · 10/12/13 23:51 · MS 2010

    전 이번에 재수했는데요 제가 조언할입장은 못되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재수 정말 아무나하는거아니에요
    저도 처음엔 재수해봐야 성적 오르기 힘든다는말 안믿었거든요
    근데 제 성적이 작년과 별반 다를게 없네요 물론 저에게 문제가 있는 거지만 대다수 재수생들이 그렇습니다
    열아홉살에 수험공부를 하는것과 스무살에 수험공부를 하는건 정말 천지차이에요
    재수를 해보지않고는 표현이안되요
    글을 보니까 여자분이신거같은데 그럼 남자인 저보단 덜 흔들릴지는 몰라도 말처럼 쉬운건 정말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고싶네요
    문과라면 미적분도 해야되서..
    정말 하고싶고 자신있으시다면 도전해보시되 재수학원 꼭 다니세요 그리고 중간에 절대 학원 그만두지 마시구요
    현역으로 들어간 친구들도 웬만하면 안보는게 좋아요
    정말 선택을 했다면 최선을 다하시길 바래요 안그럼 진짜 훅가요..

  • 으이구 · 321756 · 10/12/14 00:14 · MS 2009

    저도 재수생이고 또래 친구중 반이상이 재수라 여러 케이스 많이 봤습니다

    저같은 경우 연고~서성정도 성적 고3내내 내다가 수능때 한양대 끄트머리갈정도 성적이 나오더군요

    고민없이 재수 선택했는데 저는 솔직히 공부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6월까진 학원 다니며 꽤나 했지만 6월 평가원 정점찍고

    무지하게 공부 안했습니다 다 제잘못이지요

    결국 올해도 작년이랑 비슷한 성적 맞았습니다

    글쓴분은 열심히 하는 타입 같은데 솔직히 말하면 주변에

    좀 과장해서 자면서도 공부하던놈도 만족할 성적표 받은애는 드물더군요

    재수는 현역과 달라서 자기관리가 몇배 이상은 힘듭니다

    독재는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고 최소 재수학원이나

    기숙학원까지도 고려해보는게 좋죠

    그래도 본인이 목표가 있다면 일단 해보는게 좋을겁니다

    자신의 학교에 만족못하고 대학간애들 치고 만족하면서 다니는애도 적습니다

    평소 공부 안하던애들(저같은 사람;)은 갈때 불만은 갖어도

    대학가서 놀다보면 다 잊더군요

    반면에 글쓴분처럼 열심히 하고 생각도 있으신분들은 대학생활에 만족못하고

    결국 반수나 그런쪽 택하더군요

    솔직히 성공을 장담할수 없어도 열심히하면 떨어질일은 없다고 할수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