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버드 탈르비 [장문, 정치떡밥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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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살바도르곤잘레스 님의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 성적표
구분 | 표점 | 백 | 등 |
---|---|---|---|
한국사 | - | - | 1 |
국어 | 136 | 99 | 1 |
수학 나 | 141 | 99 | 1 |
영어 | - | - | 1 |
한국지리 | 67 | 98 | 1 |
사회 문화 | 71 | 98 | 1 |
일본어 | 61 | 83 | 3 |
군 | 대학 | 학과 | 점수 | 순위 |
---|---|---|---|---|
가군 | 성균관대 | 사회과학계열 | 805.333 | 3 |
나군 | 고려대 | 미디어학부 | 707.014 | 1 |
다군 | 중앙대 | 경영경제대학 | 725.333 | 2 |
0. 앞서
정치 떡밥 게시글입니다. 토착왜구를 싫어하시거나 정치 떡밥에 예민하신 분들은 지금 이 창을 끄고 공부에 전념하시면 됩니다.
1. 공부
재학생들끼리 붙으면 서울대, 평가원 치면 연고대, 즉 수능 치고 나면 서성한이겠지요? 아직도 7월 산수에서 4점짜리 실수한 쇼크가 안 가십니다.
점점 모르는 게 늘어가고 잊는 것도 늘어 갑니다. 하루 1n시간을 정독실에 갇혀 있는데 능률은 떨어져 갑니다. All study and no play make Nguyen a dull student.
물론 저는 쓰한주파 이후로 오르비에 접속조차 거의 안 했기 때문에, 오르비를 줄이고 공부 시간을 늘린다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에피 딱지를 달고 있으면 뭔가 모의고사 전교 1등을 하고 그래야 할 것 같은데, 그러질 못하니 인지부조화를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겁니다.
순혈 EBS 테크만 타서 여기까지 버텼는데 이제 한계입니다. 그래서 사기로 했습니다. GRIT 합본. 20달러 조금 넘는 가격에 수준 높은 국어 문제를 잔뜩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제가 오르비에서 마지막으로 챙겨서 나가는 게 될 겁니다.
2. 정치
여기가 정치 게시판은 아니죠. 근데 인간은 호모 폴리티쿠스거든요? 수험생이라는 핑계로 무지를 정당화하고 무관심을용서받으려 드는 건, 진짜로 진짜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전에 한 반수생이랑 키배를 뜬 적이 있습니다. 산불 때였나? 현 ‘대통령님’을 비판하는 글 댓글란에서, 세월호를 들먹거리면서 열심히 ‘대통령님’을 옹호하는 진짜배기 순혈이었어요. 제발 한 번 지지했다고 뽕에 차서 영원히 실드치지 말고 현실을 자각하라고 딜을 박았더니만, 사람을 이분법에 매몰된 병신 취급을 하더이다.
잘 모른다는 인간이 누가 낫네 누가 별로네 열심히 말하다가 발뺌하고 있습니다.
잘 모르는 게 문제입니까? 오히려 잘 모르는 사람이 더욱 많이 말하고 더욱 많이 비판받고 더욱 많이 알아가면 되는 겁니다. 정작 문제인 건 실컷 떠들다가 ‘잘 모른다 그러니 내 잘못이 아니다’ 발뺌하는 그 태도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평균이라는 겁니다. ‘이분법’이라는 단어를 일단 뱉어 놓고, 수가 꼬이면 가장 이분법적인 자기 밑천을 드러내는 게 대평오의 본성입니다. 3대 수험생 커뮤니티고, ‘에피’, ‘센추리온’, ‘대학딱지’ 같은 걸 운용하면서 높은 학력과 수준을 자부심으로 삼고 있으면 적어도 이런 모습은 안 보여야 할 것이 아닙니까?
악마의 편집은 아닙니다. 나머지 부분은 서로서로 아무 쓸데 없는 말이나 하는 부분이라 짜른 겁니다.
물론 제가 밟은 똥이 특이한 케이스인 건 분명한데, 과연 정치에 관심 없다고 세상에 귀 닫고 사는 게 옳은 일인지는 의문입니다. 개돼지처럼 입 다물고 살아라. 개와 돼지는 죽을지언정 짖지 않는다. 끝없이 자기세뇌하고, 고집에만 매달려서 미래를 부정하는 게 옳은 삶인지.
신경을 끄는 건 당연히 자유지만, 어떻게 ‘공론화’ 자체를 부정할 수가 있지요? 저는 여기가,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나은 삐리들을 모아 놓은 여기가 공론화의 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수능 공부가 바쁘면 저처럼 오르비를 끌 일이 아닙니까.
3. 사회
네, 저는 경상도에 거주하는 토착왜구입니다. 친할머니께서는 일제 때 만주로 가셨다가 해방 후에 수 년 동안 걸어서 걸어서 남쪽으로 오시고 여기 정착했는데, 그 이래로 3대째 되었습니다.
저는 잠재적 강간범인 한남충이고, 국방의 의무인 군캉스를 다해야 하는 총알받이이자, 전 정권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적폐, 일본 제품을 쓰고 일본 문물을 소비하고 일본어를 공부하는 친일파, 매국노, 이적입니다.
끊임없이 적을 만들고, 서로 싸움을 붙이고, ‘내가 정의야, 내가 너희 편이야, 내게 표를 줘’ 하는 선동가들이 저한테 붙인 별명들입니다. 여러분은 이 가운데 몇 개나 갖고 계십니까? 저와 똑같은 차별의 무게를 짊어진 분들은 얼마나 많으십니까?
분명한 건, 이건 21세기 민주 사회의 모습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회는 광기로 치달았는데, 가장 무서운 것은 ‘이게 원래 수준에 맞는 꼴이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누가 한국 국민들을 미개하다고 했다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헌법이 있고 법률이 있고 국민 여론의 자정성이 있는 국가에서, ‘미개하다’는 소리는 가당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헌법도 법률도 국민성도 불구가 된 지금, 저는 이 나라의 무엇을 믿어야 합니까? 여러분은 이 나라의 무엇을 믿고 계십니까?
원래 이런 나라였나요? 원래 이런 사람들이었습니까? 지금까지 불렀던 애국가의 후렴은 거짓말이었나요? 땅덩어리는좁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이제 누군가를 죽도록 짓밟아 찌그러뜨리고 서야만 하는 상황이 온 겁니까?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하필 정의를 빙자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걸까요. ‘우리의 이권을 위해 너희 삶을 짓밟겠노라’, ‘너희는 전생의 업보로 현세에 부조리를 겪는도다’ 하지 않고, ‘너희는 잠재적 범죄자다, 너희는 분명한 악이다’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이런 생각을 드러낼 공간이 여기밖에 없다고 믿었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입니다. 분열은 어디에나 있고 또 언제나 존재하네요. 이제는 여러분이랑 볼 일이 없으니 읊조려 봤습니다.
4. 미래
결국 IMF가 오기는 오는 모양입니다. 구제금융을 하기나 할지는 모르겠지만요. 달라진 점은, 저번 IMF때는 기업들이 모조리 파산했지만, 오늘날 운동권 출신 기득권들은 돈을 달러로 다 바꿔 놓고 해외로 이주할 준비를 끝내 놨다는 겁니다. 무슨 근거냐면, 보시다시피 대통령의 딸은 이미 미국에 있으니까.
하여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짊어져야 합니다. 한남이건 한녀건, 총알받이건 공익이건 생물학적 면제건, 지금 여기서 자판 두들기고 있는 우리는 모두, 산사태 같은 국가 부도에 휩쓸릴 잔해들입니다.
저는, 아니 우리는 살면서 단 한 번도 투표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삶은 이렇게 변했습니까? 책임은 너무나 명확한데, 어떤 수로 보상받지요, 우리의 소중한 인생은?
저와 여러분 모두 독재를 겪고 있고, 다시금 파산을 겪을 것이고, 또 빈곤으로 내몰리고 있으니, 이제는 아프리카 빈민들에 비해 나을 것이 없는 인생입니다. 이게 우리 미래라는 걸 자각해야 합니다.
미래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가 죽습니다. 한국어라는 족쇄에 발목이 잡힌 이상, ‘탈조선’이란 건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거리에 나다니는 세뇌당한 좀비들을 응징하거나, 민주당, 민중당의 선동 플래카드 같은 걸 찢을 용기도 없습니다.
어떡해야 하지요?
우리는 살기 위해서 싸워야 하는데, 분명한 적을 상대로 마땅한 적의를 품고 싸워야 하는데, 그 방법이 수능 공부 말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수능 공부로, 좋은 대학에 가서, 사회적인 인물이 되면 되는 거야, 이런 자위법 말고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보라색 딱지 달고 이런 하찮은 고민을 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누구나 열사가 될 수 있는데, 나도 마찬가지일 텐데, 차마 그 한 걸음을 떼지 못하는 게 너무나도 슬픕니다. 나도 겁쟁이에, 사회적 참여를 외면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라는 게 구역질이 납니다. 제 기량이 이뿐이라는 게...
그래도 끈기를 가지고 해나가면 무엇인가 되겠지요. 어떻게든 길이 열리겠지요. 절대로 그 기회를 놓쳐선 안 되겠지요.
그래서, 스스로를 믿는 마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저는 빠지렵니다.
수능이 끝나고 총선까지 인터벌이 4개월쯤. 그 사이에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이곳에서는 그 답을 절대로 찾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든 사회의 희생양이 안 될 수 있는 방법이요.
하지만 여러분 스스로는 무언가 기로를 찾아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그러기를 빌고 있습니다. 상처가 나은 국가에서 다시 볼 때까지 우리는 이별입니다. MIC DROP
4352 08 02
응우옌쩐녹쓰란넹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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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열심히 쓰셨네요
3줄 이상이라서 안읽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글에서 진심이 느껴지네요
공감합니다
수능 꼭 원하시는 만큼 잘 보시구 돌아와주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멋있어요
글에 조금도 동의하진 않지만..
이렇게 길게 썼는데 조회수가 170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