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gano Mei [852219]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07-10 06:52:08
조회수 12,172

삼수때가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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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대학생활을 하고 있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놀고 마시면서도


마음 한켠은 수능에 대한 미련으로 가득해요


삼수때 왜 마지막인걸 알면서도 최선을 다하지 못했나 지금이라도 다시 도전하면 정말 열심히 할수 있을까 


이게 미련인지 뭔지 모르겠어요


사실은 이젠 너무 늦었다는 표면상의 이유로 수능 공부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이쯤되면 중독인건지, 재미가 들린건지 대학교에 오고 나서 들리는 수능 얘기 수시정시 얘기만 나오면 수능이 보고 싶어요


축구 이적시장 기사를 보다가도 문득 내가 들었던 선생님들의 근황이 궁금해서 어디 사이트로 옮겼는지도 찾아보고 그러면서도,


막상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도 너무 겁나고 자신도 없어요 사실.


그냥 최선을 다할수 있을때 그때로 돌아가서 한글자라고 더 보고 싶어요


종강 이후로는 매일 피씨방에 살다시피 했어요. 롤이라는 게임은 꿈에 그리던 다이아도 갔어요


사실 삼수때 매일 아침 아빠랑 같이 차를 타고 학원에 갔었는데, 방금은 밤새 게임을 하면서 놀다가 집에 들어왔는데 출근 하는 아빠를 만났어요


온갖 복잡한 생각들이 드는데, 아무것도 할수 없는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합니다


평범한 학교에 평범한 학점


사실 그렇게 형편없는 학교를 다니는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이름을 알법한 학교에서 그나마 가장 좋은 과를 다니고 있긴해요


취업전선이 눈앞에 닥친 13 14 형들이나 15누나들 소식을 들어보면 뭐 글쎄 어마어마한 직장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공기업 대기업 은행권 붙었다는 소식도 들리고


그래, 이정도면 괜찮다! 하고 다니려다가도 가끔 책상에 붙어있는 너의 젊음을 고대에 걸어라 고대는 너에게 세계를 걸겠다 문구를 아직도 봐요


9평 조금 잘보고 뭐가 그리 신나서 그런 문구를 써붙혀놨는지 참 부끄러우면서도 부끄러움을 감수하면서도 그렇게 써놓으라고 했던 강민철 선생님 말씀도 생각이 나기도 하고


강민철 선생님 되게 좋아했었는데 정말 아쉽게도 국어때매 수능을 잘 못봤네요ㅋㅋ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쉬워요


4수는 안되겠죠? 주변 친구들은 슬슬 제대를 하거든요 


제 꿈이 만약 의치대였다면, sky였다면 정말 눈에 눈물 머금고 한번더 도전할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그저 인서울로 만족해야해서 더 답답하네요.


부모님은 2년이나 더 기회를 주셨는데,


제가 그 어떠한 요소에도 방해받지 않고 공부만을 할수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는데,


왜 그땐 그걸 알면서도 공부만 하지 못했을까요 


왜 그땐 그걸 행복하다는걸 몰랐을까요


의지도 부족하고 공부도 못하는 아들한테 수백만원씩 지원해가며 대치동 좋은학원 다 보내주시고 좋은 책들 다 사주셨는데


왜 자꾸 다른곳에 눈길이 갔을까요


사실은 오늘도 페이스북을 보다가 박광일 선생님에 대한 글을 봤어요


단지 글 몇줄만 보고는 정확히 내용을 알기가 어려워서 너무 궁금해서 오르비를 들어와봤어요


모아보기를 하다보니 제가 재수할때 삼수할때 보던 글들이랑 너무 비슷해서 이 핸드폰을 보는 동안 잠시나마 수능 준비를 하는거 같아서 기분이 묘했어요.


너무 졸려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해가 뜨는데


수능 준비했을때는 아마 이시간쯤이면 반쯤깨서 꾸벅거리면서 학원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거 같아요


사실 그때는 별로 그렇게 열심히 안했었는데 주변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거 보고 덩달아서 힘든척 졸린척 했었던거 같아요


더 열심히 공부해보고 싶어요 안할거에요 아마 못할거에요 자신도 없고 그럴 상황도 아니고, 다시 하려면 포기할게 너무 많거든요


안하기로 마음먹고 살아온 반년이 이제 더이상 수능을 볼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버린것 같아요


핑계일까요 타협일까요


뭐가 됬든 좋아하는 펜으로 플래너 쓰고 학원 가고 수업이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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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대탈출제발 · 819731 · 19/07/10 07:14 · MS 2018

    그만하는법도 알아야되긴함

  • 깨부시기! · 882677 · 19/07/10 11:04 · MS 2019

    ㅇㄱㄹㅇ...

  • 잠만보ㅇ · 880344 · 19/07/10 07:14 · MS 2019

    지원을 받았음에도 실패했다면...뭐

  • 엄소연의 "이자식들이" · 818273 · 19/07/10 07:15 · MS 2018

    더 나은 학벌과 그곳에서의 인간관계나 공부를 갈망하시는건지
    새로 무언가 개척하는게 아닌 수험생신분이라는 틀에서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공부만하면됐던 그때의 그 안정감이 그리우신건지 잘 판단하셔서 좋은선택하시길 바라요

  • 애잔한 밍구리 · 727130 · 19/07/10 15:01 · MS 2017

    이게 진짜 맞는말인듯..

  • 20화공샷 · 839600 · 19/07/10 19:16 · MS 2018

    와 ㅁㅊ

  • 국어는 승리지효 · 871381 · 19/07/10 07:16 · MS 2019

    저도 4수에요 작년수능 많이 망쳤구 매일매일 작년스ㅡ능 망친거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요...
    그냥 님혼자만 생각하세요 올해는 좀 이기적이 되보는거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화이팅하시구요 쪽지하나주세요
    어떤기분이고 어떤생각하시는지 저와 비슷할겁니다

  • 샤대20학번 · 742363 · 19/07/10 08:00 · MS 2017

    그만두거나 1년더하거나 둘 다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길을 가시더라도 내가 과연 이 길에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가? 고민하시고 그 길로 쭉 나아가세요. 4수가 나쁜건 아니지만 내가 4수를 하면 성공할 수 있는가? 에 대해 깊게 한번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셔요. 홧팅

  • 재수는좀봐주세요 · 833397 · 19/07/10 08:30 · MS 2018

    최선을 다했는가....좋은 동기부여글 보고 가니다 형님

  • 말 울음 소리? ? · 658412 · 19/07/10 10:15 · MS 201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강로시ㅤ · 891150 · 19/07/10 10:35 · MS 2019

    하지마셈 ㄴㄴ

  • 전기 · 890952 · 19/07/10 10:55 · MS 2019

    하지마요 제발 본인이 금전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n수는 이기적인거 맞음

  • 교국과육평정한가원 · 813437 · 19/07/10 11:26 · MS 2018

    쓰신 분 상황이랑 별개로 지나가던 삼수생에게 의미있는 환기가 되네요. 글 감사합니다.

  • 에피교대생 · 638272 · 19/07/10 13:05 · MS 2015

    정말로요 감사합니다 22

  • 핑구우우 · 802546 · 19/07/10 12:42 · MS 2018

    여자와는 상황이 다르죠..

  • letssaze · 777384 · 19/07/10 13:27 · MS 2017

    지금 다니는 학교 억울해서 졸업못한다거나 학벌이라는 것이 내 앞길을 막을 것 같다.. 가 아니라면 그냥 다니시는게 맞아요 힘드시겠지만 어디서든 길은 열려있거든용

  • 열심히하쟝 · 743562 · 19/07/10 13:52 · MS 2017

    궁금한게 있는데 플래너에 집 설계도처럼 그려진 네모박스는 뭐죵

  • 아으저우너 · 820669 · 19/07/10 14:00 · MS 2018

    저도 23살인데 의치한교대 가실꺼 아니면 그만하시는게 좋아보입니다. 물론 잘되면 좋겠지만 안되면 취직도 힘든 나이가 될꺼에요. 세상에 많은 길이 잇으니 수능에만 갇혀서 살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 Recht · 718925 · 19/07/10 15:19 · MS 2016

    고대 오면 또 서울대 가고 싶고 그래요..

  • 미천한코딩노예 · 888940 · 19/07/10 16:17 · MS 2019

    오랜만이네요

  • Recht · 718925 · 19/07/11 12:29 · MS 2016

    안녕하세요

  • 업그레이드 · 776005 · 19/07/10 16:49 · MS 2017

    글을 아주 잘 쓰시네요. 그림을 보는 것 같은 .. 눈에 그려져요

  • 아윌비어치킨 · 831749 · 19/07/10 17:09 · MS 2018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FM · 820181 · 19/07/10 17:40 · MS 2018

    플래너 정보좀

  • 야부키 나코 · 679590 · 19/07/10 18:01 · MS 2016

    모트모트

  • FM · 820181 · 19/07/10 18:17 · MS 2018

    ㄱㅅㄱㅅ

  • 아헹힝행 · 776708 · 19/07/10 18:25 · MS 2017

    군수

  • 크림슨의 망령 · 884017 · 19/07/10 18:46 · MS 2019

    마음비우고 응시라도 한번해보세요 쌓아놓은거어디안감 저도 비슷한상황인데 행복 저해 안되는 선에서 마지막으로 한번 치려구요...

  • 루애나21세 · 897598 · 19/07/10 18:53 · MS 201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20화공샷 · 839600 · 19/07/10 19:20 · MS 2018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 ?무너무너? · 883530 · 19/07/10 22:12 · MS 2019

    젊은 날의 실패는 인생에 약이된다
    하지만 그실패는 죽을 때까지 흉터로 남는다

  • 보살 · 868475 · 19/07/10 22:45 · MS 2019

    현역인데 반성되네요 ㅠ

  • 가즈아^_^ · 798757 · 19/07/10 23:02 · MS 2018

    ㅇㄱㄹㅇ...

  • 뿡벵 · 726601 · 19/07/10 23:32 · MS 2017

    작년에 님 플래너 봤었는데 속으로 응원했었어요 ㅠ
    저는 요즈음 가끔 무간지옥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곤 해요...빨리 끝났으면...빨리 끝났으면...
    삼수 생각은 절대로 안 하고 있고요 ㅋㅋ ㅜ
    작년에 재수생이랑 같이 공부했고 올해는 진짜 재수생이 되었는데(ㅎ...)솔직히 말해 큰 차이가 안 느껴져요...공부 다시 시작한지 3개월이나 됐는데
    제자리걸음을 열심히 하는 느낌이에요
    최선을 다한다의 기준은 뭘까요
    자투리 시간의 최대한 활용? 집중도의 향상?집중도는 진짜 별의별짓을 해도 약간의 변화는 있어도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긴 죽도록 힘들더군요 실모 풀지 않는 이상...
    그 무언의 벽을 깨부숴야 실력향상이 일어날텐데
    그게 정말 찾기 힘든거같아요
    자주 생각해요 아 이렇게 가면 실패가 아닌가 하지만
    결국 뭔가 새로워질 방안을 생각하다,우직하게 다시 시작하죠
    이 우직하다는 단어가 참 성실하면서도 무서운 단어가 아닌지.
    왜 최선을 다하지 못하지?

    아니다 이미 이게 나의 최선이 아닐까?
    어쩌면 현실적이고 어쩌면 패배자스러운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저는 님이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항상 완벽한 공부를 매일매일 하시진 못하셨겠지만,어쩌면 정말 실례되는 말일 수 있겠지만-님은 최선을 다하셨을거라 생각해요
    수고하셨고
    그냥 한낱 쪼렙재수생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꽃길 걸으시길 다시 하신다고 하셔도 응원해요

  • Nagano Mei · 852219 · 19/07/12 11:23 · MS 2018

    그 순간순간 님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지금 하는게 맞는지 의문이 드신다는 것만으로도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계시다는 증거일거에요 저는 딱히 스스로 문제점이나 고쳐야되는 점을 발견하지도 못했었거든요 저같은 경우는 그저 내가하는 공부가 맞고 이대로만 하면 되겠다는 등 나태한 생각으로 가득차있었던것 같아요 힘드시겠지만 후회없는 입시 힘내서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화이팅하세요!!

  • 시르비 · 776365 · 19/07/11 07:49 · MS 2017

    시험은 한번 쳐보세요

  • 김플보 · 893533 · 19/07/13 23:18 · MS 2019

    정말 평소 받던 성적에서 폭락(등급 평균 2배 정도로)해서 너무 억울해서 다시하는 거 아니면 안 하시는게 좋아요... 죄송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그때 마지막인걸 알면서도 열심히 안한 건 본인 잘못이고 그 결과를 책임질 사람도 본인이에요. 부모님이 삼수 때까지 투자하신 금액도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그건 부모님께서 하신 정말 용감하신 선택이었을거고 그 금액은 작성자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금액이었을 거에요. 물론 작성자님이 돈을벌어서 하는 거라면 상관없겠지만... 저는 이번에 삼수를 하게되는 사람이지만 후회없이 재수생활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수능 때 평소받던 등급의 2배수를 받았어요. 그래도 작년에 나름 열심히 공부했다고 장학금은 받고 하고있지만 어쨌든 그런거에요, 수험이란건. 열심히 했다고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 끝이 정말 투명하지도 않아요ㅠㅠㅠㅠ 정말 다시금 고민해보세요. 공부만 하면 모든 것이 괜찮은, 그 안정적인 분위기에 도태되고 싶은 건 아닌지 말이에요. 우리 모두가 평생 수험생일 수는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