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르비해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1457619
음
오늘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는 김에 약 8개월정도, 정들었던 오르비도 졸업하고자 합니다.
원래는 어떤 이유가 있어 조금 더 남아있으려고 했는데
보아하니 그 '이유'가 이제는 사라졌달까요, 어쩌면 좌절된 것으로 보이므로
미련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네요.
길었던 학창 시절, 돌이켜보면 좀 비벼지는 대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세계대회 무대를 두 번 밟아봤던 로봇올림피아드를 제외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더 일찍 준비했어야 하는 걸 알았으면서도 놀다가 늦게 과고준비를 시작하고. 그러다가 (https://orbi.kr/00017503291) 이런 일을 겪으니까 그냥 포기해버리고. 어떻게 추슬러 도전한 자사고는 면접을 절어버리고, 한참 남는 점수지만 가기 싫다며 자공고는 가지 않았고, 결국 랜덤배정 쓰레기 똥통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하기 싫다며 내신 관리는 적당적당히...
여튼 이제 졸업했고, 게임에 비유하면 튜토리얼 끝난 셈인데, 역시 튜토리얼은 어느 정도의 플레잉 미스는 눈감아주는 자비로움을 가졌죠.
가령 던졌다고 했던 내신만 해도 1점대 극후반까지 곤두박질쳤던게 서울대 가보겠다고 내신시험 몇 번 빡세게 치니까 1.28이 되듯
수능날 긴장해 여기저기서 삐끗삐끗해대고, 목표로 삼았던 서울대 수시 1차광탈했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부끄럽지 않은 대학에 간신히라도 붙듯
국어 표점이 하늘을 뚫어 준 덕분에 정시를 썼어도(폭/빵 등 무시하고 일렬로 세운다는 전제 하에) 아마 고/연 공대는 갔겠거니 싶고(컴퓨터과는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런 등등.
하지만 이제 튜토리얼 끝이고 챕터 1 시작이니까 그런 플레잉 미스 눈 감아 주지 않겠죠.
그래서 더 이상 비벼지는 대로 사는 삶은 그만두려고 합니다.
그래서 반수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서울대가 목표였다며? 너 학계로 가고 싶은 거 아니니? 비벼지는 삶을 살기 싫다며? 고대에 안주할 거야?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건 '서울대 졸업장을 가지지 못했으니까 학자가 될 수 없어'라는 식의 또 다른 회피, 안주. 즉 비벼짐이라는 결론이 섰습니다.
(물론 뚜렷한 목표를 향해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는 것은 그것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N수생 분들 파이팅. 하지만 제 반수결심은 그런 거랑은 핀트가 약간 어긋나 있었다고 성찰하게 되었네요.)
그런 마인드라면 반수실패했을땐 말할 것도 없고, 반수를 성공해도 역으로 '서울대니까, 어떻게든 될 거야'식으로 생각하게 될 거라는 결론입니다.
그래서 고컴 다니며, 더 주도적으로 열심히 인생을 살아서 학부 학벌이라는 디메리트를 극복하고 멋지게 꿈을 이뤄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유'도 사라졌고 반수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이제 더 이상 여기 있을 이유가 없어졌네요.
여기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공부, 입시에 대한 자료는 물론이고 여러 조언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공감대를 갖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오르비언 여러분들까지, 글로 감사를 표하기엔 받은 것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야죠. 정말 감사했습니다.
조금 더 미려하게 또 자세하게 감사를 표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되네요. 그럼 이만 인사 올리려 합니다. 다들 목표하시는 바 꼭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간 정말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ㄷ 선지 노직입장에서 도덕적 공과에 따른 분배원리는 정형적이고 비역사적인거 아님?
-
”서로 다른 두 실근을 갖고 각각의 실근은 중근이다“ 이거 삼중근까지 봐야하는 거?
-
내일도 안 보내면 어쩌지..
-
홀로 선 세상 속에 그댈 지켜줄게요
-
1. 반수하고 싶어짐 2. 편입하고 싶어짐 3. 서울가고 싶어짐 4. 연애하기...
-
사교육 막는법 3
국가에서 운영하는 착한 관리형 독서실 Ebs 컨텐츠 방대하게 늘리고 사설 출제팀...
-
저메추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
-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를 옮기는 행위는 우리의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소모한다. 6
이거 문장 아무리 생각해도 맥락에 1도 안맞는데 순수 반수생 저격 지문으로 교수가 쓴거임..?
-
오시에테 쿠레타
-
사탐런 증가+의대 증원 대폭 축소 or 취소되면 어케될거 같음? 올해보다 더 대학가기 빡세지나?
-
https://www.neka.cc/composer/13350 퀄 좋음... 근데...
-
다시 독서실로 go back
-
그래도 시즌 2보단 쉬워진 듯
-
킬캠 2-1 0
미적 쉽지않내..
-
수능까지 시간 얼마 안남아서 문제 많은건 못풀거 같은데 문제수 적당한 n제 ㅊㅊ좀 대충 2중반따리임
-
선행 갤러리 뭐임?? 띄용 이런 곳도 있구나
-
기하에 대한 대우가 너무 박한거같음 물2보다도 대우가 안좋아보여....
-
둘다 붇으면 어디감?
-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재명 버전 그리고 이건 살인자 ㅇ난감에 장면
-
다음주가 시험이긴한데..
-
예쁘시네요
-
알수있음? 담임쌤한테 물어보는거 말고 인터넷으로 확인안되나
-
원래 언독문인데 1
독서론-언매-문학-독서도 생각보다 ㄱㅊ은듯 근데 이감 82에서 못 벗어나네
-
아 사탐 ㅅㅍ
-
알고보니 폴리스네...
-
정법 질문좀요 0
ㄴ 선지 어떻게 푸는건가요?
-
아시는분 어떤과목이 젤 나을까요
-
집 아닌 곳에서 과외 하시는 분들은 스터디룸에서 하는거죠? 1
맨토즈 스터디 카페 3시간 대여에 21000원 인데 항상 이 돈 주고 스터디룸에서 하시나요?
-
수학 무불개 확통 8강 생윤 잘생긴윤리 16강
-
위쓸개vs이매진 5
또 ㅅㅂ 팔랑귀 발동해서 이매진이 좋더라~ 간쓸개 파이널은 개구리다~ 이래서 또...
-
생윤 왜 재밌지 1
사회계약설까지 진도나갔는데 재밌넹 뒷 단원도 재밌나요?
-
공간도형, 공간좌표 개념 끝 기하 개념 5일 컷!
-
그렇다네요
-
평면 벡터의 성분과 내적 개념 끝 상당히 난이도 있네요
-
수바 14회 0
라이브반 자료에 답지가 누락된 것 같은데 혹시 있으신 분 쪽지나 댓으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ㅠ
-
진짜 평가원 1은 통곡의 벽임 1년동안 수학만 죽어라 했는데 1은 절대...
-
저는 (주)무브 lacri님 충성충성 /^^
-
보기문제 1번선지 틀린건데 맞다하네 보기에 단어가 있자고 막 억지로 끼워맞다하네 ㅋ
-
코로나 시국에 개발자 엄청뽑다가 지금 역효과로 테크기업 채용 얼어붙었고 각 학교마다...
-
ㅈㄱㄴ 작수 5 기하선택입니다 한완기 틀린문제 회독하면서 어삼쉬사 푸는 거 어떤가요?
-
쪽지주세요
-
모든 국민들이 전문직 발사대에 한번쯤은 탑승하는 나라 2
ㅋㅋㅋㅋ 맞냐 이거 시험딸깍 이게 문제가 아님 지금
-
ㅈㄱㄴ..
-
고2 때까지 9등급만 받다가 고3 때 정신 차려서 1년동안 열심히 한 결과...
-
이미지모 난이도 어떰?
-
질문받는다
-
사람 없는데 깊숙히 앉아 타는데 무서워 옯끼야야악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학교 생활 즐겁게 하시길 바랄게요. 행복하세요!
안녕히 가십시오
현실에서 즐거우시길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