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어진 순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9022291
타인이 보았을 때는
내가 보내온 이 1년이
여느 해와 다름없이 바쁘고 단순한 목적을
향해 달리었던 한 해였지 않느냐고 얘기할게다.
이유는 하나가 아닐까.
다른 무엇들에 파묻혀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외로움을 강력하게 선택했고, 그렇기에 내가
여느 해와 다른 삶을 좇았음을 증명할 길이 없으니까.
그럼에도, 그 누군가가 이 시간 사이에 남아있던
내 자신의 본모습을 간파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괜찮다.
그 시간으로 인해, '타인의 인정'보다도
더욱 귀하고 값진 '삶'을 가질 수 있게 됐으니까.
흐르던 미래가 끊임없이 과거로 얼어붙는 지금,
현재라는 빙점에서, 내닫는 비법이, 언제나 즐길 것이라는
다짐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까.
이 또한 개똥철학 중에 하나일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상투적이면서도
오글거리는 말을 거창하게 꾸며낸 것에 불과하다.
허나, 주장하고 싶은 것은 한 가지다.
그것이 1년 동안 나 자신의 원동력이었고,
그 오글거리고 상투적인 말 하나가, 죽음을 삶으로
되돌려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게다.
따라서, 그 답은 매우 중요하게 내게 다가오는 것이다.
똑같은 정답을 줄곧 질문하던, 어리석은 자가 생각할 법한
그런 답이 아니라, '나'였기에, 또는 '이 시간'에 있었기에
생각할 수 있는 특수적인 답이기 때문이다.
즐기는 방법을 배웠고,
고난과 고통 속에서 아픔을 드러내는 방법을 배웠으며,
그 아픔을 다시 치유하는 방법까지 배웠다.
그것이 앞으로의 내 삶의 방향의 큰 일부분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을 배운 지금 이 시간들을,
외로움과 벗을 삼은 나 자신만이
이끌어 갔기에,
감추어진 순간이리라.
허나, 그런 감추어진 순간이
탐스러운 빛을 다시 찾을거야 분명,
자수정이나 진주같이.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공주님 글 진짜 넘모 좋아여ㅠㅠ
곰!
안뇽 나는 큰 곰 !
저는 엄청 큰 곰입니다

앗 뚱대지네오 뚱대지 큭큭
맞아여 저 굴러댕김
바보네오 바보 빅바보힝 공주님 미워ㅠㅠ
님 글 되게 잘쓰시는거같은데 이런글 쓰시는데 보통 얼마나 걸려요?
사실 즉석에서 쓰는게 아니고
계속 생각해왔거나 오랫동안 앓아왔던
기억이나 감정들을 그저 풀어내는 거라서
10-15분이면 쓰지요..
다만 글쓰는 목적 자체가
누군가가 내 생각을 좀 들여다 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지금 내가 무의식적으로 가진 그 생각들을
의식화해서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도 있으니까
최대한 몰입해서 써본답니다 :)
멋있네요...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