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국어대비 독해력 향상 제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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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심리철학자들 대부분은 더 이상 데카르트가 주장하였던 실체 이원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더욱이 마음과 몸의 관계에 대한 실체 수준에서의 논의는 현대의 심리철학의 관심사가 아니다. 즉, 연장성을 가진 육체와는 달리 전적으로 비물리적이면서 육체와 상호작용하는 실체로써의 영혼과 같은 개념을 논하는 심리철학자는 없다. 하지만 이는 심신이원론이 논의되지 않는다는 것을 함축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다수의 심리철학자들은 심신이원론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실체 수준의 이원론이 아니라 속성 수준의 이원론이다. 즉, 영혼의 존재유무가 아닌, 심적인 속성은 실재하는가, 그렇다면 물리적인 속성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등의 물음이 현대의 심리철학자들의 탐구가 진행되는 지점이다.
어떠한 입장이 속성 이원론과 양립할 수 없는가? 대표적인 예로 유형 동일론이 있다. 유형 동일론자들에 따르면, 심적인 속성과 물리적인 속성은 형이상학적으로 동일한 속성이다. 즉, H2O와 물이 다르지 않듯이, C섬유의 발화는 고통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는 심적인 속성의 존재론적인 환원가능성을 함축한다. 즉, 물이 H2O이상의 어떤 신비로운 것이 아니듯이, 심적인 속성도 물리적인 속성 이외의 어떤 다른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는 물리적인 속성의 완벽한 기술을 통해 심적인 속성의 완벽한 기술이 가능함을 함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 동일론은 퍼트남의 다수실현 논변 등에 의하여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 이론이다. 실제로 속성 이원론은 우리들의 강력한 직관에 부합한다. 아름답게 조각된 비너스상이 그것의 물리적 속성 뿐만 아니라 미적인 속성을 가지듯이, 우리의 뇌는 그것의 물리적 속성 뿐만 아니라 심적인 속성까지 예화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존 썰의 의식에 대한 생물학적 자연주의적 접근은 속성 이원론적 직관을 전면으로 배척한다.
존 썰에 따르면, 의식은 소화기관에서의 소화나 식물들의 광합성처럼 생물학적인 과정일 뿐이다. 의식 혹은 심적 속성이 물리적인 속성 이상의 속성으로써 존재론적 지위를 갖는다고 하는 것은, 소화기관들의 협응에 의해서 수행되는 '소화됨'이라는 속성에 추가적인 존재론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존 썰은 인과론적 환원 가능성과 존재론적 환원 가능성을 구분한다. 의식은 인과적으로 환원 가능하다. C섬유의 발화는 고통을 야기한다. 이것 이상의 인과적인 명세화는 필요없다. 그것이 그저 상관관계에 다름없을 수 있지 않은가? 존 썰에게 그것은 자연적으로 기본적인 인과관계이다. 소화기관들의 정상적인 작동이 소화를 야기하는 것과 똑같은 의미에서, C섬유의 발화는 고통을 야기한다. 이러한 인과적인 명세서에서 물리적 속성 이상의 추가적인 속성을 존재론적인 목록에 도입할 필요는 없다. 그저 이러한 인과관계를 자연적으로 당연한 사실로써 받아들이면 된다. 이는 창발론의 일종으로써 이 입장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근거가 된다.
그렇다면 생물학적 자연주의와 유형 동일론이 대립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썰의 용어로 존재론적 환원 가능성에서 그 둘은 대립한다. 유형 동일론은 심적인 속성과 물리적인 속성의 존재론적인 환원 가능성을 주장한다. 유형 동일론자들은 심적인 속성과 물리적인 속성이 간주관적으로 환원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썰에 따른다면, 의식의 인과론적 환원 가능성이 의식의 존재론적 환원 가능성을 함축하지 않는다. 즉, H2O의 모든 것을 알았을 때 물의 모든 것을 알았다고 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의식을 일으키는 뇌의 메커니즘을 알았다고 해서 그것이 일으킨 의식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면 의식은 1인칭적 존재론을 갖기 때문이다. 즉, 의식은 본질적으로 개체의 직접적인 경험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속성에 대한 이해가 그러한 1인칭적인 속성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물리적인 속성만으로 파악할 수 없는 그러한 의식의 속성, 즉 1인칭적 존재론적 속성을 가정하는 것은 물리적인 속성과 심적인 속성간의 이원론을 전제하는 것 아닌가? 중요한 점은, 전통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속성 이원론은 심적인 속성이 물리적인 속성과 구별되고 이질적인 속성이라 가정하였고, 이에 따라 물리적인 속성과 심적인 속성간의 관계는 추가적으로 설명되어야 하는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존 썰은 심적인 속성과 물리적인 속성을 구분하는 존재론을 거부하고, 물리적인 세계 안에서 의식의 주관성은 자연적으로 당연시되어야 할 속성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뇌와 의식의 관계는 더 이상 설명될 수 없다고 한다. 소화기관의 작동이 소화를 일으키듯이, 뇌의 작동은 의식을 일으킨다. 소화와 의식이 다른 점은, 소화는 3인칭적인 데 반해, 의식은 1인칭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1인칭적인 속성은 의식의 본질적인 속성이므로, 이것을 추가적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자연적인 사실이다.
하지만, 속성 이원론자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러한 1인칭적 속성이 물리적인 세계 안에서 어떻게 가능하냐는 것일 것이다. 존 썰의 대답은 여느 창발론자들 처럼 그것은 더 이상 해명이 필요하지 않은 사실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 발생적인 생물학적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답이 속성 이원론자들의 의문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까? 아닌 것 같다. 이원론자들의 물리적인 존재론과 주관적인 존재론 사이의 설명적인 간극이 있어 보이는 그러한 강력한 직관을 그럴듯하게 설명해주는 논변이 제시되지 않는 한 속성 이원론자들은 자신들의 의문을 정당한 의문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러한 논변이 제시된다 하여도, 그것이 속성 이원론이 틀렸음을 입증해주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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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이런글 어디서 가져오시나 질문드려도 되나요??
https://m.blog.naver.com/atp174/20158807661
http://yellow.kr/blog/?p=2824
http://biophilosophy.tistory.com/m/162
http://m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198601N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