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달루시아집시할배 [849753]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04-19 20:11:47
조회수 678

성당 신자들이 교회 신자들에 대해 느끼는 우월감에 대하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2415126

성당과 교회를 모두 다녔지만 결국 기독교는 약자의 도덕이라고 주장한 니체와 종교는 인민의 마약과도 같다고 한 맑스의 종교관에 일리가 있다고 보게 되고 무정부주의자이자 다원주의자인 톨스토이, 그리고 자유주의자이자 반 제도교회의 선봉이었던 물리학의 거두 뉴턴의 신앙관을 따르게 된 나는, 이 나라의 가톨릭 신자들이 흔히 이르는 한국 프로테스탄트의 '개독' 신앙인들의 추태를 보며 자기위안과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 철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나는 현재 개신교나 성공회의 신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톨릭 신자도 아닌, 제도교회를 거부하는 제3지대에 속한 사람이다. 따라서 교회세습이나 하며 헌금으로 축적한 재산 물려주기에 여념이 없는 한국 개신교회를 결코 옹호할 생각은 없다. 개신교 역시 비성경적인 자기모순과 맹목적인 믿음의 악랄함 그리고 인간적 탐욕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의 육체적 사회적 생명을 유린한 역사가 있으며 이는 정교회와 성공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는 세 교파를 합쳐도 2000년의 역사 동안 가톨릭이 마녀사냥과 종교재판, 십자군 전쟁, 대량학살 등으로 죽이고 빼앗은 인구수의 1/10도 안된다. 게다가 한국에서야 가톨릭이 나머지 세 주요 교파에 비해 인지도나 도덕성 면에서 칭송받고 있지만, 해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교황청을 개혁하고 권위를 다시 세우려는 데는 무서운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가톨릭 교회의 특징은 최소 100년은 넘어야 사과 한 마디로 종교 전쟁 등의 모든 악행과 잘못을 퉁치는 것이었는데, 오늘날 가톨릭 사제들의 조직적인 성학대 은폐 이슈와 마피아 등의 조직과 얽힌 세계적 비리 문제가 너무 심각해 교황이 이를 조심스럽게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교황 개인의 도덕성은 내가 그가 아니기에 둘째 치더라도, 이 모든 문제가 200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이루어져왔음이 밝혀졌기 때문에, 이를 알고도 눈을 가리는 가톨릭 신앙인은 가톨릭 교인일 수는 있어도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르고 기리는 그리스도인은 아니다. 모든 것을 종합해 봤을 때, 가톨릭 신자라는 누군가가 우린 예전부터 선량하고 고결하며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본인들 개개인과 소그룹, 선의의 교구 신자들과 사제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얘기지만, 역사에 대한 완전한 왜곡과 무지 혹은 흔한 개독과 다를 바 없는 맹목적이고 가학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상처를 받은 순수한 신자들에게 인간적 용서를 구하지만, 내가 하는 얘기로 가톨릭 교회의 존엄함에 대고 사과하고 싶지도 않다. 왜냐하면 그들이 은폐같지도 않은 은폐로 가톨릭의 이미지를 청소하려 해봤자, 이건 평범한 역사서나 사료에 전부 등장하는, 또한 가톨릭 측에서 은폐를 하고도 남아 있는 실제 역사의 팩트이기 때문이며, 그들조차 인간적으로는 이를 시인하고 있기에 그렇다. 가톨릭 교회는, 내가 연구한 바로는, 확고한 역사-신학적 정통성과 시대별로 온갖 잔인성을 두루 갖춘 모순의 어머니이다. 나의 이런 마음가짐을 생각하면, 가톨릭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진리의 빛이나 모성이 나를 초자연적으로 부르지 않는 이상, 난 가톨릭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 것 같다.

0 XDK (+200)

  1.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