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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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죽었다는 소식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내가 알던, 내가 소중히 여기던 이가, 숨을 거두었다는
사망선고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오열 보다는 매우 갑작스런 순간이었기에
당황과 담담함이 내 정신을 지배했던 날.
슬픔 보다는, 인생 처음으로 겪어보는 순간이었기에
'신기함'과 '신비로움'이 내 정신에 문안왔던 날.
그 때, 나는 처음으로 삶과 죽음은
별반 다를 바가 없지 않느냐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 나는 또 죽음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안일한 하루들을 보내면서,
또 다시 삶과 죽음의 거리가 매우 넓어졌습니다.
어찌보면, 연인처럼 가깝고
어찌보면, 원수처럼 먼
그 삶과 죽음은, 내게 그렇게 낯설게 다가옵니다.
이 세상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내고 싶다는
욕구, 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가꿔내고 싶다는
소원.
그런 것들을 내 희망 주머니 안에 넣습니다.
무한한 이해와 무한한 사유들이
그 둘의 조화와 부조화의 틈을 메워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사실, '먼' 쪽에 가깝습니다.
죽음과 삶이 매우 멀게 느껴지는 밤이라는 뜻입니다.
허나, 언젠가 죽음과 삶의 거리가 다시 가깝다고
생각케되는 날이 온다면, 조금 괴로울 것 같습니다.
아직,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나라는 작자가 아직까지도 그 '부조화'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니까요.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는
외롭고 힘든 날이 나를 피해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 경험을 하고 나서, 1년이 지난 후,
드디어 그 무덤 앞에서 오열하고 통곡이란 것을 했을 때,
그 무감각한 감정이 내 감정을 '괴물'로 만들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으니까요.
그 아픈 트라우마가 아직 남았는지
오늘 밤은,
누군가가 내 삶이 무척 아름다우니,
죽음의 부담감으로부터 조금 벗어나도 된다는,
그런 위로를 듣고픈 밤입니다.
지금의 내 삶이 꽤나 멋있으니,
죽음의 여신으로부터 조금 멀어져도 된다는,
그런 행복을 만지고픈 밤입니다.
당신은 어디 쪽에 가깝습니까.
먼 쪽입니까? 혹은,
꽤나 가까운 쪽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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