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을때, 뭘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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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수능이 코앞에 가까워지면 오히려 심각한 현상이 많이 일어납니다. 슬슬 학생들이 곧 끝난다는 안도감과 다가오는 공포 사이에서 방황하며 떠들거나 놀죠. 아마 다가오는 공포를 잊으려는 회피심리가 발동한거 아닐까 합니다.
수능이 가까워지면 개판나는건 고등학교나 재수학원이나 똑같았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이제 자습을 빙자하여 다들 수업도 안듣고 졸고있고, 재수학원도 자습을 핑계로 수업 빼고 이상한 짓 하고 있죠.
한번은 재수학원 영어 선생님과 공부 방법론에 대해 토의를 하는데, 수능 다가오니까 매일 교무실 내려와서 노는 학생들 욕을 시원하게 하시더군요(우리들끼리의 대화에서). 저 또한 공감가는게 필자도 겪어보았습니다.
(고등학교 30명 반은 수능 직전 공부하려고 앉아있는 5명과 놀려고 돌아다니는 25명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 25명은 수업시간에는 자습을 빙자하여 자고있죠)
첫번째 수능에서는 시험 직전에 엄청나게 열심히 했고, 두번째 시험 직전에는 컨디션 관리 못해서 불면증이 겹치면서 드러누웠고, 세번째 수능에서는 경험을 바탕으로 다 준비하고 쳤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결과도 두번째에서는 말아먹었습니다.
이 세상 만사에 처음과 중간, 끝이 각각 존재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가 언제일까요? 저는 끝이라고 봅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수능 뿐만이 아닙니다.
마라토너들은 42.195km라는 인간 체력 극한을 시험하는 거리를 완주해야합니다. 당장 100m 달리기만 해도 숨차서 죽을거 같은데 정말 엄청난 거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평범한 인간의 체력을 무식하게 밀어넣으면 10km도 못가서 퍼집니다. 때문에 마라토너들은 구간별로 전략적으로 계획하여 뜁니다. 인간이 100m거리만 넘어도 생각없이 전력질주하면 절대로 1등을 못합니다. 아무리 튼튼한 체력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대한민국 최초의 마라토너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
마라토너들은 1등을 위해 30km, 35km, 40km 구간에 각각 체력배분이 정해져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마라토너들이던 35km부터는 똑같이 정해져있습니다.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서 전력질주를 해야한다는 점이요.
그들은 처음도 중간도 아닌 맨 끝,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다 쏟아냅니다. 그래야지 1등을 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일화를 듣고 수능에도 동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첫 수능때는 시험 직전에 엄청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덕에 제 지식의 한계까지 성적이 나왔죠. 그런데 두번째 수능에서는 맨 마지막 순간에 발을 헛디뎌서 넘어지니까 1년 공부한걸 시원하게 말아먹더군요.
수시 원서를 쓰고 나면 다들 기대감도 있고, 붙을 것이라는 막연한 감정 때문에 수능을 놓는 경우가 있는데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수시 원서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습니다만, 오히려 그 기대감 덕에 편안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던거 같습니다.
"운 좋으면 바로 수시 합격하고 가는거고, 떨어지면 그냥 수능 쳐서 내 실력대로 가는거고"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6수시 광탈이었으나 크게 실망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쌓아뒀더라도 마지막 순간, 지금 놓아버리면 1년 안하는 거랑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더더욱 민감하게 생각하고 안일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팁을 추가해보자면.
1. 이제 OMR 마킹은 종치기 전에 확실히 다 끝내세요.
제 고등학교 친구 중에서도 항상 OMR 다 걷고 나서야 뒤늦게 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재수학원에서는, 장수생이 수능 종 치고 마킹 천천히 하고 OMR 제출했다가 이의제기 걸려서 성적이 날아갔다는 썰도 들었습니다. 이제 꼬투리 잡힐 일 없게 확실히 제한시간 안에 끝내세요.
2. 백지 당장 펼쳐놓고 해당 과목 개념, 암기한 내용 싸그리 다 적어보세요.
분명 한두가지 정도는 기억 안나거나 틀리게 적는 부분이 있을껍니다. 지금 수험생들은 이미 많은 양의 지식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세세한 구멍을 메꿀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지식을 더 쌓기 보다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하는데에 시간을 투자해야합니다.
3.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이제 보상을 받겠거니 하고 마지막에 놀지 마세요.
앞에서 아주 길게 서술해놨음.
4. 내년에 한번 더 하면 되지 이런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럼 지금 그런 소리를 하는데 내년에는 이런 소리를 안할거 같습니까? 아쉬워하는 사람은 항상 아쉬워합니다. 불완전하다고 내년으로 미루고 또 할 생각은 하지 말고, 자기가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조금이라도 메꿀 생각이나 하세요.(본인도 이런 생각 한번 했다가 박살난 적이 있습니다)
5. 이제 자신이 가진 것을 뽑아내는 연습을 하세요.
무조건 머릿속에 많이 넣는게 공부가 아닙니다. 컴퓨터가 읽는 속도도 빨라야지 저장만 빠르면 좋은겁니까? 이제는 계속 자신이 가진 것들을 뽑아내고 끌어내는 연습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걸리적거리는건 매끄럽게 다듬을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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