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133120] · MS 2018 · 쪽지

2011-12-06 22:35:07
조회수 1,166

정철훈 - 저물녘 논두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254200

하루도 이틀도 심심한 비가 내리네
장성 갈재를 넘어서면
갈맷빛 무등산 아래
고물거리는 사람들
순한 얼굴에 웬 슬픔은 일렁여
지난밤에 모두 안녕하신가
깊은 속내는 가슴에 묻은 채
꽁초를 빨고 소주를 들이켜고
실없이 코를 벌름거리는가
오늘 넋두리 같은 가랑비는
울어도 울어도 가난했던 농촌을 적셔 온통 고향 생각뿐
용케 빗줄기가 굵구나
저물녘 논두렁을 지나면
무엇이 세상을 견디는지
지금은 돌아간 사람처럼
풀잎 하나에도 머뭇머뭇
하루도 이틀도 심심한 비가 내리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