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듀✨ [541907] · MS 2014 · 쪽지

2018-11-06 23: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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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어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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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보았을 때는

내가 보내온 이 1년이

여느 해와 다름없이 바쁘고 단순한 목적을

향해 달리었던 한 해였지 않느냐고 얘기할게다.


이유는 하나가 아닐까.

다른 무엇들에 파묻혀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외로움을 강력하게 선택했고, 그렇기에 내가

여느 해와 다른 삶을 좇았음을 증명할 길이 없으니까.


그럼에도, 그 누군가가 이 시간 사이에 남아있던

내 자신의 본모습을 간파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괜찮다.


그 시간으로 인해, '타인의 인정'보다도

더욱 귀하고 값진 '삶'을 가질 수 있게 됐으니까.


흐르던 미래가 끊임없이 과거로 얼어붙는 지금,

현재라는 빙점에서, 내닫는 비법이, 언제나 즐길 것이라는

다짐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까.


이 또한 개똥철학 중에 하나일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상투적이면서도

오글거리는 말을 거창하게 꾸며낸 것에 불과하다.


허나, 주장하고 싶은 것은 한 가지다.

그것이 1년 동안 나 자신의 원동력이었고,

그 오글거리고 상투적인 말 하나가, 죽음을 삶으로

되돌려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게다.


따라서, 그 답은 매우 중요하게 내게 다가오는 것이다.

똑같은 정답을 줄곧 질문하던, 어리석은 자가 생각할 법한

그런 답이 아니라, '나'였기에, 또는 '이 시간'에 있었기에

생각할 수 있는 특수적인 답이기 때문이다.


즐기는 방법을 배웠고,

고난과 고통 속에서 아픔을 드러내는 방법을 배웠으며,

그 아픔을 다시 치유하는 방법까지 배웠다.


그것이 앞으로의 내 삶의 방향의 큰 일부분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을 배운 지금 이 시간들을,

외로움과 벗을 삼은 나 자신만이

이끌어 갔기에,


감추어진 순간이리라.


허나, 그런 감추어진 순간이

탐스러운 빛을 다시 찾을거야 분명,

자수정이나 진주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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