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여행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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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삶이 진짜 부질없다 느껴질 때가 있지.
솔직히 ‘대학’이라는 공간은, 애초에 우리가 가고 싶었던
공간은 아니잖아. 태어나고, 놀이방 또는 유치원에 던져지면서
연세우유나 서울우유를 사주시는 부모님의 비참한 논리에
우리가 매혹된 것일 뿐.
그게 나쁜 거냐고?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의도는 역시, ‘사랑’이었을 테니까.
근데, 정말 대학에 가면 모든게 해결될 수 있을까.
네가 갖고있던 본연적 불안감이, 서울대 의대만 간다면,
혹은 경영경제학부만 간다면 전부 해결될까.
나는 아니라고 봐.
당장 우리 형만 봐도 그렇거든.
2014 수능 국어B 98 수학A 100 영어B 100
사회탐구 한국지리 50 한국경제 45
크림슨 장학금받고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차석 합격.
(그 때 당시 서울대학교 지원요건에서 한국사가 있었는데,
우리 형은 한국사를 응시하지 않았으므로 서울대 지원 자격이 없었음.)
근데, 그렇게 고려대에 열광했던 사람이 지금 하는 말은,
-야 씨발, 고려대가 나한테 해준게 뭔데.
정말 남들로 부터 추앙받는 대학/학과에 입학하면
모든게 끝이 날까.
우리는 일단, 이 생각으로 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는 듯해.
그래, 당장은 없어지겠지. 그런데 평생은 아니라는 거야.
/
그렇기에, 남들이 소중히 여기는 무언가는
내게 있어 그리 오래 남지 않는다고 생각해.
네가 정말 원하는 것을 찾는 것.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타인의 시선에 짓눌려 이리저리 황망히
버둥거리다 그에 순응하는 삶보다는, 타인으로 부터
낙인이 찍히고 인정은 좀 덜 받더라도, 나만의 답을
찾기위해 삶의 시간을 쓰는 사람을, 나는 좋아한다.
그 사람이, 언젠가 이 사회에 알려진다면,
진짜 무궁무진한 가치를 전파하고 보여줄거라
믿기 때문이야.
오늘의 나는, 지금의 나를 성찰해 봤어.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하고 말이야.
나는 지금 배낭을 메는 중이더라고.
당장, 나도 무섭다.
생각해봐, 오르비 안에서만 보더라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잖아.
그런데, 오늘 보니까 나는, 싫어하는 이들의 얘기보다는
좋아하는 이들의 진심을 보는 것에 더욱 꽂혀있는 사람이더라.
한국 육군 병장님이 수능 보기 몇 일 전에 연락해 주신 적이 있지. 이등병 때 날 봤다는 거야, 내 글을 보고 영감을 많이 얻었고, 내가 연애했을 때 쓴 글을 보며 대리만족도 하셨다고.
언젠가 연락해야지 했는데, 병장이 되서야 연락한다고.
그 쪽지를 오늘 다시 보는데 무언가 끓어오는 것이 있었어.
부족한 글이었을 텐데, 그걸 보고 나를 정말 알아봐주는
이들이 있구나해서.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꼭 나만의 것들을 지키려고.
그러니까 삶을 여행으로 가정하면, 나는 지금 배낭을
메는 중인거야.
이란 앨범에서, 오왼이 말한 오전 11시가
지금의 내 시간인 거야.
/
나도 내 순수를 지키려 여행할 거야.
너도 꼭 너만의 것을 지켰으면 좋겠다.
그것이 대학이면, 대학을 지켜.
그것이 너의 섬세한 감정이라면, 그것을 지켜.
나는, 그런 너를 응원하고 있어.
/
또 오글거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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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새벽이나 낮이나 이런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서 새벽감성 아니에오 ㅜㅜ
어멋!안자구 무해
글 쓰자나욤!
기찬갬성..
서울대 한국사 개추억이네 ㅋㅋㅋㅋ
엌ㅋㅋㅋㅋ 고인물이다!

내 꿈을 위해서라면 이제 멈춰도 되는데 자꾸 미련이 남는걸 왜일까요...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과거 세대 한국의 대다수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주입했고, 현재도 강하게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생각-명문대/취업전선에서 유망한 학과에 가는 것만이 학생들이 가야할 '보편적'인 길이고, 그것만이 사회적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은 여러 가지 오류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우선, 보편성이란 다양한 구체 속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어떤 상동성을 의미하는 것이지, 어떤 특정한 구체가 보편적일 수는 없습니다. '좋은 학벌을 가지는 것'이라는 하나의 특정한 길을 보편으로서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철학적으로 오류인 것이지요. 이는 단순히 개별사례를 통해 귀납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사회적 성공과 부를 추구해야할 절대적인 가치로 전제하는 사고 역시 그릇된 것이지요. 어떠한 가치에 일원론적 절대성을 부여하는 것에는 그 일원론적 틀로 세상을 자의적으로 재단하고, 다른 가치체계에도 자신만을 강요할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다만, 한국사회의 어떠한 물적 토대 위에서 이러한 사고가 배태될 수밖에 없었는지는 고려해봐야할 문제일겝니다. 인간의 사고는 물적 토대에 기반한, 그 자신의 사회적 존재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간략히만 언급하자면, 한국사회에서의 배금주의와 부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교육은 자본주의의 무제한적 팽창을 억제하는 전통적 도덕률의 부재, 권위주의적 정부 주도의 축적체제 내에서 굉장히 강력했던 관(官)의 전통, 그리고 IMF 이후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경제적 가상(假想)을 중심으로 한 국가-시민 관계의 재편 등이 토대가 되었을 겁니다)
이처럼 천박한 사고 방식이 오랜 기간 한국 사회의 주류를 점했고, 지금까지고 그러한 경향이 강하게 남아있다는 사실은 매우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대학이라는 것도 결국 인생에 있어 하나의 거쳐가는 단계에 불과한 것이고, 그것이 절대화되어서는 안될게지요.
공주 님 글의 논조에 일정 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 피드백해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공주님의 글에, 왜 일부 사람들이 오글거린다, 글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감을 드러내는 의견을 표출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냥 글이 오글거린다. 그냥 마음에 안든다 하는 식의 언변은 그냥 비난일 뿐이지 제대로 된 비판과 소통이 아닐테지요. 다만 이번 글을 통해 사람들이 반감을 느낄만한 요소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우선, 공주님이 대학에, 학벌에 구니(拘泥)될 필요가 없다고 한 점, 분명 타당한 얘기입니다. 다만, 근거로 제시한 것이 형 분의 '사례'였고, 그말인즉슨 한 인간의 삶에서의 실제적 경험을 주 논거로 삼아 주장을 전개하는 셈이 되는 것이죠. 여기에서 크게 2가지의 문제가 도출됩니다. 연역적이 아니라 귀납적 접근을 통해 주장을 펼치는 경우 표본이 되는 사례가 충분히 많거나 좀더 대표성이 있는 일반화된 사례를 들어야 하고, 더 중요하게는 주장의 반증 가능성이 없어야 합니다. 공주님의 주장은- 반증 가능성이 있을 뿐더러, 1개의 사례를 든 것이기에 Hasty generalization, 즉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의 위험 역시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주장의 엄밀성이 다소 약화되는 것이지요.
두번째로는, 논거가 삶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정작 대학에서의 삶이 공주님에게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논리적 모순이 생기지 않나 합니다. 물론 공맹이 요순을 돌아봤듯, 아우구스티누스가 구약의 예언자들을 돌아봤듯, 자신에게 미지의 것을 서술하기 위해 다른 존재의 과거 경험을 거울 삼아 '현재에 없는 현재'를 서술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야스퍼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공간 밖의 공간', '시간 밖의 시간'의 기묘한 경험 속에서 미래를 창출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주된 논거가 실제 경험인 이상 필자 자신에게는 미지인 경험을 논거로 사용하게 되면 주장의 힘이 약해지는 것은 불가피할겝니다.
사회 보편의 법과 도덕을 심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말을 하고 글을 쓸 자유가 있듯, 특정 글이나 인물에 대해 비판할 자유 역시 존재합니다. 그것이 타당한 근거에 기반한 경우 더욱 그렇겠지요.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적절한 비판을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 공주님이 되실 수 있을 겁니다. 응원합니다
아이고 감사드려요. 확실히 글을 보고 정말 인생에 대해 저보다 많은 것들을 경험하셨단 것을 알겠어요.
쓰신 글을 보고, 저도 조금 반성하게 되네요.
대학이 모든 것들을 지배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픈 것이 맞지만 오히려 제가 더 닫힌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그것이 더 극심하게 제게 보여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20살 입니다.
glint님 처럼 깊이 생각하고 지식이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건 잘 모르겠지만,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하나는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안 그래도, 고민을 해보고 있는 중이에요.
내가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 주장은 하지만,
과연 그를 정당히 비판하는 여러 의견에 나는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인간이었을까.
아닌 것 같았고, 그렇기에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을 취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더 자라나면서, 분명 그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거에요. 부족한 글일 텐데, 소중한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많은 것들이 아직 부족하고 별 볼일 없기에
생긴 문제들인 것 같아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얘기도 있으니까요.
대학이라는 공간에 가게 되면, 먼저 ‘비판’이라는 것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당장이라도, 내가 그것들을 생각하면, 부족한 사람인지라 별 좋은 감정이 들지 않은 것 같아서요.
역시 glint님 글을 보고 기분이 안 좋아졌어요.
그런데, 이것이 내가 성장할 밑바당임이 확실한 것 같아서 그 쓴 것들을 한 번 삼켜볼게요.
고맙습니다. 앞으로, 많이 가르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