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야 테일러조이 [815490] · MS 2018 · 쪽지

2019-01-05 00:53:46
조회수 33,844

긴글) 학원 조교알바에 관하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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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 인사 및 자기소개


1. 학원 조교는 무엇을 하나요?


2. 학원 조교 알바의 장점!


3. 학원 조교 알바의 단점!


4. 지금까지 느낀 소소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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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인사 및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이제 갓 1주일차 되어가는 조교돌이입니다! 일단 제가 조교로 일하고 있는 곳은 머치동은 아닙니다. 유명 강사분의 개인조교도 아니고요. 그래도 이름은 다들 들어 보셨을 법한 회사의 집근처 재종반+현역단과가 짬뽕된 학원의 윈터스쿨 조교로 일하고 있습니다. +) 그쪽으로 최근 옮기신 친하게 지내던 수학선생님 개인조교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유명한 강사분들의 개인조교는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네요 제 개인조교 이야기는 좀 걸러 들어주세요 워낙 케바케이고 특수사례도 많을 것 같아서...


13시간 근무하고 와서 쓰러지기 직전의 몸뚱어리를 엘모 노동요 들으면서 억지로 움직이며 쓰고있어서 자칫 글이 두서없을 수 있어요ㅠ


1. 학원 조교는 무엇을 하나요?


보통 학원 조교를 떠올리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수업 전에 들어와 학생들에게 자료를 나누어 주고 숙제를 걷어가는 모습인가요? 모르는 걸 물어보면 신들린 것처럼 답변해주는 모습인가요?


일단 일주일 남짓 해보니 조교의 업무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각종 잡무/현강 보조/각종 잡무/학생 질문 해결 및 학습상담/각종 잡무/숙제 첨삭/각종 잡무/문제 출제(케바케)/각종 잡무


그러니까 말하자면 저는 현장조교+질문조교+첨삭조교+출제조교인 것입니다. (저걸 다 하겠다고 하다니 미친 짓이었어...)


카운터 보는 분도 계시던데 전 안하니까 일단 뺐어요


뭐 하나가 엄청 많아 보인다면 제대로 보신 겁니다. 일단 학원 조교는 여러분들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노동은 확실히 아닙니다. 사실 육체노동에 가까운듯.


'각종 잡무'라 함은 그야말로 '각종 잡무', 번역해 말하자면 강사분들이 프런트에 넘긴 일이 다시 조교에게 넘어옵니다. 주로 복사, 출결관리, 복사, 휴대폰 수거 및 돌려주기, 복사, 교실 청결 유지, 복사, 가정통신문 작성, 복사 등등이 있습니다. 단연 최악은 저 가정통신문입니다. 무슨 학교도 아닌데 가정통신문을 배부합니다. 전체 원생에게요. 경험에 의한 귀납적 추론으로 미루어 저게 '가정'에 도착할 일은 없을 텐데 말이죠. 가정통신문 작성의 ㅈ같음은 3번 항목때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현강 보조'는 여러분이 흔히 떠올리는 그 현장조교의 모습입니다. 자료 나눠주고, 숙제 걷고, 자료 셋팅하고 큰 강의실이면 음향이랑 보조화면 셋팅하고 시험쳐야하면 시험지 배부하고 걷어서 채점하고 그 결과를 여러분의 부모님의 손안에 살포시 날려보내드리지요. 물리2를 응시한 수험생조차 잊고 있던,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건 종이뭉치와 물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해 주는 자명코도 불변의 자연법칙을 깨닫게 해 주는 일입니다. 덧붙여 붙여진 기준을 알 수 없는 강의실 호 외우는 것 정도네요. 도대체 왜 502호가 4층에 있는 걸까요. 일단 일 자체는 다른 것들에 비해서는 빡세지 않아요


'학생 질문 해결 및 학습상담'은 진행하는 방법이 학원마다 다를 것 같은데, 여기는 그냥 학생들이 자습하는 교실에 조교들을 풀어 놓습니다. 그러면 학생들이 알아서 질문과 상담을 요청해옵니다. 학생 대 조교의 비율의 농도는 매우 다양한데, 올해 연포탕급으로 농도가 진한 경우도 있구요, 초등학교 실험시간때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에 넣던 페놀프탈레인 용액급으로 조금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잡무' 중에 교실 청결 유지를 이때 같이 하라고 매뉴얼에 쓰여 있는데, 사실상 불가능해서 따로 시간을 내서 해 줘야 합니다. 왜냐구요? 반 수준이 어느정도만 올라가도 거의 쉴틈없이 뭘 물어봅니다. 장시간 서있으며 교실 구석구석을 걸어/뛰돌아 댕겨야 하지만 그래도 보통 이거 하려고 조교 지원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가장 보람을 크게 느끼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일할때 상급자가 없다는게 정말 개꿀.


'숙제 첨삭'은 학원에서 시킨 게 아니라 그 개인조교로서 업무입니다. 수학 오답노트를 주로 첨삭하게 되는데, 사실 오답노트에서까지 틀리는 학생은 잘 없으므로(...) 보통 유사문제를 제공하거나 다른 관점의 풀이을 보여주거나 하게됩니다. 정작 끔찍한 것은 수리논술 숙제 첨삭입니다. 도대체 왜 지금부터 수리논술 강의를 듣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듣는 건 수리논술에 자신없는데 내신은 답이 없는 예비고3 수험생이겠죠? 그런 연유로 분명 난 수리논술을 채점하고 있는데 인문논술을 채점하는 수준의 독해력과 유추력을 요구하는 답안을 자주 보게 됩니다. 국어 선생님 밑에서 일하는 분들은 지문분석을 첨삭하시던데, 그분들 거의 보살에 가깝습니다.


'출제조교' 이것이 정말 케바케입니다. 일단 대부분의 경우 머치동이 아닌 경우 보통 기회가 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강사분이 귀찮으실 때 가끔 매일 내지는 주 2~3회 정도 치르는 테스트 문제를 적당히 짜깁기해오라고 시키시기도 하는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구요. 꽤 친하게 지내던 그 수학선생님의 제안으로 하게 되었네요. 말하자면 문제를 만들어가서 그분에게 파는 건데요. 흔치는 않겠지만 이런 비슷한 걸 할 기회가 생기셨다면 꼭 잡으세요. 물론 선생님께서 예쁘게 봐주셔서 그런 면이 크기야 하겠지만, 이거 팔아먹는게 의외로 짭짤합니다ㅋㅋㅋㅋㅋ 문제의 완성도에 대해 문제 가격은 지수적으로 증가하니 좋은 아이디어다! 싶으면 반드시 혼을 쏟아 부어서 완성도 높게 만드세요! 어제였나 그저께였나 자습시간에 들어가서 제가 만들어서 쌤 교재에 수록된 문제를 질문받았을 때는 정말 너무 흥분한 나머지 해설만 해주는게 아니라 문제의 속뜻까지 장장 15분을 설명하고 쳐 앉아있었네요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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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쓰려니까 엄청 길어지네 다음편에 이어서 쓸게요. 페이 관련 제외 모든 질문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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