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듀✨ [541907]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18-11-04 23: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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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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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 앞에 서 있다.

무엇이 있느냐 물었다.

저 기표 뒤에, 어떤 기의가 있느냐 물었다.


'의무'라고 얘기한다.


당신은 이제껏, 본연의 무서움을

회피했고 또 도망쳤으니,

이제는 그것과 '육탄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것이 끝이냐 물었다.

젊음은, 그저 내 배낭에 짐을 더

싣는 시기냐고 물었다.


그러자, '권리'라고 답했다.


미친놈이 되어도 좋다고 얘기한다.

대전 시청의 한 거리를 걷다, 서울 센트롤시티의

풍경이 그리워지면, 새벽 버스를 타고, 그리로 곧장

가도 좋다고 한다.


문과생이 감히 대수학을 배워봐도

좋다고 얘기한다.


책을 읽고나서, '시험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토론'을 함으로써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틀을

넓힐 수 있다고 얘기한다.


술은 잘 마시지 못하더라도,

괜히 술자리에 앉아 어른 행세를 해도

좋다고, 용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얘기한다.


그럼, 난 이 젊음을 긍정해도 좋으냐 물었다.

그리 많은 권리를 누릴 수 있음에 행복해도,

더 나아가 자부심을 가져도 좋으냐 물었다.


그러자, '기록'하라고 답했다.

당신의 그 권리는 영구한 것이 아니니,

자부심을 가지고 또 행복한 그 순간들을

마음 속에 새기고, 당신만의 필체로 수첩에

기록하라고 얘기했다.


그렇다.

내가 걷는 세월의 강은,

이안과 피안이 구분되듯, 구분이 명징하면서

서로가 대비될 정도로 알아보기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


다만, 언젠가 끝난다는 것.

그 상실감에 이름모를 분노가 치밀어,

발악하게 되리란 것.


또, 그 때 그 권리와 의무를

그리워하게 되리란 것.


다만, 그 불분명하고 구분이 명확지 않은

그 강에서, 한 가지 확실할 수 있는 것,

또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나는 곧 '젊음'을 맞이한다는 것.

곧, 권리와 의무를 새롭게 갖게 될 것이라는 것.


다만, 기록해야 한다는 것.

그 수많은 나날들 - 이를테면,

수 많은 좌절과 고통에 뒷머릴 감싸쥐고 망가진 오늘을

사망신고하는 날, 어떤 성취감에 취했던 날, 사랑하는 사람이랑

키스했던 날 -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


그렇기에, 젊음은,

'의무'를 가지고 '권리'를 누리되,

그를 '기록'하는 것.


이것이 그가 가진 기의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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