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셀럽공주✨ [541907] · MS 2014 · 쪽지

2018-10-23 23: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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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그리고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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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했던 죄.

가끔 내가 행했던 과보다, 더한 아픔을 겪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나대로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들은, 또 이 땅은, 왜 그런 나를

더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몰고 가서

짓궂게 고문하는 것인가.


아프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좇고자 했던 길을 그저 묵묵히 좇을 수 밖에 없다.

나는 여전히, '나'라는 말을 가면으로 삼아

살 수 밖에 없다.


힘들고 또 힘들 때,

그렇지만 이 힘듦을 누구에게 말하기도 또 힘들 때,

내가 내게 했던 위로 아닌 위로였다.


그냥, 나는 '나'라고.


허나, 세상은 그것을 '반역'이라 일컬었다.

타인과는 다른 행실을 했다는, 타인과는 다른 관점을

가졌다는, 타인과는 다른 '아우라'에 관심이 갔다는

그 죄를, '반역'이라 일컬었다.


허나, 그럼에도 외치곤 했다.

그냥, 나는 '나'라고.


하지만 슬픔과 그 고문으로 말미암아 오는

고통과 아픔을 전부 이겨내진 못하고 있다.


내가 반역했다는 사실을 듣거나 알고,

나를 조롱하거나, 욕하는 그 시선들이

꽤나 힘겹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

이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

치유하기 위해, 나는 나를 버려야 하는 것인가.


혹은, '반역'하면서 세상이 보기에

'궤변'이나 늘어놓는 소리꾼으로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다.

나는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내가 생각하는 답이, 과연 맞는 걸까.


아무렇지 않게 나를 치유해주는 사람이

내 곁에 있었다면, 나는 이 고민으로부터,

이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것은 아닐 것이다.

끝없는 세상이 나에게 끝없이 추궁할게 뻔하니까.


그렇다면, 내가 맞다.

이러나 저러나, 내가 살아있는 한

이 갈등은, 끝없이 지속된다.


어떠한 버튼을 누르건, 결과가 같다면,

내가 좋아하는 색깔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


나는 그것을, 나다운 '나'로 상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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