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픈 좌절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8834836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식에 가지 않았다.
외국어 고등학교를 진학하려 처음으로 '꿈'을 가지고
공부를 했는데, 좌절됐다.
친구들이 다 보는 앞에서, 컴퓨터에는
불합격이라는 빨간색이 보였다.
세상이 까마득했다.
무얼 어떻게 다시 해야할 지 나는 몰랐던 것.
그야말로, 인생의 첫 좌절로 기억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
가끔 대치동을 거닐다보면, FL이 적힌
야구점퍼를 입은 친구들을 볼 때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가는 것도 그 쓸쓸함 때문일 지도 모른다.
그 이름모를 쓸쓸함에, 나는 중학교 졸업식에 갈 수 없었다.
열등감과 치욕, 그리고 그 두 개의 미묘한 조화.
그래서, 인근 고등학교가 아닌,
조금 먼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나의 실패, 그리고 좌절로부터 멀어지고 싶었기에.
고등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저항'을 했던 시기였다.
그리도 교사들이 내게 추천했던 '학생부'를 버리고,
쓸쓸한 '정시러'의 길을 택했고,
그리고 교사들이 내게 금지했던 '염색'을 늘 개학마다
했으며,
나는 더 이상, 학교에서 보충과 야자를 해야할 정도로
수동적인 존재가 아님을 밝히기 위해 학교 대신 내가 택한 것은 독서실이었다.
허나, 또 실패했다.
그 실패를 감추고 싶었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다.
아주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
성적을 밝히는 것이 싫었고,
점수에 대해 논하는 것도, 듣는 것도, 보는 것도 싫었다.
계속 좌절되는 삶을 보며, 나는 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던 것.
그 누군가는 졸업식 날, 정문을 붙잡으며
열등감과 두려움에 손을 떨었다고 했던가.
나는 잡지도, 떨지도 못했다.
졸업식을 가지 않았으니까.
감추고 싶었으니까, 내가 실패했다는 그 모든 사실을.
그리고, 재수생으로서의 삶을 보내게 됐고,
우연찮게 생각의 단초들을 줍게된 것.
그렇게,
난 올해 참 많은 것을 봤고, 느꼈고, 깨달았다.
그 중 중요시 하는 것은,
"말하고픈 좌절"에 대한 생각이다.
나는 좌절을 말하고 싶지 않았던 인간이었다.
내 자신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반칙을 쓸 수 밖에
없었고, 숨을 수 밖에 없었던 것.
허나,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느끼고, 알아가면서
그 실패가 결국은, 내 삶을 여기까지 이끈 장본인이었음을
알았다.
실패에 대해서 짓궂게 생각해봤다.
그 부끄러운 감정에 대해서도 다시 느껴봤다.
여전히 낯설다. 허나, 이제는 익숙해졌고, 그것 또한
내 삶의 일부가 아닌가.
이제는 좌절을 말하고자 함이다.
부끄러웠고, 또 힘들었던 그 감정을
발설함으로써 나는 나를 성장시켰다.
그는 내 상처가 아니라, 내 삶의 일부였다.
그 때 실패를 한 내 자아들은,
흑과 백 사이의 무수한 회색들이었음을,
좌절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말하는 것임을,
또, 그것이 내가 갖고자 하는 '순수'의 정의임을
역설하고자 함이다.
눈을 스르르 감아본다.
저기 바다가 있다.
저 깊은 곳에 고뇌를 끝마친
철학과 학생 이명준이 잠수를 하고 있다.
그에게 손을 내밀어 본다.
이윽고, 그는 내 손을 뿌리친다.
그는 아직도 순수만을 갈망하고 있는 것.
그 경지를 잠시 생각해 본다.
내 머리에서 '꿈'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본다.
내 꿈이 아직 좌절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 때의 갈매기들은 여전히도 그렇다고 한다.
잠수할 준비를 한다.
나 또한, 순수만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나랑 사귈래?❤️
-
노미현님 0
네?
-
잔잔해졌군
-
내가과고를가서 수시딸깍을 했어야했는데 근데 아이고
-
나 영재고 과고 5
중3 4월달에서야 알고 1달동안 과학만함ㅋㅋㅋ 잘 몰랐어서 영재고 경곽으로...
-
ㄹㅇ. 날면도기도 찾아놓을까..
-
맞팔구해요 5
고고~
-
이게 본의라고 봐야할거같다ㅋㅋㅋㅋㅋ ㅅㅂ 개ㅈ됐노....
-
개1씨2발 4타에 모의고사 구리면 어때 사랑하면 됐지 현역 가형 7,8등급...
-
공통 2틀 듣게 된다면 수1수2만 들을 거 같은데 얻어갈 거 많나요 고민ㄴ중.....
-
나 1
8명한테 쪽지받음뇨
-
작년에 안간 입학식을 올해 가네요 어무니가 같이 가자고하심
-
나도머리 좋은편인데 이야기 나눠보면 참 엄청난애들 많더라 컴퓨터 프로그래밍/전산학...
-
새삼 늙었구나 0
나도 고삼일때가 있었는데 3모 보고 동국대 가겠네? 하고 기분좋아하고 10모보고...
-
금리는 예금했을 때 돌려주는 돈을 의미하잖아요? 금리를 낮춰서 예금, 저축을...
-
2년동안 잘부탁한다 강사들아 화작3 - 독학 미적4 - 한완수,김범준 영어4 -...
-
이전 글이랑 연결된 이야긴데 현역들이 님들같이 휘황찬란한 뱃지단 사람보면 어떤...
-
룰 몰라서 못하는 거면 제 최근글점 쪽지로 숫자야구하쟈
-
과고 하니까 6
세특 때문에 한성과고 1차 컷당한 흑역사가 생각나네
-
언제 대체됨
-
번장 어지럽네 4
얼탱
-
미래직업전망 3
한달 뒤 미래의 나는 무직일거임 이건확실한미래임
-
진짜로 쪽지나 그런걸로 고백메세지 옴?
-
직장에서도 안 쓰던 태블릿이 필수템이 되어버렸는데 걍 아이패드 지르면 되나요?...
-
뉴분감처럼 병행추천하시나요 따로 추천하시나요
-
.
-
예술가 안뒤진다며 ㅅㅂ 돌려내
-
수학도 모자라서 탐구통합으로 표본씹창내고 집단안락사시킨건데 그거 도입한 인간들...
-
경제글) 11
+10%와 -10%가 있으면 최종적으로 -입니다 +x%,-x%에서 x가 커지면...
-
친한 친구가 국적이 3개가 있어요. 부모님이 한국인 이셔서 대한민국 국적있고,...
-
마더텅에서 다 풀어본 거일텐데 한개 틀린...:::
-
국어 치열하게 독하게 재밌게 걍 순수재미 원탑 매 수업마다 스탠드업 코미디
-
아버지 여전히 어머님 옆구리 찌르고 방으로 도망가시는데 잡혀서 나 부르면서도 어머니...
-
반수 제대로 시작하면 공부글 써야지
-
백호야 0
제발 급발진좀 하지 마라 헤드셋 밖으로 새나갈까봐 급발진 할때마다 눈치 ㅈㄴ본다
-
의대 톡방 그거는 그래도 올라간게 인간이긴 해서 다행임 7
퍼리였어봐 ㅆㅂ 얜 뭐하는새끼냐 나왔음
-
지방러 첨타봤는데 시스템 자체가 왠지 많을 거 같은 느낌쓰
-
지금은 결혼 하셨으려나 궁금한데
-
하...
-
님들 4
꼬마김밥이 있으면 어른김밥도 있음?
-
내일부터 엄청 따뜻해진대요
-
으얽 눈아파
-
사람들이 의외로 남자가 BL본다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
현우진 말고 4
현우T 합시다
-
수학 3, 국어 2, 영어/사문/한지 고정 1로 23111이 목표입니다 (~6모)...
-
흠...
-
여자면 그래 그런거보나보다 할텐데 남자면 매일 의문의 쪽지가...
안주무세요?
평소면 주무실시간인데
이제 자야죠! 나무님도 굿밤!
랩가사로쓰면 딱이다
:)
공주 조아
곰 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