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범 [367856] · MS 2017 · 쪽지

2018-11-19 10: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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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글) 망하는 공부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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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글) 망하는 공부법2


안녕? 어제는 잘 보냈니


쩝..뭘 이런 걸 묻나.. 


수능을 망쳤다면 보나마나 한숨 속에 보냈겠지... 


네가 고생이 많다. 수능 끝나고 '맘 편히' 논다는 게 힘든 거


끝나서 시간 많아졌는데 오히려 답답하고 지옥같은 그 기분


어디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 나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심정인 거


그래서 내가 너에게 효과적인 위로를 건넬 수 없다는 거 나도 잘 알아.


시간이 약이라지만 최대한 빨리 빠져나오길 바랄게. 


...


너를 괴롭게 만드는 것은 외부 요인이 반, 너 스스로가 반일거야.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머지 절반은 네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니까 


꼭, 힘든 거 절반은 스스로 덜어내서


지금보다 절반만 힘들어지기를 바랄게. 


아예 훌훌 털면 더 좋고. 힘들겠지만..


저번에도 말했지만, 잡생각 많이 들면 운동해 꼭.





자 이제는 다시 시험공부 이야기를 해보자.


(이제부턴 아픈 얘기 다시 시작하니까 맘에 안 들면 꼰대같은 나 차단하고 그냥 무시해줄래? 사실 8년 전의 고3인 나는 지금의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굉장히 꼰대처럼 보일 수 있단 거 잘 알아. 완전 극혐일 듯... 그치만 그대로 가면 재수 수능도 망한다는 걸... 아니까 꼰대는 가만히 있지 못해... 다시 말하지만 보고 불쾌하면 그냥 차단 박아.  생각이 다르면 당신만의 반박글을 따로 써. 네 방식이 맞다 생각하면 너의 방식으로 너의 글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하렴.)




저번 글의 핵심은 이거야

-네 노력 자체를 부정하진 않겠다.

-근데 그게 제대로 된 노력이었을까...?

-엉뚱한 방식으로 노력하지 말고

-지금 너에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너보다 나은 사람에게 물어가면서 공부해라.



오늘의 주제는 그 구체적인 방법 중 한 가지를 다루려고 해.


역시 저번에 내가 학생과 나눈 대화를 다시 끌어오도록 할게.


실화야. 실화.


이게 네 문제는 아니었을지 되짚어 보도록 해봐.




너 딕테이션 할 때 시간 엄청 오래 걸리지 않아?


`네 맞아요 진짜 오래걸려요. 저 그렇게 열심히 듣기를.. 심지어 매일매일 하는데..ㅠㅠ


어 나도 알아. 네가 열공하는 거.

그리고 딕테이션, 쌤도 해봤어. 시간 오래 걸리는 거 잘 알지~

지금 영어공부... 너 고3이고 시간은 잡아먹는데 참 힘들지...


지금 효율 좋은 방법은

바로 답지에 스크립트 보고 그거 열심히 따라하고

자주 나오는데 안 들리는 문장은 여러번 발음하면서 통째로 외워. 

그게 네 입장에서 딕테이션보다 훨씬 나아.


`네 선생님. 휴우..


ㅇㅇ아 그런데 있잖아. 넌 듣기가 왜 안 된다고 생각해?


`그냥 제가 영어 공부 여태까지 안 했었으니까요.


아 그건 당연하지. 안했었는데 갑자기 잘 하게 되는 거 도둑놈 심보지 ㅋㅋ

근데 내가 말하려는 건 그게 아니고, 지금 너 수능 준비하면서는 노력하고 있잖아~ 꽤 노력했고.

과거에 네가 안 했던 건 좀 잊고! 

지금 노력하는 게 왜 효율이 안 난다고 생각하냐고.

영어 듣기에서 중요한 게 뭐냐고 생각하냐고.

어떻게 하면 네 듣기 실력이 오를까? 고민해봤냐고.


`글쎄요? 전 딕테이션인 줄 알았는데... 많이 들어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응. 사실 그게 아니야.

영어 듣기 잘 하려면, 말을 할 줄 알아야 해.


`말이요? 영어를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요?


어, 맞는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야. ㅋㅋ 나도 영어 유창하게 말 못해.


그니까 무슨 뜻이냐면...


아! 마침 저기 보인다. 

너 저기 교통표지판 보이지? 저기 있는 단어 읽어볼래? 너 발음좀 보게.

'YIELD" 저 단어 말이야.


'어.. 일단 모르는 단언데요. 발음은 음... 옐드??'


응 ㅇㅇ아. 쌤이 말한 영어 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게 이거야.

네가 영어 듣기에서 저 단어를 들을 수 있으려면,

저 단어를 어떻게 말하는지 네가 알고 있어야만 해. 저 단어 발음은 옐드가 아니야...

백날 저 단어를 "옐드"라고 외워봤자,

듣기에서 절대 들을 수 없어.


'아...'





여기까지 읽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또 문맥 파악 못하고 시니컬할 친구들 있을까봐

좀 친절하게 이야기할게.



내가 여기서 말해주고 싶은 건 말야...


-딕테이션 하라마라

-영어 많이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비판.

이게 아니야.

이것들, 영어에서 효과 보는 방법 맞아. 유용한 공부법이라고. 나도 인정해.


근데 있지

그게 너한테 정말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거야.


왜냐면,

딕테이션이든, 여러번 반복해서 들어보는 것이든

그건 너를 위한 공부가 아니거든.


너를 위한 공부는 

결과와 목적을 생각한 공부야.


즉, 망하는 공부법은

결과와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너의 현재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남들이 좋다고 하는 거 그대로 따라하는 공부법이야.




다시 말하지만


받아쓰기 잘 하려면, 

대체로 잘 듣는데 특정 단어만 못 듣고 있고, 앞으로는 그 부분 잘 들으려면

딕테이션 꼭 해. 그게 너한테 좋아.

빈칸만 살짝 뚫어놓은 걸 딕테이션 하면서 채워나가는 공부가 너에게 딱 효율적인 방법이야.


근데 수능 듣기에서는 글쎄.. 


있지. 그냥 내 말 믿고

바로 스크립트 냅다 펴. 영어 듣기 답지 보라고.

심지어 문제 안 풀어도 괜찮아. 나중에 풀어.

솔직히 듣기 문제의 난도는 꽤 낮잖아?

결국 '듣기'문제야. 듣고 알아먹어야 하거든.


그니까 어떻게 하면 '들을 수' 있냐면,


빈칸 보면서 그냥 멍때리고 여러 번 반복해서 듣거나


그 특정 빈간 부분 채워넣으려고 듣는 게 아니야. 그거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 된다고.


못 듣던 걸 듣게 되는 방법은!


성우가 어떻게 그 부분을 "발음"하는지, 그걸 주의깊게 듣고!


너는, 그 발음 자체, 연음하는 거, 인토네이션 그 자체를 듣고! 


눈으론 스크립트 따라가거나


더 좋은건 스크립트 보고 + 성우 발음 들으면서 똑같이 따라하면서 


'그 성우의 말하기 자체'를 외워버리는 거야.


이렇게 공부하면, 내가 열심히 공부했던 부분을 나중에 또 들었을 때 절대 못 들을 수가 없어.



그리고 해설지를 냅다 폈잖아?


어떻게 '알아먹을 수' 있냐면...


들리는 표현 중에 뜻 모르는거, 한국어 해석 봐.


그리고 그 표현+의미를 통째로 외우렴.


수능 영어 듣기에 고차원적인 사고력 별로 필요 없어 ㅠㅠ


한 번 머릿속에 접수 됐으면 바로바로 외워.



(말했지만 반론하려면 새로운 글을 쓰렴.)



자, 정리해보자.


오늘의 주제는 이거야.


"너는 끝을 생각하고 공부해야한다."

"끝을 생각한다는 것은 목적과 결괄 염두에 두고 공부한다는 것."

"그것은 뻘짓과 비효율을 줄인다."

"공부했는데 써먹지 못하는, 노력했는데 결과가 안 좋은 일을 꽤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끝을 생각하지 않는 공부는,

막연히! 맹목적으로!

딕테이션 하면 오르겠지, 많이 들어보면 오르겠지

이렇게 믿는 것과 같다.

노력은 많이 했는데, 정작 결과는 제자리걸음일 수 있다.

(물론, 딕테이션 하면서 듣기 요령 찾아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잘하게 된다면 그것도 매우 훌륭함. 이런거로 반박 ㄴㄴ.)

(또, 강조하자면, 이 노력이 헛되다는 것은 아니다. 딕테이션 많이 하면 "영어 받아쓰기 시험"은 잘 볼 거니까. 언젠가 쓸모 있다 반드시. 그게 이 시험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을 뿐...)"





마지막으로,


끝을 생각하며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는가


-난 단어부터 외우라고 하고 싶어. 단어 외워..좀 많이. 


-단어를 외울 때 애초에 발음을 신경써서 외워.

YIELD 열심히 뜻만 외워봤자 발음을 틀리게 외우면 그 단어 절대 못 들어. 

너의 목적이 독해+듣기이면 발음도 외우고

시간이 급한데 독해만 시험본다? 그럼 당연히 글자 생긴거랑 뜻만 외워도 돼. 그 시험 한정해서.


-독해 관련해서는, 단어를 외울 때 덩어리 째로 외워. 콜로케이션이라고 해.

모르면 검색 ㄱㄱ.


-영어 어차피 절평이라며? 어렵고 추상적인 애들은 버리고, EBS를 냅다 파.

그 다음에 일정 궤도 오르면 어려운 거 챙기세요. 


이게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면 참 다행이야.



요약

"공부 했고, 이해 됐으면 외워라."




이렇게 공부하면 쉽냐고?

아니 ㅋㅋ 

그치만 노력대비 성과는 나쁘지 않을 거라 장담해.

배신당할 일이 줄어든달까.




다음 주제는 좀 더 심화된 이야기를 할 예정이야.

끝을 생각하며 공부한다는 게 뭔지 더 자세히 알려줄게.

누구에겐 같은 말 반복처럼 들리겠지. 

그럼 이해했다는 뜻이니까, 부디 그럼 좋겠네.

사실 다 똑같은 얘기거든.


또한, 본격적으로 국어 이야기도 등장하니까 기대해.

끝을 생각하면서 국어 공부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araboja



그래서 여기 국어 고수님들 많지만

그분들이 말씀하시지 않은 이야기 풀 거야.


뭐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데

학생들 가르쳐보면 많이들 간과하더라.ㅎㅎ


따라서 주의깊게 내 글을 읽는다면 

내년 수능에서 한 두 문제 건질지도.






역시 네가 남아도는 덕코나 1초 투자하면 누를 수 있는 좋아요를 누르면 풀어준다.


세상에 공짜 없거든.


ㅂㅂ





*아 그리고 내게 질문할 때

질문해도 돼요?라고 묻지좀 마. 

몹시 안타까워 그 태도.

그냥 질문 해.

내가 알면 대답해주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게.

질문은 학생의 특권이야. 그 특권을 맘껏 누리렴.

(당장 군X만 가도 맞으면서 욕먹으면서 배워...ㅠㅠㅠ)


*내게 쪽지로 적극적으로 질문한 친구들아

질문하고, 답변을 받았으면 한 번 실천해 봐.

머리로 아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어...


*쉐도잉이냐 딕테이션이냐 댓 달지좀 마 ㅠㅠ 

그게 주제가 아니야.

나도 외고 대비할 때 딕테이션 열시미 했어... 

외고 대비 과정에서 그게 뻘짓이었다 생각 안 해.

주제를 봐라 주제를!


*여기까지 읽고, 이해했는데도,

내가 제시한 대답, 방법이 너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다른 분들께 또 질문하다가

너와 맞는 방법을 찾으면 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 찾아내도 되고.

그게 바람직한거야.

너의 상황을 고려한 거니까.

난 좀 더 보편적인 관점에서 말한 것일 뿐.


*아, 그렇다고 너와 생각이 다른 나를 욕해도 된다는 건 아니니까 오해하진 말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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