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의 기억 - 어떻게 이겨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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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쯤, 큰 트라우마로 지금까지도 남아있을 만치,
아프고도 날카로운 슬럼프가 내게 찾아 왔었음을 기억한다.
사람에게 상처받았고, 내게 상처받았고, 공간에 상처받았고, 시간에 상처받았던 시간들이었던 것.
나는 나로서 존재하고 싶었는데, 주위의 모든 물질들이 그를 막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맞추는 대로 세상이 보이는 것이 아닌, 세상이 보는 대로 내가 맞추어야 한다는 강압감 속에서, 나는 그렇게 나를 상실해갔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이 힘듦을 얘기한다고 해결될 것 같지도 않았다. 다만, 공부하는 매 순간순간 눈이 풀리고, 가슴은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견뎌야 했을 뿐이었다.
내가 강남오르비로 자리를 옮긴 것은, 그 무한소급에 가까워 보이는, 돈키호테의 사투를 하루 빨리 끝내고 싶어서 였다.
이 마음 상태로 7개월을 보내다가는, 내가 죽을 것 같았다.
벚꽃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삶의 성찰도 할 수 없는 이 상태에서는.
그 때 이후, 목표는 하나였다. 뉴런, 심기일전, 공감연구소 주간지를 하루치 완벽하게 끝내는 것은 아니었다. ‘행복’이었다.
어떤 공부를 하건, 어떤 음악을 듣든,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나는 무조건 내게 행복을 강요했다.
그래서, 아침에 낯선 컵라면을 먹어 보기도, 무진기행을 읽어보기도, 의미없는 추억을 다시 되살려 보기도 했던 것.
그런 과정을 거쳐 오면서, 나는 점차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정말 행복했다. 국어도 재미있었고, 수학도 재미있었고, 영어도 재미있었고, 탐구도 재미있었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았고, 현장수업을 듣는 것도 좋았고, 한 달에 한 번 대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아픔이라는 것을 어떻게 이겨냈던가.
글쎄, 조금 무디고 오글거릴법한 말이지만, ‘나’에 대한
사랑이 그 근원이 아닐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나’를 사랑하는 입장에
서 있었고, 그렇기에 과감히 현재의 공간과 시간을 뒤틀리게 함으로써 다른 세계를 창조해야 했다. 분명 힘든 과정이었지만,
하루 하루의 행복의 간절함이 그 보다도 더 중요했기에 가능했다는 것.
올해에, 나는 또 어떤 위기를 맞게 될까.
더 힘겹고 악랄한 것들이 나를 기다릴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아는 것은, ‘자애’가 있다면 뚫어낼 수 있다는것. 그를 믿고, 오후에 글 한편을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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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고마어ㅓ
잘 풀릴 거에요 항상 사랑하는게 제일 좋아요
형 앞길에도 힘든날도 있겠지만 후회없는, 행복한 삶이 펼쳐지길...
글 진짜 잘 쓰시는것같아요 공감하고 갑니다
고생했어요 꼭 괜찮아 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