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lved Slave II [872525] · MS 2019

2019-08-15 00: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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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 (전) 삼수생이 19수능 본 썰(수능 전날-수능 당일 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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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수능 현장에서 느꼈던 바를 여과없이 쓴 거니 비속어가 드문드문 있을 수 있습니다. 수험생분들이 예상 외의 상황이 일어날 시 이러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 씁니다. 이 일은 100% 실화임을 밝힙니다.


수능 전날


진짜 자신 있었음. 국어는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꼼꼼히 공부했다는 믿음이 있었고(EBS 연계 교재에 나온 문학 작품 내용은 다 외우고 있었음) 아무리 어렵게 나온다 해도 1등급 나올 점수는 갖출 수 있다고 생각했음. 수학도 사설이든 교육청이든 다 맘만 먹으면 풀 수 있다라는 자신이 있었고, 전날에 개념 읽어보며 조건에서 막히는 게 없다는 걸 확인하고 쫄지만 말고 그냥 풀면 96은 나오겠다는 마인드였음. 지금 보니 마인드가 글러먹음 과탐은 물1 김성재T 극강 모의 7회분량이랑 지1 서바이벌 30회 중에 틀린 거 위주로 헷갈릴 만한 거 짚어내고 난 뒤에 정리하고 밤 11시에 취침함.


수능 당일


  좀 긴장해서 그런지 새벽 5시 반에 일어났음. 알람 6신데 30분 일찍 일어나서 30분 더 잘까 고민도 했는데 그낭 일어나서 국어 문법이나 한번 정리해보도록 함. 그리고 컴퓨터 켜서 18수능 화작을 출력함.(18수능에서 화작에만 2개 틀리고 어휘 틀려서 93 맞은 아픈 경험이 있기에 이번 수능에서는 화작에서 뇌절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목표였음. 생각해보니 이러지 않았다면 국어 2등급도 못 지켜낼 뻔함)


  6시 반에 아침을 먹고 같은 학교에서 시험 보는 고3인 동생이랑 같이 고사장으로 갈 준비를 마치고 비교적 일찍 나갔던 걸로 기억.(입실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도착함) 도착하자마자 출력해 가져온 화작 13분 재고 풀고 답 근거 확인 후 채점하니 다 맞아서 '이렇게만 풀면 화작에서는 뇌절 안 하겠지' 함. 


8시 40분에 시험이 시작하고 첫페이지는 안정적으로 빨리 풂.  '뭐야, 무난하네' 이런 거만한 생각이 들 때쯤 로봇세 지문이 나옴. 평소 화작이랑 다소 다른 순서와 난이도 때문에 당황하긴 했지만 시간이 좀 많이 걸린 거지, 여기까지는 그닥 많이 패닉하진 않았음. 화작 다 푸니 9시 3분쯤 된 거 보고 나서야 '어? ㅈ됐네' 느낌이 나면서 서둘러 문법을 풀려 들어갔는데 문법 2문제가 ㄹㅇ 읽히지가 않았음. 결국 9시 10분 되니까 그냥 못 푼 걸로 간주하고 찍고 뒤로 먼저 간다는 생각으로 문학을 풀러 갔음.


근데 ㅗㅜㅑ.....천변풍경의 크고 아름다운 지문길이를 보고, '어? 근데 이거 EBS연계 내용에 없던 부분인데.....'느낌이 들고난 뒤부턴 그냥 어떻게든 꾸역꾸역 읽어서라도 풀어야겠다는  판단과 동시에 불길한 느낌이 들었고, 아니나 다를까 시나리오 문제 보고 문제 길이에서 좌절했음. 읽으면서도 'ㅅㅂㅅㅂㅅㅂㅅㅂ 왜 1,2,3번이 답이 아니냐고 평가원 개객기야 굳이 뒷번호로 문제 답을 줘야 했냐' 하고 출제한 교수를 저주했고 한 25분쯤 푸니 문학 부분은 끝났음.마킹 시간 포함해서 25분 남음.


25분 남았는데, 순간 분명 처음에 정오표 받으면서 동시에 비문학 지문 길이 스캔했을 때 지문 말고 보기에 이감 보기 뺨치게 엄청 긴 문제 하나 있었던 게 희미하게 기억이 남았는데 그냥 잘못봤겠지하고 법지문 약해서 첫번째 비문학은 나중에 풀기로 하고 두 번째 비문학을 먼저 풂. 근데 이상한 게 보통 평가원 지문을 읽으면 대충이나마 어떻게 글이 짜졌고 글의 전개 방식이 쉽게 보였는데 많이 안 다듬어진 지문 같았음. ㄹㅇ 당황해서 '수능이 사설스럽네?'라는 뇌피셜을 한 5초 간 돌린 듯함. 아무튼 지문을 다 읽고 27번 문제를 보고 '어? 사설 문제가 왜 여깄지? 이건 18수능 준비할 때 바탕 모의에서 하나 본 거 같았는데....?' 생각이 들고 상당히 명확한 답이 안 보여서 여기에만 2분 정도 날린 듯함. 결국에는 풀긴 했는데 비교적 쉬운 문제에서 시간 날린 게 좀 억울했음. 


  그러다가 11페이지를 보는 순간, 보기 문제에서 길고 장황한 그 보기 문제를 보게 됨. 평소에 배경지식이 있어도 그냥 지문을 바탕으로 푸는 편이라 '아 문제가 중력에 대해 물으니 지문 안에서 만유인력 잘 찾았어야 하는데.....어? 딱히 A 말고는 자세한 설명 없었는데? 설마 보기까지 다 지문처럼 보라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드니 뇌절이 오기 시작함. 결국 그냥 배경지식 있어서 편히 풀면 되는데 선지 하나하나씩 읽어보고 근거 일일이 찾다가 중간에 뇌절와서 포기하고 찍고 넘어감.(이 문제에만 5분 날림. 인생....)


  그러고는 그냥 첫 비문학 지문으로 돌아와서 다 읽고 푸는데 되게 애매하게 풀리는 거 같아서 심장 쫄렸음. 좀 더 엄밀하고 정확하게 풀려 하다가 시간이 9분 밖에 안 남은 거 확인하고 서둘리 문제 풂. 다 푸니 5분 남았다고 함. 바로 그 동안 푼 문제 OMR 마킹하고 'ㅅㅂ..... 1지문 통째로 날리겠네' 생각 드니 이때부터는 정상적인 사고를 포기하고 그냥 그읽그풀로 배경지식 가동하겠다는 미친 생각이 들기 시작함. 


  5분 남기고 가능세계 지문 읽는데 2번째 문단인가 첫 번째 문단인가까지만 읽고 '어? 이거 올해 바탕 모의에서 본 내용인데?' 하고 그 때 공부 겸 외운 배경지식 동원해서 바로 문제로 들어가서 풀리는 문제는 최대한 풀려 했음. 근데 첫 번째 문제 빼고는 다 그 뇌피셜로 풀려서 의외로 당황했음. 일단 그렇게 OMR 마킹을 끝까지 하고 다시 샤프를 잡는 순간 종이 침.


  그 순간  '아 ㅅㅂ.....사순가....존나 열심히 수험생활했는데...더 이상 열심히 할 자신 없는데 나 어떡하지....' 이런 좌절감이 밀려왔음. 아무리 생각해도 1컷은 80후반으로 잡힐 거 같은데 70점대 후반 정도 나올 듯해서 '국어 3이면 연고대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데.....나 어떡하지.....'라는 멘붕 때문에 솔직히 그냥 나가려고 짐 싸고 가방 매고 문 열기 직전까지 갔음. 근데 그 순간에 바로 옆반에서 시험 치고 있을 현역 동생 생각이 나더니 '그래 내가 포기하면 내가 동생한테 무슨 낯이 있냐' 하고 다시 앉아서 시험 보기로 함.



반응 좋으면 2교시 수학부터 시작해서 수능 다음(연대 논술 전날)자살 시도까지 한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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