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귤 [399736] · MS 2017 · 쪽지

2019-09-10 14: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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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기출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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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모든 수험생의 최대 난적이다. ‘배워도 문제가 안 풀리고, 문제가 풀려도 기출이 어렵고, 기출을 다 봐도 응용이 어렵다’는 학생들의 신음을 많이 듣는다. 개념과 기본유형까지는 어떻게든 알겠는데 수능 기출이나 EBS만 보면 막막하다는 하소연도 많다. 그 많은 분량의 공부를 언제 다 하냐는 것이다.

공부량이 많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수능기출과 EBS라는 여러분의 가장 큰 우군에게 그 화살을 돌리지는 말았으면 한다. 수능에서 한 발 멀어진 지금, 강사인 나의 관점에서 기출 문제를 보면 (학생들은 닳고 닳도록 들어서 감흥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기출문제가 깔끔하기는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기출 문제들을 완벽하게 마스터한다는 말이 ‘정말로 수능을 대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수능에 기출이 존재함으로 인해 학생들은 수능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고, 놀랍게도 그것을 씹어먹고 소화함으로써 어떤 문제든 정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정말이다. (그러니까 차라리 쎈을 미워하자, 쎈은 문제수가 너무 많다. 솔직히 기출문제보다 쎈 푸는 게 더 오래 걸린다)


수능 기출, 특히 수학 기출문제는 명확하게 교과 과정에 근본을 두고 있으면서도 풀이의 방향성이 우연적인 발견이나 번뜩이는 착상에 의존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필연적인 풀이’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게 어쨌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수능 수학 문제에 필연적인 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굉장히 중요하다. 충분한(교과 과정 내의) 공부와 문제 해결의 방향성을 익힌다면, 모든 문제를 ‘필연적으로’ 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출을 완벽하게 분석한다면, 당신은 충분히 만점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분석이라는 녀석은 어떻게 하는지가 여러분의 관심사여야 할 것이다. 엄청난 효력이 있다는 녀석 치고는 방법이 간단하다.


  1. 문제를 읽고, 해결 전략을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도출한다.
  2.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식이나 그림을 적절히 변환하고, 답에 도달하기 위한 공식을 활용한다.


예시를 보면 이해가 한결 쉬울 것이다. 아래 문제는 2011년도 수능 16번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 기출을 분석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1. log함수와 지수함수의 관계와 그래프의 대칭을 이용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된 내용을 떠올린다.
  2.  의 식을 적절하게 변형해서, 위의 함수간의 관계를 활용할 수 있는 꼴로 만들어 참 거짓을 판별한다.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ㄱ, ㄴ, ㄷ를 각각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하는 것과, 1에 따라서 어떤 내용과 관계를 활용할지 떠올린 상태에서 식을 변형해 그 모양을 만드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ㄴ 선지가 그 예인데, 점 R과 점 Q가 y=x 대칭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한 상태에서 식의 의미를 따지면 명백한 선지이지만, 그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식을 변형한다면 x2/x3 = y3/y2로 식을 변형하여 대소 비교를 시도하면서 한참을 헤매게 될 확률도 적지 않다. 

지수로그 단원까지의 학습이 완성된 학생이라면 앞에서 제시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다시 풀어보라. ㄱ, ㄴ, ㄷ 각 선지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가 훨씬 명확하게 보이고 문제 풀이의 혼탁함(우연적 발견에 의존할 때 흔히 느껴지는 불안한 감정이다)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조금 회의적인 학생이라면 위 내용은 결국 사소한 마인드 셋의 차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이건 고작 마인드 셋의 차이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출을 바탕으로 단언하건대, 수능이라는 시험에서 특히 수학은 모든 풀이가 필연적 이도록 문제를 만들어 온 과목이다. 당신이 그 사실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교과 내용을 적극적으로 풀이에 개입시키는 태도를 가질 때, 수능 수학이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 막연함이 상당 부분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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