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를 자극하는 말하기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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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수능을 치르던 학생에서 가르치던 사람으로 바뀌고 나니까 뭔가 시야가 달라지고 더 깨닫게 되는 바가 많습니다.
예전에 제가 라는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어떤 여학생이 나와서 자신의 재밌는 공부법을 말해주는데, 저녁에 공부하고나서 어머니를 불러서 데려다 앉혀놓고 그날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줄줄줄 설명하더군요.
(아마 한국 학생들이 적용하기 어려운 공부법 아닐까 싶습니다. 친구와 토론을 한다던지 누구를 가르치는 일은 고등학생이 하지 않는 문화니까요. 그렇지만 말하기 공부법은 분명 큰 자극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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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은 혼자 오래 앉아서 공부하기 보다는 모르는 것을 친구나 선생님한테 자주 여쭤보곤 했었습니다. 대학교에 오고 나서도 일반화학 공부를 단짝 친구랑 같이 서로 말하고 가르쳐주면서 공부했었는데, 71점을 맞고 2명이 공동 과 수석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제가 요새 계속 사람들한테 제가 아는 내용을 설명하고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일을 하고 있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스스로 자연스럽게 점검도 되고 공부도 됩니다.
제가 제 입으로 사람들한테 제 나름의 공부법, 논리, 풀이방식을 설명할때 한 부분이라도 뭔가 비약이 있거나 근거가 약한 결점이 보이면 당장 제 말문이 막힙니다. 대체 이건 어떻게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할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원래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르면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인지부조화라고 하는데, 자신 스스로 나름 납득되는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자연스럽게 설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제가 재수학원에 가서 참 좋다고 느낀 것은 아주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수학 선생님은 정말 빠른 속도로 문제를 푸시는데, 그 생각하는 속도가 정말 빠르게 넘어가시더군요. 그래서 엄청 필요한 부분만 짚으면서 문제를 푸니까 속도와 정확성이 둘다 갖춰졌습니다.
그 선생님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또 질문하면서 답변도 들으면서 대충 어떻게 선생님이 항상 생각하고 문제를 푸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 지난번 칼럼에서도 말했듯이, 물리와 수학을 엄청 잘하는 친구가 있었죠. 그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제 스스로의 문제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아, 나는 암기가 필요한 부분에서 버버벅 거리며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데, 이 친구는 그런 문제는 순식간에 풀고 넘어가버리는구나 를 깨달았습니다.
인간의 집중력은 생각보다 약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어떤 텍스트를 주고 읽으라고 하면 건성으로 읽기 십상이죠. 그런데 거기서 음성이 추가되고, 칠판에 판서가 추가되고, 선생님의 몸짓과 바디랭귀지가 더해지고, 또 내가 그걸 듣고 필기를 하면서 여러가지 방식으로 집중력을 자극합니다.
저도 단순히 남한테 설명을 듣는게 아니라, 그걸 듣고 나서 제 나름 이해한 대로 다시 남들에게 설명을 하게 되면 제가 놓쳤던 부분도 보이고 제가 잘 이해를 했는지 점검도 매우 쉽습니다.
요새 과거 혼자 공부했던 수능 국어 기출들을 복습하고 대충 어떤 느낌과 주제로 칼럼을 적을까 고민을 하게 되는데, 오히려 남들에게 설명할 생각을 하니까 더 정리가 잘 되고 효율적으로 가공이 되더군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이 과거보다 수능 국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거 같습니다. 만약 단순히 또 학원에 앉아서 수능 국어를 공부했으면 시야가 좁아져서 놓치는 부분이 더 많았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제 수능 국어 방식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저는 아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되묻는 것입니다. 그래서 잘 들었지요? 그럼 이제 거꾸로 저한테 이해한 바를 설명해보세요. 왜 이 지문의 주제를 이렇게 보았고, 그걸로 어떻게 문제를 풀었나요?
제가 작년에 수능 직전에 빠르게 제 방식을 여러편의 칼럼으로 간단하게 보여줬었는데, 그걸 보고 바로 따라해서 저한테 숙제검사를 하듯이 확인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학생들이 푼 내용과 나름 설명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 이 학생은 내 말을 아주 찰떡같이 잘 이해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대충 이 학생이 말하는 것만 보아도 제 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안했는지 다 보이더군요. 정말 잘 이해한 학생입니다 이 경우에는
사람들은 사실 착각이 심합니다. 분명 확실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난 스스로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오판하는 경우가 많고 저도 그런 일을 수도 없이 겪었습니다.
그 학생들에게 대뜸 '그럼 그 이해했다는 거 설명해봐'라고 하면 중간에 어버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벌써 자기의 부족한 부분이 드러났죠? 이렇게 자신의 이해도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남에게 설명하거나 가르치면서 였습니다.
그냥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가볍게 잡담하면서 한번씩 친구한테 설명충이 되는 것도 공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재수학원에서 여럿 친구 사귀고 토론하면서 공부를 참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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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의 핵심인 이해를 테스트하기 가장 좋은 방법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