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국어대비 독해력 향상 제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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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들 간 환원에 대한 막강한 모델인 기능적 환원 모델은 루이스에게서 그 모체를 찾을 수 있다. 레빈은 기능적 환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설명적 환원(기능적 환원)은 보기에 따라서는 두 단계의 과정이다. 1단계는 우리가 기저에 있는 메커니즘을 찾으려 하는 인과적인 역할을 확인함으로써 피환원 속성 개념을 환원에 맞도록 모양을 바꾸는 선험적인 과정을 포함한다. 2단계는 그런 근저의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경험적인 작업을 포함한다.> 암스트롱, 루이스로부터 레빈, 김재권, 그리고 (그러한 환원 모델을 심신 환원의 불가능성에 대한 논거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잭슨과 차머스에 까지 이어지는 기능적 환원 모델에 대한 옹호적 입장은 기능적 환원에 대한 이러한 단계적 설명에 동의한다. 즉, 기능적 환원 이론을 받아들인다면, 속성 M이 속성 P로 환원된다는 것을 (i) 속성 M이 (그 속성이 예화되는 것의 원인과 결과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기능적으로 정의되고, (ii) 정의된 기능적 역할을 실현하는 속성 P가 경험적으로 발견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과학사에서 성공적인 환원의 대표적인 사례인) 유전자가 DNA로 환원된 과정은 (i') 유전자가 유전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속성으로 정의되고, (ii') 왓슨과 크릭이 DNA가 그러한 유전적 기능을 물리적, 인과적으로 실현함을 상세히 밝힌 과정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이로부터 M과 P의 동일성이 함축되는가? 기능적 환원에 대한 대부분의 옹호자들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위에서의 분석만으로는 기능적으로 정의된 속성과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속성 간의 동일성이 도출되는 것이 명백하지 않다. 김재권의 시도에서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속성 M을 기능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M을 이계 속성으로 이해한다는 것을 함축한다. (이계 속성은 다른 속성에 예화될 수 있는 속성이다. 가령, 파란색임 의 속성은 색깔임 의 속성을 지닐 수 있으므로, 색깔임 의 속성은 이계 속성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바다는 색깔 속성을 지니고 있는 파란색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고, 이 때 바다가 예화하는 것은 이계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M이 선험적인 개념적 분석을 통해 동일시된 기능적 속성 R이 어떤 속성 X에 의하여 예화되는 속성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속성 R이 속성 X의 기능적인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R은 X의 입력과 출력의 짝을 모아놓은 속성이다. 이 때 X를 R의 실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i)에서의 개념적 분석에 의하여, X는 M의 실현자이기도 하다. 이제 (ii)를 통하여 X의 정체를 경험적으로 밝혀내야 한다. 경험적 탐구에 의하여 X는 P라고 밝혀졌다. 그러면 우리는 P라는 속성과 P의 속성인 M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김재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속성 A의 속성은 속성 A와 동일시 될 수 있다. 따라서 M은 P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어떤 속성과 그 속성이 지니는 이계 속성을 동일시 할 수 있을까? 가령, 파란색임 은 색깔임 과 동일시 될 수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김재권은 어떤 의미에서 저런 주장을 하였는가? 그는 어떠한 이계 속성과 동일시 될 수 있는 것은 그 이계 속성을 예화하는 모든 일계 속성들의 선접이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걸 것이다. 즉, 색깔임 은 파란색임 혹은 노란색임 혹은 빨간색임 ... 등의 길다란 선접과 동일시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P1 혹은 P2 혹은 P3 ... 등의 선접이 M과 동일시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다수실현 문제의 핵심에 걸리고 만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루이스와 김재권 등은 영역-특수적인 환원을 제안한다. 즉, 인간의 물리적 체계인 Pp만을 정의역으로 상정하자는 것이다. 말콤과 김재권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으로 심물 속성을 환원하는 것은, 속성들간의 동일성을 거부하는 기능주의자들이 놓치는 심성적 인과를 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블록은 어떤 속성의 이계 속성, 특히 그 속성의 기능적 역할로 구성된 기능적 (이계) 속성은 그 속성과 동일시 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가령, 최면성 이라는 (이계 속성으로 이해되는) 성향적 속성은 그것의 실현자인, 즉, 최면성 을 성향적으로 예화하는 속성인 화학적 구조 C12N12N2O3와 동일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블록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일만 하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기능적 환원 모델을 받아들이는 물리주의자는 모순에 빠지는가? 즉, 이계 속성인 기능적 속성들이 물리적 속성과 동일시 될 수 없음으로 인하여 우리는 비물리주의적인 입장을 가지게 되는 것인가? 블록은 그렇다고 주장한다. 왜냐면 그는 물리주의를 일계 속성적으로 정의하기 때문이다. 즉, 물리주의적 기획이 성공한다는 것은 모든 속성들을 일계 물리적 속성과 동일시 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블록은 뒤이어, 하지만 실현자와 기능적 속성의 비동일성을 받아들이는 기능주의자가 된다고 해서, 이원론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수습한다. 실현자는 오로지 물리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 블록이 말하는 이원론은 속성 이원론이 아닌 실체 이원론만 포함하는 듯 하다.
다시 기능적 환원 모델에 대한 논점으로 돌아와 보자. 환원에 대한 그러한 모델을 받아들이고, 심적인 속성의 기능적 정의 가능성에 긍정하는 것은 유형 동일론으로 귀결되는 듯 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스마트나 크립키 혹은 블록과 스톨네이커 식의 유형 동일론을 주장하지 않는 것인가? 스마트 식의 유형 동일론은 환원에 대한 모델로 네이글이 발전시킨 교량 법칙적 환원 모델을 채택한 후 진행이 된다. 즉, 심적인 속성과 물리적인 속성을 연결하는 "우연적이고 경험적인 법칙들"을 통하여 심리적 이론을 물리과학적 이론(물리학, 생물학, 신경생리학 등)으로 환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크립키(그리고 블록과 스톨네이커) 식의 유형 동일론은 심적인 속성이 물리적인 속성과 필연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을 환원의 논거로 사용한다. 이에 따르면, 어떤 가능 세계에서도, '고통'이 지시하는 대상은 'C 신경 섬유의 발화' 이외의 것이 될 수 없고, 그러한 필연적인 동일성은 경험적인 탐구를 통하여 알려진다.
김재권은 두 가지 방식의 유형 동일론 모두 환원적 설명에 관한 적절한 이론이 될 수 없음을 근거로 기능적 환원만이 유형 동일론의 모범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먼저, 네이글 식의 교량 법칙적 환원 모델을 받아들인다면, 는 환원적 설명의 기본적인 요구 사항을 만족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환원적 설명을 구성하는 교량 법칙적 전제에 (심물 환원의 경우에) 심적인 속성에 대한 언급이 필연적으로 포함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는 것이고, 함으로써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피설명항을 설명하기 위하여 기초 층위의 설명적 자원들 이상의 것을 끌어들인 것이 되므로, 그러한 환원 모델을 통하여 환원적 설명을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크립키 식의 유형 동일론도 결국 환원적 설명을 포기하게 된다. 왜냐면 그것은 환원적 설명, 그리고 설명적 간극의 요구를 제거해 버리기 때문이다. 고통은 C 신경 섬유의 발화와 필연적으로 동일하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t시점에서 나의 고통에 대한 경험은 신경 생리학을 비롯한 모든 물리과학의 이론들을 통하여 환원적으로 설명될 수 없다. C 신경 섬유의 발화와 관련된 전제들로부터 고통 사건에 대한 결론(피설명항)을 연역해내는 것은 사소한 것이기 때문이다. 왜 사소한 것인가? 고통은 C 신경 섬유의 발화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즉, 이 동일성 진술이 설명적 전제에 포함됨으로 인하여 전제들로부터 결론으로의 도출 과정이 설명으로의 가치를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와 라는 두 전제가 를 연역적으로 도출하지만, 그러한 연역 논증을 설명으로 보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크립키 식의 유형 동일론을 거부할 '적극적인'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이론은 그러한 설명에 대한 요청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권은 이러한 방식의 유형 동일론의 적극적이고 중립적인 근거라고 여겨지는 힐과 맥로글린의 설명적 논변을 논파함으로써 크립키 식의 유형 동일론을 거부할 더욱 확고한 근거를 마련한다.)
기능적 환원 모델은 교량 법칙적 환원 모델과 크립키 식의 동일성 이론의 이러한 난점들을 극복한다. 기능적 환원은, 위에서의 논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i)과 (ii)에 의하여 구성된다. 여기서, (i)은 개념적인 진술이다. 따라서 는 제약을 만족시킨다. 왜냐면 개념에 대한 언급만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설명적 전제에 후험적인 동일성 명제를 포함시키지 않게 됨으로써 크립키 식의 유형 동일론이 환원적 설명에 대하여 갖는 난점을 피해 간다. 즉, 기능적 환원 모델에 따르면 환원적 설명은 이렇게 구성된다.
P1. x라는 체계는 t시점에서 신경상태 N에 있다.
P2. 신경상태 N은 (x와 같은 체계 안에서) 인과적 역할 C를 충족시킨다.
P3. 고통을 가짐 = def. 인과적 역할 C를 충족시키는 상태에 있음.
C1. x는 t시점에서 고통스럽다.
여기서 C1은 피설명항이다. 헴펠의 연역 법칙적 설명 모델을 받아들인다면, 위의 논증은 과학적 설명의 자격을 얻기에 아무 문제 없다. 또한 전제들에 크립키 식의 동일론에서 나타났던 후험적 동일성 명제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설명 혹은 환원적 설명으로의 자격을 상실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받아들인다면, 김재권 자신도 인정하듯, 감각질에 대한 환원 혹은 환원적 설명은 포기해야 한다. 그것이 기능적으로 정의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적 환원을 통한 유형 동일론을 받아들이는 것은 심리학의 과학으로써의 지위에 어떠한 함축을 지니고 있는 것인가? 인지심리학이 제공하는 계산적 수준에서의 설명은ㅡ결국에는 물리적 속성과 동일시 될 수 있는ㅡ 물리적 속성의 상위 차원의 속성들을 기술하는 것에 다름없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이 일상심리학을 통한 선험적인 개념 분석과 어떠한 차이를 지니게 되는 것인가? 둘 모두 개념적 연결을 통한 환원의 한 단계가 된다는 점에서 어떠한 차이도 갖지 않게 되는 것 아닌가? 또한 기능적 환원론자들은 블록의 일계 속성과 이계 속성간의 비동일성에 대한 논변은 어떻게 다룰 것인가? 환원 속성과 피환원 속성의 동일성은 루이스 식의 동일성 이행 논변만으로 충분히 보장되는가? 그러한 동일성 이행 논변을 정제화시킨 것이 김재권의 이계 속성적 논변이 아닌가? 만약 그 둘이 동일한 것이라면, 기능적 환원과 동일성 관계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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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