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준비하며 제일 듣고 싶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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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이 말을 두고, 저를 안 좋게 보는 사람은,
또 감성글이라며 혐오감이 먼저 드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시에서 말도 안 되는 속도를 내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옆 친구가 간쓸개 오프라인을 풀고 있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중고나라나 오르비에서 불법 PDF를
구해볼까하는 나쁜 생각도 했지요.
다행히, 강민철 선생님 현강을 듣는 것으로
그 속도를 메웠고, 또 가다듬었습니다.
삼수생, 사수생 분들을 동정한 적이 있습니다.
속도가 생명인 이 입시판에서, 속도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로 내게 인식될 때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건강하지 못한 생각, 또 아예 틀린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이면 그런 생각들이
제게로 물 밀려오듯 들어왔습니다.
속도가 생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속도는 곧 효율로 연결 되리란 아주 간사한 마음에.
그러나, 가끔 속도를 아예 죽여버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더 감성적이기에 감성글처럼 보일 테지만,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외로워질 때면,
하던 것을 다 멈추고, 인스타에 왜 외로운 지에 대한
글을 쓰곤 했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가끔 내가 대견해 보일 때도 있었는데,
그 때 또한, 하던 것을 다 멈추고 내가 오늘 왜
그렇게 느꼈는지 인스타에 기록했지요.
효율, 효율 거리며 간쓸개 오프라인을 외치던
소년의 이중성이란,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나는 수능지식에 대한,
거의 모든 기억들이 사라져 감을 느낍니다.
현우진 선생님의 말투, 수업내용, 현강생들의 익숙한 얼굴.
점차 내게서 멀어지고 있음을 압니다.
강민철 선생님의 말투, 수업내용, 수업교실.
점차 내게서 멀어지고 있음을 압니다.
조정식 선생님의 현장 카페주소, 모의고사 퀄리티, 현강생의
이름 하나하나를 외울 정도로 관심 높으신 성격.
그것 또한 점차 객관화가 되어가고 있음을 압니다.
그러나, 재수 생활에서 감히 속도를 0으로 만들어 버리고,
나를 성찰했던 자아만은 아직도 내 가슴 속에 푸르게 살아 숨쉽니다.
내가 좋아했던 나 자신이란,
속도 보다는 나를 좇으려 발악하는 자아였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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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뭐였어요?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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