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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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장을 나서기 전, 나와 같은 길을 거닐었던
이들의 표정을 살핀 후, 완벽히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을 나설게다.
우리네의 삶은, 하루마다 저며오는 아픔을, 이 날을 위한
'희생'으로 감싸안기 마련이었으나,
그네들의 삶은, 이 날은 그저,
다른 날에 비해 조금 특수한 날일 뿐일 테니까.
우리네는 다른 삶을 살아왔던 것.
이것에 대해 반박하는 자가 있던가.
아마, 하고 싶어도 할 수는 없었으리라.
그만큼 우리네는 우리네대로 간절한 무언가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것이 무엇이었는가.
이제는 우리 길 문턱에 팻말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학'이 그것.
허나, 나는 우리네가 그것에만 점철된 사고를
'그 세계'에서도 전제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날, 저녁은 우리네들이 온전히
해방되는 날이면서도, 그 '의무'를 맹세하는
날이어야 하노라고, 굳게 믿는다.
이 세상, 더 나아가 이 세계를
감싸안는 따뜻한 존재는 다름 아닌
우리네들의 삶 속 무수한 점들이다.
그러니, 작은 결과물만을 보고,
한 사람의 마음을 짓밟지 않았으면 하는 것.
울컥할 수도 있겠다.
어른들의 간사한 위선에 의하면,
우리네들이 '진리'라 믿었던 그 '교리'에 의하면,
우리네가 맞닥 뜨릴 그 팻말은,
차가운 암흑을 만드는 것에 대한 면죄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을 믿었던 것인데,
이제와서 따사로운 빛이 되어달라니.
작년 이 맘때 '그 날' 저녁 즈음,
나는 맹세하고 또 맹세했다.
재수를 결심하면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 팻말을 한 번 뒤집어 엎어보기로.
그 뒤에는 무엇이 쓰여져 있던가,
이제는 읽을 수 있다.
'이념'이라는 글자가 그것.
이념. '혼자 있음'과 '자유'로
간단하게 요약해 볼 수 있는 그것 안에는,
'대학'의 간판 따위가 끼어들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천박한 가치는 들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이유로, 그 날 저녁에
또 다짐하기로 했다.
대학을 다니기로 결심하면서,
맹세하고 또 맹세하기로 했다.
뒤집어진 팻말을 절대 두 번 다시,
뒤집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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