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직업이 인생을 좌우하는 시대가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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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공부는 잘 하고들 있는 지 모르겠다.
몇 년 만에 여기 들어와서 글 쓰는 건지 기억도 안 난다.
며칠 전에 의대/의사 생활에 대해 질문 받았었다.
이거 저거 물어보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다 대답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너무 질문이 많았다 ㅋㅋ
각설하고 다들 힘든 시기인데 정말 고생이 많다.
그래도 여기 있는 친구들 대부분보다 10년 정도 더 살아봤고 그 경험을 일부나마 공유하고자 한다.
전에 간단히 이야기했지만 현재 의대 졸업하고 지금은 전문의 시험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생각해보니 나도 수험생이다 ㅋㅋ)
3수해서 나름 괜찮은 의대 갔고, 다행히 유급 없이 인턴/전공의 생활을 어찌어찌 끝내가고 있다.
이제 졸국을 앞두고 느끼는 것은...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미안하지만
안타깝게도 직업이 인생을 좌우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 부동산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인 것은 아마 다들 알고 있을 거다.
사실 나도 주식 투자는 좀 해 봤지만,
집에 수저가 아예 없는 관계로^^;;(맘 같아서는 똥수저라도 있었음 좋겠다. 내 운명이 여기까지니 어쩔 수 없다.)
투자 단위가 큰 부동산은 이제서야 관심을 가지고 공부 중이다.
투자를 하는 이유는 사실 굉장히 간단하다.
화폐 경제의 특성 상, 돈은 자동적으로 그 가치가 떨어진다.
매 년 차이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3~5%의 가치 하락이 온다고 한다.
이 개념을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동안 공부/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사실 공부가 게을렀다.
(내 불찰이다. 옛날부터 공부를 미리 했어야만 했다.)
인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좌파 정부의 경우, 인플레이션의 정도가 좀 더 심한 경향을 보인다.
최저임금 상승, 증세 등은 모두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그런데 정말 슬프게도, 의사의 수입은 수십년 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정부가 건강보험을 통제하는 우리나라 의보 체계의 특성 상 화폐 가치의 하락을 전혀 반영하지 못 한 것이다.
나 학교 들어올 때만 해도 의사 수입=직장인 수입*3 이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의사 수입=직장인 수입*2 가 되었다.
그 폭은 계속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 슬픈 일이다. 10년 동안 매일같이 밤 새가면서 공부하고 일 했는데,
나라는 우리의 수고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국민들은 아예 알아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이건 우리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결론을 내겠다.
공부 열심히 해라. 의사 아직 죽지 않은 것은 맞고, 여러분들이 나올 때까지는 아직 다른 직종보다는 나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어느 순간 비슷해질 것이다.
이건 정말 슬픈 일이다. 10년 동안 고생했는데, 그 수고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고로 예과 때부터 금융에 관심을 가져라.
투자 대상은 결국 주식/부동산/현금/금/달러 이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주식을 할 때에는 좋은 회사를 찾고, 재무재표와 차트를 읽는 법,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분할/분산 매수 및 손절을 하는 법에 대해 익혀라.
봉급이 들어올 때마다 아마존이나 알파벳 주식 등 세상의 중심을 이끄는 회사 주식을 하나씩 사라.
물론 주식이 항상 오를 수는 없다. 당연히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화폐량의 증가는 결국 돈의 가치 저하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귀결된다.
게다가 회사들이 너희를 위해 열심히 일 하고 있다.
너희는 주식을 사두기만 했을 뿐인데 회사들이 너희를 위해 돈을 벌어다 줄 것이다.
대신 좋은 회사들을 골라서 분할/분산 매수를 하는 것은 필수이다.
주식은 월급의 일부를 쪼개서 꾸준히 매수해라.
부동산은 결국 재산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인구가 준다고 부동산 거품이 꺼진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라가 돈을 찍어내는 만큼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겠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이 것을 부동산에 반영되는 것이다.
외환 위기 등,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이벤트는 많지 않다. 거의 항상, 돈의 가치는 매 순간 떨어지고 있다.
고로 대출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과도한 대출이 부담이 될 수 있으나 그래도 의사는 이자는 능히 감당해낸다.
초기에 자본을 천천히 모으려고 했다가는 때를 놓칠 수 있으니,
가능한 한 크게 대출을 일으켜 내 집은 하나 가지고 시작하자.
전세는 절대 살지 마라. 마약 같은 존재이다. 손실에 대한 회피 심리를 은연 중에 자극함으로써 집 사는 것을 방해한다.
내 친구들 중 학생 때/인턴 때 결혼했는데도 아직도 전세 사는 친구들도 있다. 정말 마약 같은 존재이다.
의사가 집도 없이 전세만 전전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과감히 질러라.
근로 소득은 당연히 귀한 것이지만 자본이 일을 하게 해라.
엉뚱한 주식은 건드리지 말고 미국의 우량주를 분할 매수해라.
엉뚱한 곳에 등기치지 말고 여의도/용산-강남-4대문을 커버할 수 있는 역세권에 등기쳐라.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해서 좋은 주식, 좋은 부동산을 보는 능력을 길러라.
집/주식 값이 떨어지는 것을(돈의 가치가 오르는 것을) 무서워하지 마라. 그래도 아직 의사가 돈 가장 많이 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집/주식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월급의 상대적 가치 저하에 따른 손실을 만회해 줄 것이고
돈의 가치가 오르면 의사는 열심히 일 해서 돈 많이 벌면 된다.
늦은 시간에 다들 고생이 많다.
공부도 좋지만 잠시 머리도 식힐 겸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 하자.
모두가 고생하고 있는 만큼 잘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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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그게 맞다
특히 이번 정부의 고임금 고세금 정책은
노력의 가치를 낮추는 결과를 낳았지...
저기 가상화폐는 괜찮?
아주 소액 정도면 괜찮다.
실체가 없고 거래소의 투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감사합니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6.gif)
문과도 주식으로 떡상할수 있나요떡상을 노리는게 아니다.
야금야금 은행 이자보다 고수입을 얻는게 목표다.
의사였고, 부동산 투정이었네요
본업은 평생 의사 맞다.
부동산 투정일 수도 있지ㅋㅋ
나도 이번에 융자 있는 대로 내서 집 마련하긴 했다.
아마 10~20년 지나면, 의사도 정말 일반 직장인과 다를 바 없어질 수도 있다. 사실 저렇게 고생한 사람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보상이지. 허나 현실은 현실이니 빨리 적응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경제학과 떡상해주세요....문돌이 교대떨어지면 먹고살 길은 있어야죠 ㅠㅠ
좋은 글이네요 ㅎ 쪽지로 질문드렸는데 봐주실수있나요?
메인글보고 왔는데
재밌는 글이군요!
저도 수저가 없는 편인데 미리미리 준비해둬야겠어요