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1tJm75E8fXPU [750364] · MS 2017 · 쪽지

2018-11-22 18: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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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수능 재수 후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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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험이 끝난 후 정신줄을 놓을것 같았다. 국어공부를 작년보다 세배는 열심히 했는데 올해엔 망할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내가 만든 수능행동계획표를 읽어보았다. 나를 위한 응원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는 망했다고 생각했을때 잘 봤고 잘봤다고 생각했을때 망해왔다.'

무슨 이순신이야 하고 자조하며 가라앉은 마음으로 수학 실수 모음집을 꺼냈다. 뒤에선 국어 X됐다는 욕들이 들려왔으나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내가 이전에 했던 실수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며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으리라고 마음먹었다.

작년에 수학을 좋아하지만 잘 못했던 나는 필사의 노력으로 점수를 올려놓았으나 한문제의 실수에 너무 아쉬웠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내 시작종이 치고 첫장을 빠르게 풀어나갔다. 주위에선 벌써 넘기는 소리들이 들렸으나 한 선생님께서 내게 해주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통계상으로 열명중에 한명은 첫장에서 한문제를 틀리는 참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게 너무 겁이나서 첫장을 두번씩 풀었다. 실수는 없었지만 실수 방지를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아까워하지 않으며 넘어갔다. 무난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다가 14번을 만났다. 지수로그는 내가 예전부터 실수가 잦던 파트였고 그것을 의식하며 조심스레 풀었다. 이런 과정들 때문에 평소에 과감히 풀어넘기던 모의고사들에 비해 시간을 더 소모하였다. 내 심리적 요소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으나 침착하자.. 침착하자를 되뇌이며 18번에서 이번 수능 두번째 욕을 내뱉었다. 내 풀이가 계산이 너무 지저분한 것이다. 계산이 지저분하면 실수가 생기게 마련이다. 눈물을 머금고 풀이를 미룬채 다음문제로 넘어갔다.

그러다 20번 ㄷ보기를 보았는데 처음에 멘탈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염산에 넣은 대리석 조각마냥 부서지는 멘탈을 부여잡고 내 뉴런에게 채찍질을 가했다. 제발 얘들아 일해줘 날좀 도와줘 하며 원기옥을 모았고 마침내 어느 한 생각이 빛처럼 스쳐지나갔다.

극한을 취해보자!!! ㄱ,ㄴ보기와 연계시켜 문제를 풀어냈고 희열과 함께 시간의 압박이 다가왔다.


시팔번도 못풀었는데 21을 풀까 말까 하다 일단 넘기고 나머지 문제들을 풀어냈다. 남은것은 18, 21, 29, 30.

18번은 다른 방법이 생각나서 조금더 간단한 풀이로 풀었다. 정통 킬러 세문제에서 항상 먼저 손댔던 것은 기벡 29번이었으므로 풀이에 돌입했는데 닿을듯 안닿을듯 잡힐듯 말듯한 세이렌의 손짓으로 날 심연으로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불길해서 21번을 건드렸는데 다행히 풀렸다.

다시 29번. 오기가 생겨서 넌 내가 풀고만다 하는 각오로 끊임없이 건드린 끝에 답이 나왔다.

30번은 8로 찍고 제출하려고보니 28번이었나 답이 8인 것이 있어서 아 잘못찍었다ㅠㅠ 했지만 이미 omr은 강을 건너갔다.


영어는 사실 작년에 2등급을 탈출한 적이 없는 고자였다. 그래서 기숙학원에서 가장 열심히 한 과목이 더블 4등급 찍은 과탐과 더불어 영어였는데 교과서위주는 아니지만 EBS위주로 열심히 예습복습 했어요ㅋㅋㅋㅋ 영단어도 많이 외웠고 어법공부, 문제 유형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빈칸, 순서, 삽입 등 어려운 유형의 오답노트를 고사장에 가져가 쉬는시간동안 훑으며 글읽는 눈을 깨웠다.


듣기에서 틀리면 싸대기를 쳐달라고 친구에게 말해놓은 터라 집중해서 뒷문제는 도표 전까지 주제제목 두문제를 남기고 말았다. (도표푸는것보다 제목 해결하는게 더 좋더라) (근데 23틀렸다)

도표, 내용일치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어법 역시 내가 공부를 열심히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잘 풀었다.


ebs의 도움을 톡톡히 받으며 빈칸을 자신있게 풀고 그뒤로도 과감하게 답을 찍었다.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왔는지, 지금 생각해도 웃기다.


그렇게 영어시험을 마무리하고 점심시간.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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