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와 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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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열기 전에,
나의 10대를 복기해보고 있습니다.
아무 걱정 없이 이 세상을 침대로 삼던
시간들이 어느 새 먼지묻은 사진 위에 있음을 보고,
한숨을 내쉬기도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내가 세워왔던 '포석'이 '정석'이었는지,
다시 확인해보고 있기도 한 것.
어렸을 때부터, 나는 무의식 속에서
말 한마디의 힘을 알고 있었습니다.
또래들에 비해, '정'이 많았고,
그렇기에, '정'을 많이 나누었던 사람에게
아픈 얘기를 들으면 나 또한 목죄이는 아픔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얘기를 할 때
항상 혹시 내가 지금 뱉을 말이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지를 고민했습니다.
그것이 내 복기의 결과 중 일부.
얼마 전, 한 군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이등병 시절부터, 10대의 끝을 달리던 내 생각을
엿보면서 위로가 되었고, 영감을 받았다는 내용.
내가 쌓아온 포석이, 정말 정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기와 혈기로 이 세상을 바꾸려는 것보다,
'정'과 '조화'로 이 세상을 바꾸어 보려고 생각해왔던
그 포석이, 바른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있고, 어떤 상태인가.
쉽사리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따뜻함'을 찾아서 여행 중이라고 내 자신에게
떳떳하게는 이야기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월이 도래했고, 곧 겨울이 도래합니다.
그럼에 따라서, 분기와 혈기가 왕성해지는
아픔을 겪게 되지요.
10월에 하늘에게 빌 소원이 있다면,
그 아픔을 겪는 이가 최대한 적었으면 하는 것.
세상을 분기와 혈기로 바꾸려 들지 맙시다.
우리가 그 같은 마음을 품으면, 악을 향해
겨누어야 할 창의 방향이 우리 자신을 겨누게 되니까요.
나는 그 생각을, 그 군인에게 한 번 더 평가받은 셈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만큼 위인은 아니지만,
꼭 역설하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짓밟으며, 나의 우위를 점하고,
아픈 누군가를 외면하며, 나의 길을 이기적으로 걷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임을.
남은 한 달을, 나와 모두가 걸어가는
창이 열린 길로 만들어 내어,
남은 10대의 삶을 명작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진실의 힘은, 꽤나 센 법이라고
나는 항상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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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에서 수능 접수했습니다. 성적표 모교 방문 수령 안해가면 쌤들끼리 돌려본다는...
공주야 4줄이상 넘어가면 안읽는다...
갬 성
님 러셀앞 횡단보도에서 방금 봤어요 ㅋㅋㅋㅋㅋ 반가웠음 ><
Zzzzzzzzzzzzzzzzzzzzz
ㅋㅋㅋㅋ 아니 눈마주치면 솔직히 눈빛 보낼라했는데 개빨리 가길래 그냥 갔음
엌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지금 배고파가지구 꼬르륵><

민철쌤 수업이군요
헉ㅋㅋㅋㅋㅋ 마자요! 기빨리는수업>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