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 마음이 편해지지 [724534] · MS 2017 · 쪽지

2019-11-13 23:22:13
조회수 1,019

수험생을 위한 수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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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험생 여러분


기나긴 고난의 끝에 드디어 종착지에 다다르게 되었네요


축하드려요 그리고 응원합니다:)


시험 전날에 이런 저런 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다면


아직도 마음 속에 작은 불안감과 긴장이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제 수능 이야기를 잠시 써보았어요


화장실에서, 밥먹으면서, 단어장을 보면서 잠시나마 긴장 풀고 읽어보아요 'ㅅ')/


저는 수능을 두번 보았어요. 정확히는 반수를 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제 이야기가 n수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글에서는 첫번째 수능에 대해 이야기해드릴게요


첫번째 수능은 이제 제가 현역시절, 아직 영어가 상대평가였던 때였어요


그날 아침은 여느 날과 똑같은 아침이었어요


수능 일주일 전부터 똑같은 식사를 하면서 고사장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 전날 예비 소집에서 확인한 학교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였지만


어머니가 원하셔서 절 태우고 학교까지 데리고 가주셨죠


차 안에서는 별 말 없었어요


말을 하지 않아도 알기에, 모두 긴장 했기에


그저 긴장하지 말고, 믿고 있다는 한마디와 함께 고사장으로 떠났어요


가방 속에는 도시락과 마무리 노트 오답노트 몇권


다 볼 수 없는 거라 알고는 있었지만 등이 허전하기에 들고 갔었던거 같아요


가서는 우선 책상과 의자부터 확인해요


크게 이상이 있으면 교체를 하고 작은 불편함은


공책을 찢어서 높이가 다른 다리에 놓아요


부정행위로 오해받으면 안되니 주변과 책상 위 낙서 그리고 책상 밑 공간까지 확인해요


아 참 옷은 어떻게 입으실 건가요?


저는 선생님이 가장 익숙한 옷을 입으라기에


교복을 입고갔어요


3년 동안 입어왔기에 가장 익숙했었고


그 때 우리학교 애들 전부 교복을 입었었어요...


물론 체육복이나 아무 편한 옷 입으셔도 돼요


수면바지에 파자마 입고 온 분도 보았었거든요


자 이제 영어 듣기 확인 용으로 방송이 들려오며


감독관이 입실하고 수능 레어템인 수능 컴싸와 수능 샤프를 줘요


수능 샤프 안에 있는 샤프심이 종종 불량이라


여분의 샤프심은 챙겨가셔요


자 그럼 이제 시험이 시작되어요. 첫 시험은 국어에요


첫장부터 떨리고, 옆사람의 펄럭 거리는 소리에 긴장이 됩니다


저는 담임 선생님이 국어는 기선 제압이라고


못풀어도 일단 첫페이지는 최대한 펄릭이며 빨리 넘기라고 하셨어요


반 장난이지만 그런 작은 조언이 은근 긴장 가라앉히는데 도움 됐어요


화작은 15분 만에 빨리 끝내고 남은 시간은 분배를 하여 얼른 넘어가요


마지막 30분은 킬러문제, 어려운 비문을 위해 남겨두어요


진짜 더럽게 안풀리는 문제 꼭 있어요


저는 그럴 때는 차분하게 별표치고 넘어가고


다시 보고 또 다시 보고, 그리고 또 다시 봤어요


헷갈리는 문제가 열 문제에서 여섯 문제로, 두 문제로,


그리고 마지막 별 표까지 사라지면 어느덧 1교시가 끝나요


너무 빠른가요? 모의고사랑 별 다를 바 없어서 의아하기도 해요


교실 분위기는 조용하지만 현역 수험생의 경우 같은 학교 친구가 같은 고사실에


배치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럴 때는 조금 소란스럽기도 하죠


전 같은 '반' 친구가 5명 정도 같이 있었었는데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물론 그 덕에 긴장도 별로 안하고 그 날을 보낸 것 같네요


밥먹을 사람도 있었고...ㅋㅋ


2교시는 수학이죠


떨려요. 진심 겁나 떨려요


전 그 당시 6월 모평에서 88점으로 3등급이 나온 기억이 있어서 더욱 떨렸던 것 같아요


21 29 30을 빼놓고 모든 문제를 풀면 시간이 항상 애매하게 남아요


제 기억 상 그 때 객관식 문제 개수의 법칙도 달랐던지라


21번 오답률이 꽤 높았던걸로 기억해요


전 결국 30번을 포기했어요


한 10분 정도 끄적대다가 포기하고 96점을 목표로, 안전하게 하기로 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후회는 안들어요. 괜히 풀겠다고 나서다가


6평 처럼 다른 문제를 더 틀렸더라면 더욱 손해였을 테니깐요


자 그럼 이제 식사 시간이 다가옵니다


전 일주일간 수능 날을 위해 같은 식단을 준비했었어요


비엔나 소시지 김치 볶음에 고등어 조림


입가심으론 사골국 조금


국어는 잘봤을까...? 그 문제 헷갈렸는데...


수학은...주변 애들 얘기하는거 보니 다 잘본거 같은데...나머지 문제 실수는 없겠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들면서 목이 맥히고 소화도 안되는거 같아요


그래도 꾹꾹 씹어 먹어요. 두뇌가 돌아가는 연료는 식사니깐요


절대 빠르게 먹지마요


영어때 배아프면 대 참사 나거든요...특히 영어듣기 때 그러면


오만 상상과 아무 신에게나 기도를 하게 됩니다


전 영어가 상대 평가였던 시절인지라 영어도 꽤나 긴장 되었어요


나름 꾸준히 잘나오던 과목이라 긴장 안될 줄 알았는데


시험 중간에 '아...이 한문제가 내 대학을 가른다'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과장 안하고 팬대를 못 쥘 정도로 손이 벌벌 떨렸어요


그래도 심호흡 하면서 조금 가라 앉혀서 망정이에요


모평 때 처럼 듣기 중간 중간 뒤의 지문 문제 풀면서 하면 될거에요!


아무튼 현역 수능은 상대평가 영어라 큰 조언은 해줄건 없네요


지금은 절평이라 1등급 편하게 나올테니 부담 없이 최소한만 준비해가세요


그럼 이제 끝을 향해 나아갑니다


과탐과 한국사(전 이과였어요)


한국사 모평만 보면 3등급 나와서 진짜 걱정이었는데


나름 잘찍었는지 괜찮게 나와서 채점하면서 어이없어 했었어요


과탐은 이제 6, 9 모평처럼 페이지 넘기면서 봉투에 넣고 하는데


첫 과탐 과목은 앞페이지 문제 슬쩍 보면서 미리 풀면 돼요


개념 문제라 정말 시험 종 울리자 마자 휘리릭 답만 고르고 넘어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긴장감 안겨줄 수 있습니다


시험이 다 끝나간다 느껴지니 정말 긴장 풀리고 실수 많이해요


2년 연속으로 전 두번째 과목인 화학1의 경우


개념문제만 두문제씩 조진 기억이 나네요...하


중간 중간 잡생각으론 역시 롤 생각 시험 끝나고 뭘할지에 대한 생각


물론 논술이 남아있지만 수능을 보는 중인 입장으로


전혀 1도 긴장 안되었어요....ㅋㅋ 다 끝난 기분이에요


제 첫번 째 수능은 그렇게 끝이 났어요


아쉬운 마음도, 부족한 부분도 보였지만


제가 걸어온 3년 동안의 길이 그릇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작게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내일은 수험생들의 승리의 날이니깐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와요


모두들 원하는 등급, 1등급 맞아오길 간절히 기도드릴게요


그러니 안심하고 모두 일찍 들어가 자요:)

수능 점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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