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는소년 [515854] · MS 2014 · 쪽지

2020-01-28 15: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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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국어미숙)이 귀엽다는 사람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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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읽지 못하거나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Poor Reader 라고 합니다. 공부해도 지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가진 분들은 참 마음이 답답할 텐데 그분들의 사례나 특성을 언급할 때 뭔가 부정적인 표현을 쓰고 싶지 않아(예를들면 국포자, 국어부진 등등) 작년 여름에 푸딩이라는 표현을 잠시 썼습니다. 푸딩으로 사람을 칭하니 귀엽다 하신 분도 있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참 힘듭니다. 


사람마다 국어를 공부하는 방식이 다를뿐만 아니라 언어능력이라는 국어공부의 바탕이 다릅니다. 요즘 말로 base가 다른 것이지요. 열심히 하면 다 된다고 믿을수도 있지만, 공부 자체가 능숙하지 못하거나, 자신을 잘 모르거나, 언어가 어떤 것인지 잘 몰라서 효과를 볼 수 없는 쪽으로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국어에 관해 말하면 흔히 학생들은 공부법이나 교재를 질문합니다. 일반인들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들 합니다. 그러면 늘 저는 되묻습니다. '본인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본인이 생각한 국어능력의 문제를 일단 들어야 하고, 거기에 따라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언어능력 검사를 보내드리고 결과상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단어를 읽는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어서 지문을 많이 읽어도 이해할 준비가 안되어 있는 분들이 있고, 단어를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해서 읽어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분들도 있고, 한 문장의 주어부와 서술부를 연결할만큼의 작업기억이 없어서 문장에 담긴 생각을 마음속에 정리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고, 문장과 문장의 생각들을 결합하는 읽기전략이 습득이 안되어 있어서 늘 읽고 잊어버리거나 글 자체(표현)를 기억하려고 애쓰느라 글 전체의 내용이 아니라 일부만 기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가 잘 가르치더라, 어떤 교재가 좋더라 등은 학습자 중심이 아니라 교육자 중심으로 공부법을 탐색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국어를 잘 하지 못한다면 자신을 판단하는 데에도 약하기 쉬우나 그렇더라도 먼저 자신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있는 지혜를 찾고, 그리고 내가 ~~하니 --한 방법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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