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 [720698] · MS 2016 · 쪽지

2019-06-27 18:19:43
조회수 1,722

수능을 자기 실력에 비해 못 보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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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자기 실력보다 잘 봐버리는 거라는 생각이 가끔(사실 매일) 듭니다.


조금 더 확장하자면, 자기 실력보다 더 뛰어난 실력들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집단에 속하는 것이, 자기 실력보다 더 열등한 실력들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집단에 속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물론 자기 실력보다 더 열등한 실력들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집단에 속하는 것은 괴롭습니다. 대학 입시를 예로 들면, 서울대에 입학할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수능 날 시험을 망쳐서 평생 서울대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살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괴로움이 생길 수 있겠습니다. 소속 때문에 자기 실력에 비해 저평가받는다거나..


그런데 그런 고통이, 자기 실력보다 더 뛰어난 실력들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집단에 속하게 되었을 때의 고통보다는 작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자기 자신을 자신이 속한 집단의 타인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고, 분석 결과가 절망적인(내가 다른 사람보다 별로라는 분석 결과를 낳는) 비교는 자기 자신에게 매우매우 큰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요지는.. 대학 입시에서 우리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공부하는,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오늘 글에서 지적했듯

차라리 대학 입시에서 남들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이 남들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결과를 얻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잘 읽지 못하는데도 합격한 탓에

글을 이해하기 위해 같은 학교의 다른 학생들보다 몇 배의 시간을 더 써야 하는,

그런 벌을 받고 있는..

한 학생이 서울대학교 모 도서관에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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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옯린이. · 893789 · 19/06/27 18:21 · MS 2019

  • umrhai · 712111 · 19/06/27 18:23 · MS 2016

    수능공부에서 요구하는역량이랑 쓰신분께서 속한 학과에서 요구하는역량이랑 연관이 큰가요...??? 그렇게느끼실정도면..

  • 필연 · 720698 · 19/06/27 18:24 · MS 2016

    수능에서 측정하는 능력이 생각하는 능력이잖아요.. 공부를 생각하지 않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 umrhai · 712111 · 19/06/27 18:31 · MS 2016

    확실히 국어나논리사고는.. 뭘하든 중요할듯요...

  • Hello2019 · 845066 · 19/06/27 18:23 · MS 2018

    기만

  • 부정적분은미분하고대입하고관찰한다 · 841486 · 19/06/27 18:24 · MS 2018

    뭘 이런거까지 기만이누
  • 도희 · 495790 · 19/06/27 18:24 · MS 2014

    필연님 글을 읽을 때마다 참 서울대가 달라보입니다. 누구나 가고 싶어하면서도 막상 들어갔을 때 본인의 능력과의 괴리를 느낄 정도로 높은 학생과 교수님들의 수준이라니...참 부러우면서도 대단하네요.

  • 필연 · 720698 · 19/06/27 18:28 · MS 2016

    참 어려운..

    누군가는 매일매일 자기 수준에 딱 맞는다고 생각할 거고
    누군가는 매일매일 괴로울 거고..

    그런데 모두가 매일매일 자기 수준에 맞다고 느끼거나 괴로워하지는 않을 거구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그냥 행복에 있어서는 컨디션(건강)이 중요하구나 싶기도 합니다.

  • 천옌시보면서빡공 · 732333 · 19/06/27 18:25 · MS 2017

    저거랑 똑같은 생각 많이 해봤어요 본분에 맞지않다 던가... 근데 우물안에 개구리가 되는것보다는 우주속 별 하나가 되는게 좋을 수도 있지아늘까여

  • 필연 · 720698 · 19/06/27 18:30 · MS 2016

    네 맞아요. 마음 먹기에 달린 문제일 수도..

  • 파급 효과 · 835293 · 19/06/27 18:50 · MS 201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실적으로 수능을 우연히라도 잘봐서 자신의 수준보다 높은 대학을 가는 것이 자신 수준에 못미치는 대학을 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봅니다.

    필연 님은 대학 입시에 있어 일이 잘 풀려서 이해가 완전히 안 가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입시가 잘 안풀려 생기는 컴플렉스는 상상 이상입니다.

    어차피 어느 대학을 가든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 것은 사실이며 그럴바에는 수능을 우연히라도 잘 봐서 더 높은 대학에 가는게 낫습니다. 높은 대학에 감으로써 얻는 성취감은 어떤 것으로도 바꾸기 힘들고 이후에 좌절할 상황이 다가와도 버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더 높은 학벌에만 집착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부정정적인 입장입니다.

  • 애프니사 · 825944 · 19/06/27 18:53 · MS 2018

    맞말추...

  • 필연 · 720698 · 19/06/27 18:55 · MS 2016 (수정됨)

    오!.. 동감합니다.
    제 글은 수험생이 높은 학벌에 집착하여 공부가 안 되는 현상을 막기에는 나쁘지 않은 자기합리화 근거이지만..
    딱 거기까지라는 한계가 있죠..ㅎㅎ

  • qalaxyㅤ · 889268 · 19/06/27 20:44 · MS 2019

    벌 받고 싶어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