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꽃✨ [541907] · MS 2014 · 쪽지

2019-01-20 01:51:53
조회수 505

새벽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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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마음이 너무 허해서

밤잠이 많이 줄었습니다.


자연스레, 새벽에 게임을 하러 가는 버릇이 생겼고,

아마 이 글을 마치고 나서도 그럴 듯 합니다.


그래서, 요즈음은 새벽 아래에서 내가

나를 마주하는 일이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뭘 위해서 노력한지, 애써 던진 질문에

차갑게 내 속에서, 몇 번이고 들려오는 대답들이

만들어 놓은 길, 빈 손에 기나긴 거리 위를

아직도 거닐고 있는 듯한 나를 그 곳에서 만나곤 합니다.


추억과 메모리를 찾아 떠나고 싶었습니다.

사랑했던 공주시, 동경했던 청주 꽃동네.

그 곳에 가서 있어야 할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버려야 했고,

그 대신, 공부를 선택해야 했지요.


다시는 오지 않을 추억을 조금은 지켜내고 싶었습니다만,

그저 내버려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있었던 것.

또, 그 속에서 단 한 번의 저항도 하지 못한 것.


어쩌면 그것이, 새벽 아래에서 걷는 나를

비겁하게 만드는 요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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