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 [541907]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18-12-04 16: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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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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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떠나서 그 떨리는 시험장에서 10시간 가량을

정신력으로 버틴 것 자체가 멋있다고 생각해요


또 정신병 걸려서 감성글 쓰는 거냐면 할 말이 없는데

다 떠나서 노력이 부족했다느니 공부를 잘못 했다느니

이런 말 말고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네요


주위에서 대학 어디냐는 말에 조금 찔리거나

할 수 있는 말이 많이 없을 지는 몰라도

1년 동안 친구들 대학가서 술 마시고 놀 때

독서실이나 학원교실에서 기출분석을 하면서

삶을 가다듬었던 사실 자체로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네요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아서 

이게 함부로 위로할 수 있는 사항이 되나 싶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성적표의 숫자들 뿐만 아니라

이제껏 달려오면서 쌓아뒀던 나름의 경험치에 대한 보상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잘못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화내시고

작년 담임은 또 작년 담임대로 얘기하시고

주위 사람들은 주위 사람대로 얘기하겠지만은


우리 자신 만큼은 좀 쓰다듬어 줍시다


공부한 죄 밖에 없고

정시 비율이 유난히 적은 해에 수능을 친 죄 밖에 없고

우연히 국어가 어려웠던 수능을 친 죄 밖에 없다고

과감하게 정신승리하고 그 동안의 노력을 조금 반추하면서

미래를 바라봅시다


방향이 삼수든, 방향이 대학생이든 상관없이

정신 승리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제한된 공간, 제한된 시간에서

버텨냈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고생하셨어요

수고하셨고 버텨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시험장에 잔뜩 긴장된 상태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00년 생 재수생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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